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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한명 칼럼] '야당 후보에 불리한 보도, 문제없다'는 싹수 노란 선거방송심의위원회

여당에 유리하면 면죄부… 야당에 유리하면 심의·벌점 남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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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1-10-18 13:46 | 수정 2021-10-18 16:02

▲ 제20대 대선 선거방송심의위 위촉식에 참석한 인사들. (왼쪽부터) 정영식 위원, 박동순 선거방송심의위원회 부위원장, 김일곤 위원, 김언경 위원, 정일윤 위원, 정연주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장, 권혁남 선거방송심의위원회 위원장, 박수택 위원, 이나연 위원, 구본진 위원. ⓒ방통심의위 / 연합뉴스 제공.

우려했던 대로 8월 출범한 제20대 대통령선거 선거방송심의위원회가 편파의 막장으로 흐르고 있다. 대표적인 한 장면을 보자. 친여매체 미디어스 보도에 의하면 9월 14일 KBS <뉴스9>과 MBC <뉴스데스크>는 야권 대선주자 1위를 달리는 윤석열 후보 관련 의혹을 다룬 리포트를 톱뉴스부터 연달아 집중 배치했다. 당시 여권 유력 후보였던 이재명 후보의 대장동 특혜 관련 리포트는 단 한 건이었다.

실제로도 그런지 확인차 필자가 양대 공영방송 홈페이지에서 이날 메인뉴스 리포트를 살펴봤다. MBC <뉴스데스크>의 경우 ‘'장모 사건 대응 문건' 윤석열 '검찰 사유화' 의혹’ 톱뉴스를 시작으로 ‘'문건' 대검 작성 의심..총장 일가 '개인 변호사' 역할?’ ‘"대검이 장모 변호단체인가" vs "언론.국회 대응용일 뿐"’ ‘김기현 "손준성이 보낸 게 뭐가 문제? 김웅에 표창장 줘야"’ 등 다수 리포트를 전면에 배치, 보도하여 윤 후보 관련 의혹을 제기했다. 또 중반에는 ‘김건희 논문, 5년지나 검증 불가?..교육부 "시효삭제"’ 등 리포트를 배치했고, 윤석열, 홍준표 야당 유력 후보 간 갈등을 조장하는 ‘"박지원 만남에 특정 캠프 인사 동석".."잘못 배운 정치"’와 같은 리포트도 배치했다.

반면에 여권 이재명 후보의 대장동 게이트 관련 리포트는 ‘이재명, 대장동 특혜 정면 반박.."조선일보, 손떼라"’란 제목의 단 한 건이었는데 그나마 이 후보 쪽 해명, 반격의 입장을 반영한 것이었다.

KBS <뉴스9>의 경우 ‘대검, 이번에는 '윤석열 장모' 사건 대응 문건 작성 의혹’을 톱뉴스로 하여 ‘박범계 "장기간 사찰.정보 수집 의심"...진상조사는 윤 제외’ ‘윤 "보고 없었고 작성 경위 몰라"...민주 "검찰권 사유화"’ ‘조성은 “기자 제안으로 증거 확보 위해 캡처”...“박지원 관련 없어”’ 와 같이 윤 후보 관련 의혹 사건을 전면에 배치하여 집중적으로 파고 들었다.

이와 달리 이재명 후보 대장동 게이트 관련 의혹은 ‘'대장동 개발 의혹'에 이재명 정면 대응...야는 수사 촉구’ 리포트 단 한 건만 보도했다.

양대 공영방송의 여야 대선 후보 관련 이런 보도내용과 배치는 누가 봐도 편향의 극치였다. 야당은 물론 일반 국민 누구라도 두 방송사가 윤 전 총장은 불리하게 이재명 지사는 상대적으로 유리하게 축소하는 편파 보도를 했으니 민원을 제기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가관인 것은 이러한 민원을 심의한 선거방송심의위원회(선방심의위)의 행태였다.

결론부터 말하면 더불어민주당 추천 다수가 장악한 선방심의위는 두 공영방송사 보도는 아무 문제가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 한마디로 뉴스배치는 언론의 재량권이라는 것이다. 여당 편들기의 극치인 논리다.

필자는 특히 여당 추천 편파 심의위원 중 김언경 심의위원의 어이없는 내로남불 행태를 꼭 지적하고 싶다. 김 씨는 편파성으로 유명한 친여단체 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 대표 출신 인사로 이날 발언을 옮기면 다음과 같다. “어떤 날 어떤 뉴스가 배치되는지는 방송사의 재량” “방송사의 뉴스 선별에 있어서 공정성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유의해야 한다”

‘내로남불’ 극치 김언경 전 민언련 대표, 심의위원 그만둬야

미디어스 보도에 의하면 김 씨는 다른 방송사의 보도를 비교했다고 한다.

“당일 SBS는 ‘화천대유 보도’가 1, 2번째였고, ‘고발사주 의혹’ 리포트는 3, 4번째였다” “방송사마다 배치와 보도 기준이 조금씩 다르다. 이런 기준으로 보면 KBS·MBC만 심의하는 것은 맞지 않고 ‘공정성 위반’이라고 말하는 것도 무리다.”

방송사마다 배치와 보도 기준이 다르다는 논리는 KBS MBC를 편들기 위한 얄팍한 궤변이다. 공영방송의 보도 기준과 배치는 민영방송보다 훨씬 더 엄격해야 한다. 그런데 KBS MBC의 보도는 균형은커녕 윤석열 후보에 불리한 의혹 관련 보도 건수도 훨씬 많고 이재명 후보에 대해서는 사실상 해명의 장만 마련해준 것이었다.

보도 내용이나 건수 배치상 상식과 균형에 맞는 SBS와 비교조차 불가능할 정도로 편파적이다. 평소 공영방송엔 더 엄격해야 한다는 주장을 해왔던 김 씨는 권력에 아부하는 공영방송의 일탈적 보도에 대해선 그런 잣대를 치워버리고 눈을 감았다.

소위 대통령선거 선거방송심의위원회 심의위원 씩이나 된 김 씨의 이중잣대는 꼴사납기 그지 없다. 그가 사무처장으로, 대표로 몸담았던 민언련은 이명박 박근혜 정부 시절엔 KBS와 MBC 보도내용과 배치를 일일이 트집을 잡아 공격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 특검과 촛불정국에서도 밤샘조사를 하는 등 피의자 인권을 짓밟았던 박영수 특검의 문제를 비판한 MBC와 KBS 보도를 오히려 비난하고 고영태 녹음파일을 보도했던 MBC를 향해 ‘보도참사’ 운운하며 비난했다.

MBC가 태극기 집회를 보도하자 극우방송이라며 맹렬하게 비난한 게 김언경 씨가 이끈 민언련이었다. ‘윤석열에 불리하게 이재명에 유리하게’ 보도가 방송사 재량권에 달린 것이라 문제없다는 김언경 씨의 잣대는 왜 그때그때마다 다른가. 방송사 재량권이란 게 보수정권 때 다르고 좌파정권 때 다른 건가. 이명박 박근혜 정부 때 MBC KBS의 보도는 악마의 보도였고 지금은 천사의 보도라는 건가.

민언련 대표 시절이었던 김 씨는 작년 경향신문과 인터뷰에서 ‘언론의 문제가 무엇이냐’ 라는 질문을 받고 “한 마디로 ‘내로남불’이 가장 큰 문제인 것 같다. 언론은 오로지 자신의 정파적 입장에서 재단하려 든다”고 답했다. 지금도 검색하면 기사를 찾아 볼 수 있으니 김 씨 자신부터 한번 과거 자기발언을 찾아봤으면 한다. 더불어민주당 추천을 받아 선거방송심의위원이 된 자신이 말도 안 되는 궤변과 편파적인 잣대로 여당에 유리한 심의를 하고 있는 일그러진 자기 모습을 그대로 들여다보기 바란다.

만일 언론사 모든 보도는 방송사, 언론사 재량에 달린 문제라는 현재 관점이 본인 소신이라면 민언련 시절 모니터링을 통해 보수언론에 온갖 비난을 퍼부었던 행태는 언론에 대한 쓸데없는 개입과 간섭이었다고 자기고백하기 바란다. 방송사 뉴스선별과 배치는 해당 방송사 재량권이라며 편파적이라도 문제없다는 소신을 갖고 있는 사람이 선거방송심의위원회 심의위원으로 활동한다는 것 자체가 어이없는 일 아닌가.

김 씨는 지금이라도 심의위원직을 그만두는 것이 맞다. 여당에 유리하면 면죄부를 주고 야당에 유리하면 심의와 벌점을 남발하는 선거방송심의위원회의 싹수가 노랗다. 앞으로도 이런 식으로 운영하려면 아예 문을 닫기 바란다. 그게 국민을 위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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