내란전담재판부 상정에 野 총력 저지 돌입장동혁, 무제한 토론 첫 주자 직접 등판"찬성 의원들, 역사의 죄인으로 기록되야"위헌성·사법부 독립 침해 집중 제기중진·법조인 출신 의원들 필리버스터 대기
  • ▲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2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12.3 윤석열 비상계엄 등에 대한 전담재판부 설치 및 제보자 보 호 등에 관한 특별법안'에 대한 반대 무제한토론을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2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12.3 윤석열 비상계엄 등에 대한 전담재판부 설치 및 제보자 보 호 등에 관한 특별법안'에 대한 반대 무제한토론을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국회 본회의에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이 상정되자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2일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첫 주자로 나섰다. 제1야당 대표가 직접 필리버스터에 나선 것은 헌정 사상 처음으로, 국민의힘은 해당 법안을 저지하기 위한 총력 대응에 돌입했다.

    장 대표는 이날 토론에서 민주당이 추진하는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을 두고 "대한민국 역사상 최악의 악법으로 기록될 것"이라며 "내일 이 법에 표결한 국회의원 한 사람 한 사람의 이름을 반드시 기억해 달라"고 국민에게 호소했다.

    이어 "누가 이 법에 찬성표를 던졌는지 영원히 기억해 달라.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무너뜨린 역사의 죄인으로 기록되어야 할 이름들"이라고 덧붙였다.

    장 대표는 "비상계엄특별재판부는 이름을 뭐라 부르든 반헌법적인 특별재판부"라며 "다수당이 판사를 입맛대로 골라 특정 사건을 맡겨서 원하는 재판 결과를 만들어내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법을 통과시키려는 이유는 작년 12월 3일 이후 시작된 내란 몰이가 실패할 것이 두렵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법관의 인사에 개입해서 특정 사건을 맡기려는 시도와 법관의 인사 자체를 좌지우지하기 위해 추진하고 있는 행정처 폐지 시도가 만난다면 대한민국 사법부는 더불어민주당의 인민재판소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아울러 "이것이야말로 입법에 의해 헌법을 파괴하고 국가기관인 사법부의 기능을 영구히 마비시키는 진정한 내란"이라고 강조했다.

    장 대표는 필리버스터에 나서며 5권의 책을 직접 들고 본회의장 단상에 올랐다. 모두 헌법·민주주의·자유의 원리를 다룬 저서들로, 헌법학자 성낙인의 '헌법학'을 비롯해 존 스튜어트 밀의 '자유론', 알렉시스 드 토크빌의 '미국의 민주주의', 프리드리히 하이에크의 '자유헌정론', 스티븐 레비츠키와 대니얼 지블랫의 '어떻게 민주주의는 무너지는가' 등이 포함됐다.
  • ▲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2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12.3 윤석열 비상계엄 등에 대한 전담재판부 설치 및 제보자 보 호 등에 관한 특별법안'에 대한 반대 무제한토론에 앞서 우원식 국회의장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2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12.3 윤석열 비상계엄 등에 대한 전담재판부 설치 및 제보자 보 호 등에 관한 특별법안'에 대한 반대 무제한토론에 앞서 우원식 국회의장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은 2024년 12월 3일 비상계엄과 관련된 내란·외환·반란 사건을 별도의 재판부에서 전담해 심리하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핵심은 일반적인 법원 배당 절차와 달리, 특정 사건을 지정해 전담 재판부를 꾸리고 서울중앙지법과 서울고등법원에 사건을 집중시키는 구조다.

    당초 법제사법위원회 대안에는 전담재판부 판사를 선별하기 위한 후보추천위원회를 두고, 대법원장이 추천을 받아 전담 법관을 임명하는 방식이 포함됐다.

    또 재판을 원칙적으로 공개 중계하고, 판결문에 모든 판사의 의견을 적도록 하며, 구속 기간을 일반 사건보다 길게 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 조항도 담겼다. 내란·외환·반란죄로 유죄가 확정될 경우 사면이나 감형을 제한하는 규정도 포함돼 있었다.

    다만 이날 본회의에는 수정안이 제출됐다. 수정안은 후보추천위원회를 없애고 각 법원 판사회의와 사무분담위원회가 전담재판부를 구성하도록 절차를 바꿨으며, 구속 기간 특례와 사면·감형 제한 조항도 삭제했다. 다만 특정 사건을 별도로 지정해 전담 재판부에서 처리하도록 하는 기본 틀은 유지됐다.

    이에 대해 장 대표는 "이재명 대통령이 원한다면 더불어민주당은 무조건 복종하고, 무엇이든 자신들 뜻대로 모두 밀어붙이고 있다"며 "다수의 폭주가 일상이 되어버린 2025년 국회 본회의장의 살벌한 풍경이 너무나 가슴 아프다"고 말했다.

    장 대표는 고 노무현 대통령의 글을 직접 인용하며 민주주의의 본질을 환기했다. 그는 "다수결은 결코 만능의 방법이 아니며, 실제 민주주의 과정에서는 다수결 이전에 충분한 대화와 설득, 타협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노 전 대통령의 글을 소개한 뒤 "노무현 정신을 계승한다고 주장하는 더불어민주당이 이 글 가운데 과연 하나라도 지키고 있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이 대통령 감옥행을 막기 위한 방탄 입법이 모든 민생 법안을 제치고 맨 앞에 있다"면서 "정적을 말살하기 위한 정치 보복 법안, 반대하는 국민의 입을 막는 국민 탄압 법안들이 그 어떤 민생 법안보다 앞서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대통령의 한마디가 곧 법이 되고 있다"며 "반대하는 기색이라도 보이면 곧장 개딸들의 집중 포화를 받고, 그러면 하루아침에 돌아서서 김어준 TV에 나가 사과하고 열렬한 찬성으로 입장을 바꾼다. 유신정권 시절 유정회와 다르지 않다"고 표현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일사분란한 정당은 북한 조선노동당 정도밖에 없을 것"이라며 "민주당 스스로 독재 정권 시절의 거수기 정당으로 퇴보하고 있다"고 했다. 아울러 "민주당 전원의 의견이 이렇게 항상 똑같은데 굳이 국회의원이 166명이나 있을 필요가 있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또한 법관을 지낸 민주당 소속 추미애·박범계·김승원·최기상·박희승 의원들을 향해 "법치주의가, 사법부의 독립이 당리당략을 따라 내다버려도 될 만큼 그토록 깃털처럼 가벼운 것이었느냐"고 묻기도 했다.

    국민의힘은 장 대표의 이후에도 중진 의원들과 법조인 출신 의원들을 중심으로 발언자를 배치해 필리버스터를 계속한다는 계획이다.

    5선의 권영세·조배숙 의원을 비롯해 정점식·박형수·주진우·박준태 의원 등 법제사법위원회 활동 경험이 있거나 법률 전문성을 갖춘 의원들이 순차적으로 나서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의 위헌성과 사법부 독립 침해 문제를 집중적으로 제기할 예정이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부터 최고위원회의와 의원총회, 규탄대회를 잇달아 열며 대여 공세 수위를 끌어올렸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나라의 법을 고치는 일을 이처럼 호떡 뒤집듯이 다루는 민주당의 무책임한 행태"라고 비판했다.

    이어 열린 의원총회에서는 "독극물에서 조금 덜어낸다고 독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본회의에서 내란전담재판부법·정보통신망법 상정·처리는 일시 보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본회의 개의 직전 국회에서 열린 규탄대회에서도 비판 발언이 이어졌다.

    김은혜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대한민국을 지탱하는 상식과 법치 그리고 자유민주주의 근간을 무너뜨리는 명백한 반헌법적 입법 쿠데타 시도"라며 "무도한 권력이 아무리 언론의 입을 틀어막아도 진실은 드러나고, 아무리 사법부를 권력의 시녀로 만들려 발버둥쳐도 국민을 이길 수 없다"고 지적했다.
  • ▲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2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12.3 윤석열 비상계엄 등에 대한 전담재판부 설치 및 제보자 보 호 등에 관한 특별법안'에 대한 반대 무제한토론에 앞서 우원식 국회의장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