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필버 중 '셀카' 정성호 법무부 장관野 "국회와 국민에 대한 노골적인 능멸"민주당 김병주, 野 필버 '훼방' 논란"금도 없고 상도의도 없는 막장 그 자체"
  • ▲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내란전담재판부설치 관련 법안'에 대한 반대 무제한토론(필리버스터)을 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내란전담재판부설치 관련 법안'에 대한 반대 무제한토론(필리버스터)을 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제1야당 대표의 24시간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둘러싸고 정부·여당의 태도가 도마에 올랐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의 무제한 토론 도중 자신의 SNS에 셀카(셀프카메라)를 올렸고,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토론 종료 직전 연단 가까이 접근해 고성을 지르는 등 '훼방' 논란에 휩싸였다.

    장 대표는 23일 오전 11시 41분 내란전담재판부설치법에 대한 24시간 필리버스터를 마쳤다. 제1야당 대표가 필리버스터에 나선 것은 헌정 사상 처음이다. 이번 토론을 통해 역대 최장 기록까지 동시에 세우게 됐다.

    장 대표는 "대놓고 앞문으로 들어가려다 슬그머니 창문으로 기어들어간다 해도 위헌이 합헌이 되지는 않는다. 똥에 물을 풀어도 된장이 되지는 않는다"라며 내란전담재판부에 대한 위헌성을 지적했다.

    또 민주당의 입법 독주를 두고 "다수결을 가장한 독재와 다름없다"며 "현명한 독재자보다 더 무섭고 파괴적일 수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법에 의해서 사법부를 장악하고, 법에 의해서 국민의 삶을 파괴하고 법에 의해서 국민을 불안하게 하고 법에 의해서 국민의 인권을 짓밟는다면, 그것이야 말로 소리 없는 계엄"이라며 "이제 우리는 소리 없는 계엄이 일상이 된 나라에서 살고 있다"고 토로했다.

    내란전담재판부설치법은 민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지만, 최장 기록을 경신한 장 대표의 필리버스터는 정치권 안팎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반면 토론이 진행되는 동안 정부·여당 인사들이 보인 태도는 야권을 중심으로 빈축을 사고 있다.
  • ▲ ⓒ정성호 법무부장관 페이스북
    ▲ ⓒ정성호 법무부장관 페이스북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국무위원 중 유일하게 필리버스터 시작부터 종료까지 자리를 지켰다. 하지만 장 대표의 토론 중 올린 페이스북 글과 사진으로 눈총을 샀다.

    정 장관은 필리버스터가 18시간이 경과했을 즈음 자신의 페이스북에 셀카 사진을 올리며 "대화 타협이 실종된 우리 정치의 현실"이라고 적었다. 이에 국민의힘은 "국회와 국민을 향한 노골적인 능멸"이라고 반발했다.

    최은석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은 "대한민국의 법치와 헌정 질서를 송두리째 뒤흔들 내란전담재판부 신설이라는 슈퍼 악법을 관장하는 주무 장관이 할 말인지, 참으로 가당치도 않다"며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오만한 행태"라고 비판했다.

    최 원내수석대변인은 "대화와 타협 없이 위헌적인 내란특별재판부설치법을 민주당이 입법 독재로 날치기 상정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최후의 의회적 저항으로 필리버스터가 진행된 것"이라며 "제1야당 대표가 밤을 새워가며 슈퍼 악법의 문제점을 국민 앞에 알리고 있던 바로 그 시간에, 본회의장에서 셀카를 찍은 법무부 장관의 행태는 경박함을 넘어 참담하다"고 지적했다.
  • ▲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0회국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내란전담재판부설치 관련 법안'에 대한 반대 무제한토론(필리버스터)을 진행중인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에게 찬성토론 기회를 주지 않는 것에 대해 항의하고 있다.ⓒ뉴시스
    ▲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0회국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내란전담재판부설치 관련 법안'에 대한 반대 무제한토론(필리버스터)을 진행중인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에게 찬성토론 기회를 주지 않는 것에 대해 항의하고 있다.ⓒ뉴시스
    장 대표의 토론이 종료되기 직전인 11시쯤 김병주 민주당 의원이 돌연 연단 가까이 접근해 고성을 지른 모습 또한 논란을 빚었다.

    김 의원은 "찬성 의견 발언도 기회를 줘야 하는 것 아니냐"며 "기록 세우려고 그러냐"고 따져물었다. 또 "내란정당 해산하라"라며 "가짜 토의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장내 일대 소란이 일자 우원식 국회의장은 "필리버스터는 무제한 토론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며 김 의원을 제지했다.

    이와 관련해 조용술 국민의힘 대변인은 "민주당은 그동안 이 토론 문화를 야당 의회 정치의 '최후 저항선'이자 자신들의 정신이라 자처해 왔다"며 "그러나 지금의 민주당은 야당 대표의 처절한 저항을 두고 '슬랩스틱 코미디' '무책임한 정치 투쟁'이라며 조롱하고 폄훼했다"고 질타했다.

    조 대변인은 "민주당에 필리버스터란 자신들에게 유리할 때만 허용되는, 전형적인 내로남불식 의회 정치 수단해 불과했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개혁신당도 "그 장면 하나가 지금의 민주당을 그대로 보여준다. 금도도 없고 상도의도 없는 막장 그 자체"라며 김 의원의 태도를 비판하고 나섰다.

    이기인 개혁신당 사무총장은 페이스북에 "김병주는 그러지 말았어야 했다. 민주당의 필리버스터가 존중받아야 하듯 다른 당의 필리버스터도 마찬가지"라며 "아무리 선거가 급하다 해도 1야당을 대표하는 인사의 필리버스터에 연단 인근까지 가서 어깃장을 놓는 건 선을 넘어도 한참 넘은 행동"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이번 장 대표의 토론 투쟁을 통해 내부 단합과 결속을 강화할 것이라는 반응이다.

    국민의힘 강명구 의원은 페이스북에 "초인적인 24시간 철야 필리버스터"라며 "장 대표와 함께 더 지독하게, 더 처절하게, 더 악착 같이 싸워 나가겠다. 우린 이길 수 있다"고 밝혔다.

    박수영 의원도 "대단한 정신력 없이는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이라며 "장 대표의 투혼이 국민의힘이 똘똘 뭉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