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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개인정보 공개한 추미애, 악의적 '좌표 찍기'… 법적 책임 면할 수 없어"

추미애, 조폭 사진 보도한 본지 기자 이름·전화번호 SNS에 공개"추미애, 뒤늦게 기자 핸드폰 번호 지웠어도 손해배상 책임 있어""비방 댓글 단 사람도 정통망법상 명예훼손죄 등으로 처벌 가능"

입력 2021-10-22 16:44 | 수정 2021-10-22 17:29

▲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이 지난 10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SK올림픽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선출을 위한 서울 합동연설회에서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이종현 기자(사진=공동취재단)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이 자신을 취재한 기자의 신상정보를 10만 명 이상의 팔로워를 보유한 자신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그대로 노출시킨 것을 두고 법조계에서는 법적 책임을 면치 못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법무장관 지낸 추미애, 기자 개인 전화번호 SNS에 공개

추 전 장관은 지난 21일 오후 페이스북에 "젊은 기자님! 너무 빨리 물들고 늙지 말기를 바란다"며 "민주주의를 지탱하는 것은 부조리에 대한 저항정신, 비판정신이다. 언론 종사자는 더욱 그러해야 한다"는 훈계조의 글을 올렸다.

본지가 같은 날 보도한 '이재명·은수미·안민석·김병욱·김태년·추미애·양승조·백군기… 잇달아 '조폭 사진' 기사에 따른 불만을 토로한 것이다.

추 전 장관은 "위에서 시키니까 할 수 없다는 것으로 면책될 수는 없다"고 기자를 비난하며 "즉시 해당 기사를 내릴 것을 요구하고, 차후 법적 조치를 취할 것임을 알려드린다"고 법적 대응을 시사했다.

문제는 추 전 장관이 취재기자와 자신이 나눈 문자 메시지 캡처 사진을 공유하면서 기자의 개인 전화번호를 그대로 노출시켰다는 점이다.

추 전 장관은 한 시간 정도 후 캡처 사진을 전화번호 뒷자리 네 번호만 가려 수정했으나 이미 SNS를 통해 기자의 휴대전화 번호가 무차별로 확산된 상태였다. 나아가 추 전 장관의 게시글에는 이미 기자를 향한 인신공격성·위협성 비난 댓글이 쇄도한 상황이었다.

"우리나라 언론 자유 최상이라더니… 악의적인 좌표 찍기" 

이와 관련해 법조계에서는 추 전 장관이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유정화 변호사(한강법률사무소)는 22일 페이스북에 추 전 장관이 기자에 대한 비난과 법적 대응을 시사하면서 기자 개인의 전화번호를 노출시킨 것을 두고 "이런 것을 악의적으로 '좌표 찍기'라고 하는 것"이라며 "뒤늦게 해당 기자의 핸드폰 번호를 지웠어도 이미 행위는 이루어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 변호사는 "지난 8월 '대한민국 언론의 자유는 최상'이라고 단언했던 추 전 장관이 자기에게 불리한 사실을 보도하였다는 이유만으로 스스로 언론 말살 행태를 보여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며 "기자의 '개인 휴대폰 번호'를 왜 함부로 공개했는지, 그것이 결과적으로 기자의 사생활을 침해하고 업무방해 내지 협박행위로 이어질 것이라는 걸 정말 모르셨던 것인지 묻고 싶다"고 비판했다.

유 변호사는 통화에서도 "기자의 정당한 취재 업무를 심리적으로 위축시키고 불안감과 두려움을 조성한 것에 대해서는 민사상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며 "비방 댓글도 내용에 따라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에 해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이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본인을 취재하던 기자의 실명과 전화번호를 공개했다.ⓒ추미애 페이스북 캡처

"추미애,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 면하기 어려울 것"

구주와 변호사(법무법인 파라클레투스·한반도인권과통일을위한변호사모임 대변인)도 통화에서 "개인 신상 노출로 인한 정신적 피해를 위자료로 청구할 수 있고, 비방 댓글 역시 피해자가 특정됐으므로 내용에 따라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죄, 형법상 모욕죄 등의 적용이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김기윤법률사무소의 형사전문 김기윤 변호사도 통화에서 "고의성 여부와 상관없이 개인정보를 동의 없이 인터넷에 노출시킨 것에 대해서는 정신적 피해보상을 요구할 수 있다"며 "민사적으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또 "기자가 추 전 장관의 지지자들로부터 문자폭탄 피해를 입는다면 내용에 따라 기자에게 문자를 보낸 자에 대해 정보통신망법을 적용해 처벌할 수 있다"고도 소개했다.

김 변호사는 추 전 장관의 행위가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에 해당하는지와 관련해서는 "추 전 장관이 기자의 전화번호를 취득한 시점에 따라 개인정보처리자라는 주체 요건을 충족하는지 봐야 한다"고 밝혔다.

김 변호사에 따르면, 현재와 과거에 개인정보 처리자에 해당하는 자(주체)가 개인정보(목적물)를 유출(행위)했다는 세 가지 요건이 충족되면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에 해당하지만, 추 전 장관이 '개인정보처리자'에 해당하는지는 검찰의 판단이 따라야 한다. 

개인정보보호법 제2조 5의 '개인정보처리자'란 "업무를 목적으로 개인정보 파일을 운용하기 위해 스스로 또는 다른 사람을 통해 개인정보를 처리하는 공공기관·법인·단체 및 개인 등"을 말한다.

추 전 장관이 현직일 때 업무를 목적으로 기자의 개인정보를 취득한 경우인지 등 여부는 검찰의 판단이 따라야 한다는 설명이다.

다만 김 변호사는 "개인정보를 유출한 행위 자체는 사실이기 때문에 피해자로서는 형사 고소를 할 수는 있다"고도 지적했다.

개인정보보호법은 개인정보처리자가 정보 주체의 동의 없이 개인정보를 공유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했다. 

한편, 추 전 장관은 지난해 7월 아들 서모(28) 씨의 '황제휴가' 의혹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긴급 현안질의에서 "아이가 굉장히 화가 나고 슬퍼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며 "더 이상 건드리지 말아 달라"고 호소한 바 있다.

나아가 추 전 장관은 더불어민주당 경선 과정이었던 지난 8월에는 "(우리나라) 언론의 자유는 세계 최고로 보장돼 있다"며 '언론재갈법' 찬성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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