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순방 일정' 제목 문서, 정치권에서 유통프란치스코 교황 면담과 정상 단체사진 촬영 시간까지 표시국민의힘 "청와대가 어떤 변명 하든 반드시 진상 규명해야"
  • ▲ 29일 유출된 문재인 대통령 유럽 순방 일정
    ▲ 29일 유출된 문재인 대통령 유럽 순방 일정
    문재인 대통령이 이탈리아 로마에 도착해 7박9일의 유럽 순방 일정을 시작한 가운데, 29일 문 대통령의 일정이 '분' 단위로 유출돼 논란이 일었다.

    특히 해당 일정표를 확인한 결과 실제로 문 대통령의 일정과 일치하는 것으로 확인돼 유출자 사법처리 등이 불가피해 보인다.

    29일 국회 등을 중심으로 정치권에서는 '문재인 대통령 순방 일정'이라는 제목의 문서가 공유됐다. 이 문서에는 28일 문 대통령의 출국시간부터 공항 도착 시간, 프란치스코 교황 예방 시간까지 상세히 표기돼 있다. 김정숙 여사의 현지 일정도 포함됐으며, 심지어 단체사진 촬영 시간까지 표시됐다.

    특히 해당 일정표는 문 대통령의 일정을 분 단위로 구분해 담고 있어 청와대 내부에서 경호 기밀을 유출한 것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됐다. 통상적으로 대통령의 일정은 경호상의 이유로 해당 일정이 끝날 때까지 공개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번 문 대통령 순방 일정 역시 청와대 일부 관계자들 외에는 알지 못하는 정보다.

    분 단위로 표기된 문 대통령의 일정은 청와대 출입기자에게도 제공되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대통령이 참석하는 행사는 하루 전이나 당일 기자들에게 공개한다.

    청와대가 공식적으로 출입기자에게 공개한 문 대통령의 순방 일정은 하루 단위로 구분한 일정이다. "10월29일 문 대통령은 교황청을 공식 방문하여, 프란치스코 교황 및 파롤린 교황청 국무원장과 각각 면담을 가질 예정입니다"라는 식이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정치권에서는 대통령 경호에 구멍이 뚫렸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국민의힘 소속 한 의원은 "청와대가 어떤 변명을 하든 이번 사태는 반드시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면서 "대통령의 안전에 직결되는 순방 일정이 이같이 상세히 공개된다는 것은 심각한 사태다. 임기 막바지가 되니 대통령 경호도 제대로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이런 일정표는 대기업에서 청와대 쪽에 요청해 흘러 나왔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유출 경위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