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때까지 ‘수령 건강’ 언급하면 정치범 수용소… 北, 김정은 체중감소 이례적 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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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는 지난 5월 ‘김정은 다이어트설’과 함께 건강이상설이 제기됐다. 북한에서도 최근 주민들 사이에서 김정은의 살 빠진 모습이 화제가 되자 당국이 '김정은의 건강에 대한 공식입장'을 밝히며 수습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 ▲ 지난 6월 미국의 북한전문매체 'NK뉴스'가 비교한 김정은의 체중감소 모습. 왼쪽이 지난해 행사, 오른쪽이 올해 5월 행사 때 모습이다. ⓒNK뉴스 관련보도 화면캡쳐-북한관영매체
사리원시 소식통 “주민들 사이에서 김정은 건강이상설 돌아”
자유아시아방송(RFA)은 황해북도와 함경북도 소식통을 인용해 “최근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 김정은의 살 빠진 모습이 화제가 되자 당국이 이례적으로 그 배경을 설명하며 ‘건강이상설’을 잠재우려 하고 있다”고 전했다.
황해북도 사리원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이 지역에서 김정은 건강이상설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 5월 TV에서 눈에 띄게 살이 빠진 김정은의 모습이 나온 뒤 건강이상설이 퍼지기 시작했다고 소식통은 설명했다. “북한 당국은 김정은 건강이상설이 확산되는 것을 막으려고, 곳곳에서 인민반 회의(과거 한국의 반상회와 유사)를 열어 김정은의 건강에는 이상이 없다는 선전을 펼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소식통은 “사리원시에서는 김정은 건강이상설과 관련해 긴급 주민회의를 소집하지는 않았지만 이미 예정돼 있던 강연회나 인민반 회의에서는 여러 차례 김정은의 건강에 대해 언급하지 말라고 주의를 줬다”고 전했다. 북한 당국은 “김정은이 산적한 국정(國政)을 돌보느라 수척해졌다”며 “건강이상설 같은 유언비어를 금지한다”고 경고했지만 주민들 사이에서는 김정은의 건강을 의심하는 이야기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청진시 소식통 “당국은 위기에 빠진 나라와 인민 걱정에 살 빠졌다고 선전”
함경북도 청진시 소식통 또한 “주민들 사이에서 예전에 비해 살이 많이 빠진 김정은의 모습이 이상하다는 이야기가 돌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 당국은 이 지역에서도 인민반 회의를 통해 주민들에게 ‘김정은의 건강이상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밝혔다.
북한 당국은 “김정은이 갑자기 수척해진 것은 건강 문제가 아니라 위기에 빠진 나라와 인민 때문에 혼자 마음 고생을 많이 하기 때문”이라고 선전하며 “인민들이 원수님(김정은)의 건강을 언급하는 것은 반동행위이므로, 건강이상설이 퍼지지 않도록 주민들은 입조심을 하라”고 경고했다고 한다.
소식통들 “최고 존엄 건강에 이상 없다고 공식 해명하는 것 처음 봐”
방송에 따르면, 북한 소식통들은 “당국이 최고존엄의 건강에 이상이 없다고 주민들에게 공식 해명하는 경우는 처음 본다”고 입을 모았다. 과거 김일성이나 김정일 때는 최고지도자의 건강문제를 입에 담을 수도 없었고, 만약 그랬다가는 본인은 물론 가족들까지 정치범 수용소로 끌려갔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김정은의 체중감소 사실이 TV를 통해 알려지면서 당국이 이례적으로 상황을 수습하려 나서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설명했다. 소식통들은 “하지만 당국이 주민 여론을 완전히 차단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일부 주민들은 이런 경고를 듣고도 “걷기 힘들 정도로 살이 많이 찐 예전 모습보다 지금 김정은의 모습이 더 낫지 않느냐”는 이야기를 주고받고 있다고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