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권 도전 가능성 열어둬… "정치적 중립성 문제 관련 감사원장직 수행 적절치 않아"
  • ▲ 야권의 잠재적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최재형 감사원장이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 감사원으로 출근하며 사퇴 관련 입장을 밝히고 있다.ⓒ강민석 기자
    ▲ 야권의 잠재적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최재형 감사원장이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 감사원으로 출근하며 사퇴 관련 입장을 밝히고 있다.ⓒ강민석 기자

    야권의 잠재적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최재형 감사원장이 28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사의 의사를 전달했다.

    최 원장은 이날 오전 출근길에 "저의 거취에 관한 많은 논란이 있는 상황에서 감사원장직을 계속 수행하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판단했다"며 "감사원의 정치적 중립성과 관련해서도 원장직 수행이 적절치 않다고 생각해 오늘 대통령께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저에 대한 국민 여러분의 기대와 우려를 잘 알고 있다"고 밝힌 최 원장은 "감사원장직을 내려놓고, 대한민국의 앞날을 위해 제가 어떤 역할을 해야 되는지에 대해서 숙고하는 시간을 가지려고 한다"고 말했다.

    최 원장은 "감사원장 임기를 끝까지 마치지 못한 점에 대해 국민 여러분과 임명권자, 감사원 구성원 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이임식은 따로 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대선 출마 질문에 "차차 말씀드리겠다"

    최 원장은 이날 아침 유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을 통해 문 대통령에게 사의를 밝혔다고 설명했다. 정치에 입문하느냐는 질문에 최 원장은 "오늘 사의를 표명하는 마당에 말씀드리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답했다. 대선 출마 가능성과 관련해서는 "그건 차차 말씀드리겠다"며 여지를 남겼다.

    정치권에서는 최 원장이 내년 3월 대선에 도전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본다. 사의 표명을 앞당긴 이유는 야권 대권주자들의 움직임이 활발해지는 시기라는 점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경우 다음날인 29일 대선 출마선언을 예고했다.

    최 원장은 중립성 논란에 휘말릴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곧바로 정치참여를 선언하거나 정당 입당을 공식화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시간을 오래 지체하지는 않을 가능성이 크다.

    8월 국민의힘 입당설

    국민의힘은 '버스 정시 출발론'을 앞세워 사실상 8월 중순을 경선 합류의 마지노선으로 제시했다. 최 원장도 이에 맞물려 7월 중 정치참여를 선언하고 8월에 국민의힘에 입당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최 원장은 지난해 월성 원전 1호기 조기폐쇄 감사를 두고 정권과 대립각을 세웠다. 또한 김오수 현 검찰총장의 감사위원 제청 거부 등 청와대의 뜻대로 움직이지 않는 행보를 보여 여론의 주목을 받았다.

    현 정권에서 임명된 그의 임기(4년)는 원래 내년 1월1일까지다. 최 원장이 자리를 비운 감사원장직은 법에 따라 강민아 위원이 권한대행으로 임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