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신 팬덤 … 고립 자초하는 친한계의 악수본회의장서 터져 나온 감정 과잉 … "이성 잃었나"유연함 사라지고 내로남불 논란 … 확장성 실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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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8일 서울 송파구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토크콘서트 2026에 참석하고 있다. ⓒ정상윤 기자
친한(친한동훈)계의 반격이 이어지고 있지만 정치적 공간은 오히려 좁아지고 있다. 최근 한동훈 전 대표와 김종혁 전 최고위원이 연달아 당에서 제명된 가운데 이에 대응하는 친한계의 움직임이 정교한 정치적 전략보다는 감정적인 대응에 치우쳐 있다는 지적이 당 안팎에서 쏟아지고 있다. 친한계가 스스로 고립을 자초하고 있다는 것이다.10일 정치권에 따르면 가장 먼저 도마 위에 오른 것은 이른바 '맞징계' 논란이다. 친한계 배현진 의원이 위원장인 서울시당의 윤리위원회는 지난 6일 보수 진영 유튜브 채널 '고성국TV' 운영자이자 당원인 고성국 씨에 대한 징계 절차에 돌입했다. 고 씨는 당권파로 분류된다.징계 사유로는 고 씨가 자신의 유튜브 방송에서 전두환·윤석열 전 대통령 사진을 당사에 걸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김무성 당 상임고문과 오세훈 서울시장을 향해 원색적 발언을 한 점 등이 제시됐다.친한계는 고 씨에 대한 징계 착수 직전 이용호 서대문갑 당협위원장이 사퇴하자 서울시당 윤리위원장에 친한계 김경진 전 의원을 새로 앉혔다. 이를 두고 당내에서는 "전형적인 내로남불"이라는 목소리가 터져 나온다.불과 얼마 전까지 친한계는 자신들의 징계를 논의한 중앙윤리위원회를 향해 '기존 위원장을 내쫓고 자기 사람을 꽂아 넣은 표적 징계'라는 취지로 비판한 바 있다.그러나 정작 본인들이 반대파를 숙청하기 위해 똑같은 방식을 선택한 것이다. 한 초선 의원은 "배 의원의 서울시당 사유화 고백 밖에 안 된다"며 "윤리위원장도 인위적으로 바꿔가지고 평당원을 징계하겠다는 것 자체가 기행적"이라고 꼬집었다.윤리위를 둘러싼 공방은 이미 당내 피로도를 한계까지 끌어올린 사안이다. 갈등을 제도적 틀 안에서 정리하기보다다시 징계 카드를 꺼내 들면서 '보복 프레임'으로 비칠 소지를 스스로 키웠다는 평가다.한 전 대표가 개최한 토크콘서트에 친한계 의원들이 대거 집결한 것을 두고도 뒷말이 무성하다. 당이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제명 처분을 받은 전직 대표를 공개 지지하며 세를 과시하는 모습이 국민의 눈에는 '계파 정치의 정수'로 비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전문가들은 이를 '정치력의 부재'로 해석한다. 대중 정당의 정치인이라면 갈등 상황에서 외연을 확장하거나 반대파를 설득하는 유연함을 보여야 하는데 친한계는 오히려 강성 지지층이 모인 '팬미팅' 수준의 행사에 몰두하며 고립을 자초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사실상 '해당 행위'로 비칠 수 있는 명분을 당 지도부에 제공하는 결과만 초래했다는 분석이다. -
- ▲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2회국회(임시회) 제4차 본회의에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에게 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최수영 정치평론가는 "(한 전 대표는)이제 당의 사람이 아닌데 끝까지 그런 행동을 보인다는 것은 그 당의 이름으로 선택된 사람들이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결과적으로는 그런 걸로 인해서 당의 분열이 패배에 기여했다. 이런 비판의 소지가 있을 수 있고 나중에 본인들의 정치적 명분도 없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지난 국회 본회의장에서 배현진 의원이 장동혁 대표를 찾아가 공개적으로 항의한 장면 역시 친한계 내부의 조급함과 감정 과잉을 극명하게 보여준 상징적 장면으로 지목된다.배 의원은 전날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에 제소되자 장 대표에게 찾아가 자신의 징계 관련 입장을 따져 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배 의원은 당시 장 대표에게 "장 대표 뜻이 무엇이냐", "나를 직무정지시키고 싶은가"라고 물었고, 장 대표는 "당 윤리위는 독립적인 기구"라며 답을 피한 것으로 알려졌다.국회 본회의장은 법안을 처리하고 민생을 논하는 엄중한 자리다. 비공개 회의나 별도 면담이 아닌 공개된 공간에서 당대표를 상대로 불만을 직접적으로 표출한 것은 대중에게 '감정 컨트롤이 안 되는 집단'이라는 인상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국민의힘 관계자는"윤리위 제소를 대표가 한 것도 아니고 지도부가 한 것도 아니고 당협위원장 개인이 한 건데 그걸 왜 당 대표한테 가서 말하나. 이건 특혜를 주장하는 것"이라며 "심지어 당 대표를 두고 그렇게 고압적인 태도를 보이면 사실 조바심으로도 읽히고 적절한 에티튜드라는 얘기를 듣기가 어렵다"고 비판했다.당 안팎에서는 "친한계가 이성을 잃은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온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생·경제 의제로 전환해야 할 시점에 친한계가 감정적 대응에 매몰되면서 스스로 입지를 좁히고 있다는 지적이다.특히 장 대표가 단식 등 강공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친한계가 선택한 방식은 정면 승부가 아니라 별도 무대 구축에 가까웠다는 평가다. 한 전 대표가 제명된 이후에도 당내 주도권을 놓고 싸우는 모습만 부각하면서 사실상 정치적 공간을 스스로 차단했다는 것이다.친한계의 행보 중 가장 뼈아픈 실책으로 꼽히는 것은 '정치적 공간'을 스스로 없앴다는 점이다. 당 일각에서는 한 전 대표가 장동혁 대표의 단식장을 찾아가 '통 큰 정치'를 보여줬다면 오히려 지도부가 정치적 압박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었다. 갈등의 당사자가 먼저 손을 내미는 모습이 국민과 당원들에게는 대승적 결단으로 비칠 수 있었기 때문이다.국민의힘의 한 중진 의원은 "당 지도부 일각에서는 한동훈이 장동혁 단식장에 와서 통큰 정치를 하는 것이 오히려 더 부담스럽다는 말이 있었다"면서 "하지만 한 전 대표와 친한계는 자신들이 더 정치적으로 더 빛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기보다 팬들을 모아놓고 우리끼리 박수쳐주는 선택을 해 정치권에서 완전 고립됐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