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도시개발공사 내부 직원 증언 "존경받는 분 날아가… 직원들 찍소리 못했다"유동규 "여기서 허튼소리 하면 이상한 데로 보내버린다" 신입사원 오리엔테이션"임명도 사퇴도 이재명 시장이 '왕'… 내부 직원 모두 알아, 증거가 없을 뿐""승진 하려면 뒷돈 소문 공공연해… 실제 8급이 6급으로 특진"
  • 지난 2019년 3월 6일 당시 유동규 경기관광공사 사장이 경기도청 구관 2층 브리핑룸에서 '임진각-판문점 간 평화 모노레일 설치 추진 계획'에 대해 브리핑을 하고 있다.<경기도 제공>
    ▲ 지난 2019년 3월 6일 당시 유동규 경기관광공사 사장이 경기도청 구관 2층 브리핑룸에서 '임진각-판문점 간 평화 모노레일 설치 추진 계획'에 대해 브리핑을 하고 있다.<경기도 제공>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대장동 개발과 관련 초과이익 환수 등과 자신의 정책과 반대 의견을 낸 공사 직원을 한직으로 좌천보냈다는 증언이 공사 내부에서 나왔다.

    대장동 개발이 본격적인 궤도에 오를 때인 2015년 성남도시개발공사에서 근무했다는 제보자 A씨는 26일 통화에서 "유동규 전 본부장이 초과이익 환수를 주장한 세 사람 중 한 분으로 기억되는 B팀장을 자신의 정책에 반대한다는 이유로 주차요원으로 날린 일이 있었다"며 "'초과이익 환수'가 문제가 된 것인지 확실치는 않지만, 그 분은 회사 내에서 직원에게 존경받는 분이었고, 흔히 말하는 '옳은 소리'를 하시는 분이었다"고 증언했다.

    A씨는 "이런 선례가 있다 보니 직원들은 알아서 기었고, 찍소리도 못했다"고 덧붙였다.

    유 전 본부장으로서는 대장동 개발에 '걸림돌'이 될 수 있는 내부 잡음을 제거하기 위해 '안하무인'식 인사권을 휘둘렀다는 것이 A씨의 주장이다.

    유 전 본부장의 인사권 전횡은 그의 신입사원 오리엔테이션 인사말에서도 미뤄 짐작할 수 있다.

    "입사 직후 내부 직원에게 사장이 아니라 유 전 본부장이 실세라는 말을 들었는데, 결정적으로 신입사원 오리엔테이션에서 유 전 본부장이 한 인사말을 듣고 실감했다"는 A씨는 "유 전 본부장이 인사말을 하면서 신입사원들에게 '여기서 허튼소리 하면 이상한 데로 보내 버린다'고 한 것은 확실하다"고 전했다.

    A씨는 "공사 내부 인사권은 사장에게 있지만 (이재명 시장이) 사장이 바뀔 때마다 인사를 내는 데 휘둘리고 풍파를 겪을 수 있다며 아예 유 전 본부장에게 인사권을 줬다는 말도 돌았다"고 말했다.

    황무성 전 공사 사장 사퇴 압박설과 관련 A씨는 "임명도 사퇴도 임명권자인 이재명 시장이 '왕'이라는 것은 내부 직원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심사위원회가 있든 없든 모두 '찍어내기'"라며 "증거가 없어서 반박을 못할 뿐"이라고 말했다.

    A씨는 "확인하기는 힘들겠지만 승진을 대가로 (윗선에게) '뒷돈'을 줘야 한다는 말도 공공연히 나돌았다"며 "실제로 8급이 6급으로 특진하는 사례도 수차례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도 밝혔다.

    공채시험에 합격해 공사에 입사했다는 A씨는 "이런 모습을 지켜보면서 기운도 빠지고 염증도 많이 느끼고 그랬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여당이나 야당이나 마찬가지겠지만 당시 민주당쪽 사람들이 공사에 많이 들어와 있었고, 반(反) 이재명 쪽 사람들도 있기는 했지만 친(親) 이재명 쪽 사람들이 많았던 것은 사실"이라고 기억을 되살린 A씨는 "당원 가입인지 후원금 납부인지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민주당과 관련된 일을 종종 종용받기도 했다"고 증언했다.

    A씨는 "당시 2개 이상이던 노조 역시 유 전 본부장이 장악해 조정했다"며 "이것 역시 초과이익 환수와 관련해 다른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하기 위한 방편이었던 것으로 생각된다"고 부연했다.

    A씨는 "특정인이나 특정단체의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니라 잠시라도 몸담았던 성남도시개발공사가 하루라도 빨리 정상화됐으면 하는 마음에서 말씀드리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