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부노조가 파업불참자 마녀사냥 할 때 기꺼이 지지했던 두 사람'강규형 축출' 방관한 임병걸·김의철… 공식 사과로 유종지미 거둬야
  • ▲ 강규형 전 KBS 이사. ⓒ뉴데일리
    ▲ 강규형 전 KBS 이사. ⓒ뉴데일리
    KBS 이사회가 김의철 전 KBS 보도본부장, 임병걸 KBS 부사장, 서재석 전 KBS 이사 등 3인을 차기 사장 최종 후보로 선정했다. KBS 이사회는 23일 비전 발표회, 27일 최종 면접 심사를 거쳐 이들 중 후보자 한 명을 선정해 청와대에 임명 제청하게 된다.

    김의철, 임병걸 두 후보와 관련하여 가장 먼저 떠오르는 문제점은 이들이 2017년 문재인 정권 방송장악용 언론노조가 일으킨 파업에 노조가 마녀사냥식 선동을 위해 불참 간부들 명단을 적은 성명에 이름을 올리고 그들과 함께 자기 동료 후배들을 ‘부역자’로 낙인찍고 조리 돌림에 가담한 자들이라는 사실이다.

    국민화합을 위해 갈등을 조장해서는 안 된다는 방송법 조항이 있다. KBS 직원으로서의 이 당연한 의무를 지키지 않은 분열주의자들이 KBS 사장에 적합하지 않다는 것은 상식이다. 김의철, 임병걸 두 후보자가 사장이 된다면 당시 이들이 부역자, 공범자로 낙인찍고 배제했던 KBS 언론인들을 아예 매장시키려는 더 업그레이드 된 신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KBS를 완전히 두 쪽 낼 것이라는 우려를 어떻게 해소할 건가.

    두 사람이 그때 저지른 일들에 대해 피해자들에 사과했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 게다가 그때 언론노조KBS본부 파업은 문재인 정권이 전 정권에서 임명된 고대영 사장을 갈아치우고 정권 입맛에 맞는 사장을 앉히기 위해 KBS 이사회 구성을 인위적으로 바꾸려는 목적의 명백한 정치파업이었다. 이 파업으로 벌어진 비극이 바로 노조가 타겟으로 삼은 강규형 전 KBS 이사 강제해임이었다.

    그런데 결과는 어떠했나. 대법원은 강 전 이사 해임이 부당하다고 판결했다. 따지고 보면 이 결과는 대법원이 그때 KBS본부의 파업 정당성이 없었음을 확인해준 꼴이다.

    그때 본부노조가 파업불참자 블랙리스트 명단을 흔들며 마녀사냥하고 국민을 기만할 때 기꺼이 자기 이름을 명단에 올리고 개입한 김의철, 임병걸 두 사람은 최소한 대법원이 확인해준 당시 파업의 부당성에 대해 입장을 밝혀야 하지 않나. 강규형 이사 강제해임을 꿈꾸었던 정권에 적극 부역한 결과 공영방송 독립성을 파괴한 사실에 책임감을 느껴야 하지 않나.

    'KBS 바로서기' 강규형 부당해임 사태 사과부터 시작해야

    필자 개인적으로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하는 점은 강규형 이사를 거의 린치하다시피 자리에서 끌어내리는 과정에 있었던 KBS 언론노조원들의 심각한 인권유린 행태를 두 사람은 책임있는 위치에 있는 선배로서 방치, 방관했다는 사실이다.

    아무리 선의의 목적이라고 해도 그것을 위해 한 개인을 집단적으로 괴롭히고 조롱하고 망신주는 등 인격을 짓밟는 행위, 마치 인생을 끝장이라도 낼 것처럼 집요하게 오랫동안 괴롭힌 행위는 지금 다시 생각해도 끔찍하다.

    세계 어느 나라 어떤 언론에서 이처럼 언론인들이란 자들이 떼로 뭉쳐 한 개인을 공격해 끝장을 내려던 일이 있었나. 김의철, 임병걸 두 후보는 공영방송 독립성을 지킬 수 있느냐 아니냐는 자질 검증이 아니라 아주 원초적인 기본적 자질, 즉 인간에 대한 존중심을 갖추고 있는지부터 검증받아야 한다. 달리 말하면 두 사람은 공적 자리를 맡을 수 있는지 능력이 아니라 사람 됨됨이부터 따져야 한다는 얘기다.

    필자의 이런 지적이 심한가? 그래도 할 수 없다. 그만큼 강규형 전 이사를 오랫동안 집단 린치하는 당신들 조직의 적나라한 실체를 오랫동안 지켜본 솔직한 심정이기 때문이다. 강 전 이사가 현재 서울시립교향악단(서울시향) 이사장으로 있지만 KBS 강규형 부당해임 사건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대법원의 판결은 마지막 매듭을 위한 하나의 계기일 뿐이다.

    얼마 전 방송통신위원회에서 방통위의 부당행위를 사과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고 한다. 김효재, 안형환 두 상임위원이 방통위의 해임결의가 재량권 남용이었음이 대법원 판결로 확정된 만큼 당사자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다. 백번 동감한다.

    그러나 사과해야 하는 것은 방통위뿐만이 아니다. 방송 독립성은 개나 주라는 듯 정권이 목표했던 강 전 이사 강제해임을 이끄는데 혁혁한 공을 세운 민노총 산하 KBS본부노조, 그중에서도 후배들에 모범을 보였어야 했음에도 정권 부역 활동에 적극적으로 개입한 김의철, 임병걸 두 후보자는 강 전 이사에게 공식적으로 사과해야 한다.

    KBS 사장 최종 면접에서도 이 사안이 핵심이 돼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자질 미달자들이 이끌어갈 KBS 앞날은 더 두고 볼 것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