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파 갈등만 남긴 민주-조국당 합당 논란논란 중심엔 정청래 … 리더십 타격 불가피지방선거 이후 합당 재추진 명분 불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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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최고위원들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손을 잡고 인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합당 논의가 사실상 중단됐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가 지도부 및 원내와의 사전 논의 없이 지방선거 전 합당을 제안한 지 19일 만이다. 양당은 지방선거 이후 재논의에 착수한다는 방침이지만 이미 한 차례 무산된 만큼 재추진을 위한 동력이 상실됐다는 평가가 나온다.정 대표는 1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천신만고 끝에 출범한 이재명 정부의 성공만을 생각하고 앞으로 지방선거 승리에 도움이 되는 일만 하도록 하자"며 "더 이상 합당 논란으로 우리의 힘을 소비할 수 없다"고 한 발 물러섰다.이어 "전 당원 투표를 시행하지 못한 점에 대해 당의 주인이신 당원들께 정말 죄송하다고 다시 한 번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비 온 뒤 땅이 굳는다고 이를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 지방선거 승리에 올인하겠다"고 강조했다.그간 합당에 반대하며 정 대표에게 날 선 발언을 쏟아낸 이언주 최고위원은 "불가피하게 우리 최고위원들이 당원들의 목소리를 적극 대변하고 다소 무리하고 일방적인 의사 결정을 견제하려고 하다 보니 강하게 주장한 경우도 있었다"며 "혹시라도 당원 동지 여러분과 동료 의원들께 걱정 끼쳐드렸다면 이 자리를 빌어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그러면서 "이제 논란이 일단락된 만큼 중요한 건 당의 화합과 안정, 지방선거 승리, 이재병 정부의 성공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번 결정은 갈등을 봉합하고 당이 다시 하나로 정비될 수 있는 출발점이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지난달 22일 정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조국당과의 합당을 제안했다. 이 과정에서 당 최고위원회의에도 사전 논의나 의견 수렴없이 당일 기자회견 직전에 내용을 통보하며 '지도부 패싱' 논란이 일었다. 민주당 소속 의원들도 합당과 관련해 숙의가 진행되지 않은 상태에서 정 대표의 결정을 접하자 거세게 반발했다.이후 민주당은 극심한 내홍에 휩싸였다. "2·3인자의 민주당 주류 교체 시도"라며 지도부 회의에서 공개 충돌이 벌어지는 등 파열음이 계속됐다. 하지만 정 대표는 "모든 건 당원의 뜻에 달렸다"며 전 당원 투표를 고집했다.당내 반발에도 정 대표가 합당 추진에 대한 의지를 굽히지 않자 오는 8월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 연임을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왔다. 합당 관련 내부 문건이 유출되자 정 대표가 '답정너'식 합당을 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왔다.민주당이 정 대표 합당 관련 논의에 대해 공회전을 거듭하는 사이 조국 조국당 대표는 민주당에 "13일까지 답을 달라"며 독촉장을 날렸다.결국 정 대표는 의원들의 반발에 결국 백기 투항을 선택했다. 사전 교감 없이 일방적으로 합당을 제안을 한 데 따른 예견된 결과라는 분석도 나온다.여기에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지 1년도 되지 않은 시점에서 정 대표가 '자기 정치'를 위한 어젠다를 띄우는 일이 반복되자 친명(친이재명)계의 누적된 불만이 터져 갈등이 더욱 선명하게 드러났다는 시각도 있다. 정 대표는 합당 제안 직전 '1인 1표제' 당헌 개정안 추진 과정에서도 친명계와 갈등을 빚었다.민주당과 조국당은 지방선거 이후 합당 논의를 위한 통합추진준비위원회 구성에 뜻을 모으며 표면적으로는 내홍이 봉합된 것으로 보인다.하지만 정 대표는 리더십 위기를 비롯해 정치적 책임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계파 갈등이 수면 위로 드러난 데다 내홍의 중심에 당 대표가 자리하고 있었던 만큼 물밑에서는 정 대표에 대한 책임론은 여전하다.지방선거 후 합당 필요성에 대한 의구심도 제기된다. 정 대표는 합당 필요성으로 지방선거 승리를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현재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조국당 없이도 선거에서 유리한 구도를 선점할 수 있는 상황이다.이에 대해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뉴데일리에 "지선 승리를 위해 통합이 필요하고 조국당이 필요하다는 논리였는데 지선에서 승리하게 되면 정 대표의 합당 명분은 길을 잃게 될 것"이라며 "합당 추진력을 얻기 위해선 또 다른 명분 쌓기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