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국, 대장동 파헤치다 아들 논란으로 하차?'검언유착' 전력 MBC… 또 수상한 보도로 '눈총'
  • ▲ MBC뉴스데스크는 지난 20일
    ▲ MBC뉴스데스크는 지난 20일 "청와대 김진국 민정수석의 아들이 여러 기업에 입사지원서를 내면서 '아버지가 민정수석이니 많은 도움을 드리겠다'고 써낸 것으로 확인됐다"고 단독보도했다. ⓒMBC뉴스데스크 방송 화면 캡처
    대장동 게이트 핵심 인물들이 연쇄적으로 의문의 죽음을 맞고 있다. 검찰 수사를 받던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1처장이 12월 21일 성남도공 1층 사무실에서 숨진채 직원들에 발견됐다. 김 씨는 화천대유 심사과정을 전담하고 배당이익을 설계한 실무 총괄자로, 소위 대장동 개발 일당들에게 수천억 원의 이익이 돌아가도록 한 초과이익환수 조항 삭제와 관련된 핵심 인물이다. 그런 그가 검찰 수사를 받다 의문의 죽음을 맞이한 것이다.

    이보다 앞서선 유한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본부장이 검찰 수사를 받던 중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말았다. 유한기 전 본부장은 이재명 후보 최측근 유동규 전 성남도공 기획본부장이 사장 직무대리를 맡아 대장동 개발을 주도할 수 있도록 황무성 초대 성남도공 사장 사퇴를 종용하고, 대장동 개발 관련 뒷돈을 챙긴 혐의로 수사를 받던 중 숨졌다. 두 사람 모두 검찰 수사선이 뚫리면 곧바로 ‘윗선’인 대장동 설계자로 향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번 대장동 게이트 수사의 특징이라면 윗선과 직접적으로 맞닿아 있거나 윗선을 위태롭게 하는 인물들은 하나같이 감옥(유동규, 남욱 등)에 가거나 죽음(유한기, 김문기)으로 끝을 본다는 사실이다. 이 현상을 우연으로 볼 수 있을까.

    그러나 이 글에서 다룰 문제는 다른 부분이니 말머리를 돌리자. 필자가 주목하는 것은 대장동 게이트를 파고 있는 원희룡 전 제주지사(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정책총괄본부장)가 최근 김문기 처장 죽음과 관련하여 밝힌 의견 중 김진국 청와대 민정수석 아들 의혹을 보도한 한 언론사에 대한 부분이다.

    문재인 정권을 내내 방어하고 보호하다 어용방송 딱지가 앉은 MBC의 12월 20일 단독보도 <"아버지가 민정수석, 많은 도움 드리겠다"‥아들의 입사지원서>가 그것이다. 원 전 지사는 이 보도 배경에 이재명 후보 측이 있는 것 같다고 추정했다. 그러면서 “김 수석이 나름 원칙대로 강하게 (대장동 사건에 대한) 진상을 파헤치려 했던 여파인 듯하다”며 “그 와중에 이 후보 쪽에서 김 수석 아들 이슈를 터뜨려 김 수석을 날린 것 같다”고 했다.

    원 전 지사의 추정대로라면 MBC는 결과적으로 특정 대선 후보를 위해 그의 부패 의혹을 조사하던 청와대 민정수석의 아들 문제를 건드려 대선에 개입한 꼴이 된다. 이 문제가 간단치 않다는 것은 21일 있었던 방송문화진흥회에서도 지적이 나왔다는 사실이다.

    이날 회의에서 민주당 추천 박선아 이사는 “과거 김진국 수석과 변호사 생활을 같이 하면서 그분 아들이 고등학생 때부터 (정신적) 문제가 있었다는 걸 개인적으로 알고 있었다”면서 “자녀 입시나 취업에 대한 비리 사안과 다르다는 사실을 장삼이사는 안다고 생각한다. 권력형 비리였는지, 공정성 의문을 느끼고 보도할 가치가 있었는지 등 ‘리뷰’되지 않았다는 안타까움이 들었다”고 주장했다.

    김진국 민정수석의 아들에게 문제가 있다는 오랜 사실은 주변 알만한 사람들이 다 아는 사실이었고 그것이 권력형 비리도 아닌데 현 시국에 그렇게 보도할 가치가 있었는지 안타깝다는 의미로 필자에게 들린다.

    대선개입하려는 MBC, 자중하라

    이제는 경질된 김진국 민정수석은 민변 출신으로 소위 진보진영에서는 잘 알려진 인물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상대적으로 진보세력과 가까운 박성제 사장 등 경영진과 보도책임자의 정보력과 그간 MBC가 보수세력 공격에 초점을 맞춰 보도해온 행태로 비춰봤을 때 지금 이 시기에 소위 자기편 진영의 김 수석 아들 문제를, 그렇다고 엄청난 권력형 비리도 아닌 건으로 갑자기 단독을 달아 보도한 것은 의아스럽기 짝이 없다. 그래서 ‘김진국 민정수석이 대장동 의혹 진상 파악하다가 이 후보 측에 의해 날아갔다’는 원희룡 전 지사의 주장에 고개가 끄덕여지는 것이다.

    물론 현 청와대 민정수석의 아들이 이력서에 아빠 찬스를 공공연히 언급하고 다녔다는 사실은 부적절한 사건은 맞는다. 그러나 김진국 민정수석이 대장동 게이트 진상을 파헤치려 했고 그 과정에서 벌어진 일이라면, 또 그간 야당 공격 보도에 주력하면서 철저하게 특정 진영에 복무하듯 정파성을 보여왔던 MBC가 자기편 사람이라 할 수도 있는 청와대 민정수석에 관해 뜻밖의 보도를 했다면 의도에 물음표를 달아봄직 하다.

    MBC는 이미 제보자X를 내세운 ‘검언유착’이라는 희대의 정치공작 보도로 국민에게 강한 경고를 받았다. 그 수장이라는 박성제 사장은 2년 전 조국수호 집회 때 ‘딱 봐도 100만명’이라는 말로 얼토당토않은 미화를 하거나 현 정권에 비판적인 국민에 대해선 ‘광화문 집회 약간 맛이 간 사람들’이라며 어처구니없는 폄훼하기가 몸에 베어 있는 사람이다.

    필자는 원 전 지사의 추론이 사실이 아니기를 바란다. 사실이라면 문재인 정권 들어 보인 MBC의 고질병이 다시 도졌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이재명 후보의 당선을 위해 공영방송 MBC가 정치공작에 뛰어들었다는 것을 말해주기 때문이다. MBC의 자중을 바란다. 언론사로서 최소한의 양심을 지켜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