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시당 윤리위 동시 가동 … 계파 갈등 확대배현진, 윤리위 출석하며 '정치적 단두대' 언급"누가 봐도 보복 … 당원 비판에 징계? 이상해"
  • ▲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8일 서울 송파구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한동훈 전 대표 토크콘서트에 참석한 모습. ⓒ정상윤 기자
    ▲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8일 서울 송파구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한동훈 전 대표 토크콘서트에 참석한 모습. ⓒ정상윤 기자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가 친한(친한동훈)계 핵심 인사인 배현진 의원에 대한 징계 절차에 착수한 가운데, 배 의원이 위원장을 맡고 있는 서울시당 윤리위원회는 고성국 씨에 대해 '탈당 권유'를 의결했다. 중앙과 시당 윤리위가 동시에 가동되며 당내 갈등이 재점화되는 모습이다.

    배 의원은 11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당 중앙윤리위 회의에 참석하면서 "저를 정치적 단두대에 세워 징계할 수 있으나 민심을 징계할 수는 없다"며 "선거를 준비하는 서울시당 당협위원장들의 진정성과 방향성이 훼손되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중앙윤리위는 이날 회의에서 배 의원의 소명을 청취한다. 배 의원은 지난달 30일 중앙윤리위에 제소됐다. 서울시당위원장인 배 의원이 당협위원장 및 서울시당 구성원들의 한동훈 전 대표 제명 반대 서명을 주도했다는 이유 때문이다.

    앞서 서울시당 윤리위는 전날 밤 회의를 열고 고 씨에 대해 중징계인 '탈당 권유'를 의결했다. 고 씨는 이의 신청하지 않으면 10일 뒤 제명된다.

    서울시당 윤리위는 10일 보도자료를 통해 "당의 뿌리 중 하나인 김영삼 대통령의 하나회 척결 등 군사 독재 청산의 역사적 의의를 폄훼하는 결과를 초래했다"며 "윤리위원회는 이 행위가 윤리위원회 규정 제20조 제1호(당에 극히 유해한 행위) 및 제2호(민심 이탈 초래)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고 씨는 지난달 29일 본인의 유튜브 채널 '고성국TV'에서 "전두환·노태우·윤석열 전 대통령의 사진을 당사에 걸어야 한다"는 취지로 말했다. 이에 친한계 의원 10명(김형동·고동진·박정훈·정성국·우재준·유용원·안상훈·김건·한지아·진종오)은 이튿날 "품위 위반 행위"라며 징계 요구서를 제출했다.

    국민의힘 서울시당 윤리위원회는 중앙당 당규를 준용해 경고, 당원권 정지, 탈당 권유, 제명 등 네 가지 징계를 의결할 수 있다. 다만 피제소자가 시·도당 윤리위 징계 의결에 대해 이의를 신청하면 중앙당 윤리위가 심의·의결한다. 고 씨가 이의를 신청하면 중앙당 윤리위 심의를 거쳐 징계 여부와 수위가 최종 확정되는 구조다.

    고 씨는 서울시당 윤리위의 '탈당 권고' 결정에 강하게 반발하며 이의 신청 절차를 밟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이날 '고성국 TV'에서 "자격 없는 윤리위원장이 평당원 소명권을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밀어붙인 불법 결정이므로 승복할 수 없다"며 "즉시 이의 신청 하겠다는 입장을 밝힌다"고 말했다.

    또 서울시당 윤리위가 소명 절차를 촉박하게 진행해 방어권이 보장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을 통해 연기 신청을 했지만 거절됐고, 징계 사유도 구체적으로 적시되지 않아 충분한 소명이 어려웠다는 취지다.

    당 안팎에서는 이번 조치를 두고 정치적 맥락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해석이 나온다. 중앙윤리위가 배 의원 징계 절차에 착수한 직후 서울시당 윤리위가 고 씨 징계에 나선 시점이 맞물려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서울시당 윤리위는 지난 6일 고 씨에 대한 징계 심사에 착수했다. 배 의원에 대한 징계 요구서가 중앙윤리위에 제출된 다음 날이다.

    당 관계자는 "누가 봐도 징계 보복"이라며 "고 씨는 평당원이기에 공적 책무가 있는 것도 아니고 전두환 대통령 사진 올리라고 주장을 했다는 건데 이 주장을 비판할 수 있지만 곧바로 징계를 하는 건 좀 이상하지 않나"라고 말했다. 

    평당원인 고 씨의 비판에 대해 시당 윤리위가 징계를 결정하는 것 자체가 기형적 구조라는 지적이다.

    한편 중앙윤리위는 이날 배 의원의 소명을 청취한 뒤 징계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다. 결정 수위에 따라 결정 수위에 따라 계파 갈등의 향방도 달라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