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X에 스타벅스 이어 무신사 광고 저격언론 보도 향해선 "왜곡" "가짜뉴스" 비판'이스라엘 영상' '캄보디아어 경고' 외교 논란도정치권 일각 "李, 갈등·분열 부추길 수 있어"
  • ▲ 이재명 대통령이 21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뉴시스
    ▲ 이재명 대통령이 21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SNS를 통해 스타벅스의 '탱크 데이' 이벤트를 문제삼은 데 이어 7년 전 무신사 광고까지 저격해 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무신사는 과거 논란이 불거지자 곧바로 사과하고 책임자를 징계하는 조치를 단행했음에도 이 대통령이 논란을 재소환해 또다시 비판을 받게 됐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이 대통령이 SNS에 특정 기업과 언론 보도, 야당을 저격하는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올려 사회적 대립과 갈등만 키우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전날 X(엑스·옛 트위터)에 무신사가 2019년 자사 인스타그램 계정에 올린 광고형 카드뉴스를 공유한 뒤 "돈이 마귀라지만 사람의 탈을 쓰고 이럴 수가 있나"라고 비판했다.

    이 카드뉴스에는 슬리퍼형 양말 제품 사진과 함께 '속건성 책상을 탁쳤더니 억하고 말라서'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이는 1987년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당시 치안본부가 "책상을 '탁' 치니 '억' 하고 죽었다"고 발표한 것을 연상시킨다.

    이 대통령은 지난 18일 X를 통해 5·18 민주화운동을 조롱한 스타벅스의 '탱크 데이' 이벤트에 대해서도 "민주의 가치를 부정하는 저질 장사치의 비인간적 막장 행태에 분노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청와대는 "민주화 운동 및 희생자에 대한 모독과 역사 왜곡, 희화화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것에 대해 발본색원하고자 하는 대통령의 평소 철학과 의지의 반영"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무신사 광고에 대해 "제보받은 것인데 진짜인지 확인해 봐야겠다"고 했으나 이미 7년 전 무신사의 공식 사과로 일단락된 사안이다. 당시 무신사는 세 차례에 걸쳐 사과문을 발표했으며 모든 직원을 대상으로 역사 교육, 책임자 징계 등의 사후 조치에 나섰다. 대표이사를 포함한 임직원은 박종철 열사가 고문받은 남영동 대공분실을 방문하기도 했다.

    하지만 무신사는 이 대통령이 X에 올린 글을 계기로 다시 사과해야 했다. 무신사는 전날 입장문을 통해 "시간이 지나도 당시의 반성과 다짐이 퇴색되지 않도록 앞으로도 올바른 역사 인식과 책임 있는 자세로 임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을 향해 "무차별한 마녀사냥"이라고 비판했다. 이미 사과와 후속 조치가 이뤄진 사안을 다시 끄집어내 특정 기업을 악마화했다는 이유에서다.

    박성훈 공보단장은 이를 '부관참시'에 비유하며 "기업 활동을 끊임없이 위축시키고 시장에 불안과 적대감을 조성한다"고 주장했다. 박대출 의원은 "대통령의 글 하나로 기업이 휘청거린다"며 기업에 미칠 영향을 우려했다. 이 대통령이 X에 메시지를 올린 후 온라인상에서는 '무신사 불매' 움직임마저 감지되고 있다.

    이 대통령의 X를 통한 저격 대상은 기업에만 국한하지 않는다. 이 대통령은 그간 X에 언론 보도를 공유한 뒤 "왜곡" "가짜뉴스" "조작" 등의 거친 단어를 써가며 비판하는 글을 다수 올렸다. 정정·반론 보도 요청 등의 제도적 절차를 거치기보다 공개적인 대응에 나선 것이다. 이후 일부 보도는 수정되거나 삭제됐다. 

    실례로 이 대통령은 21일 SNS에 "서울경제TV가 '중국인 서울 강남 아파트 944채 기습 매수…다주택자 던진 물량 싹쓸이" 이런 가짜 영상기사를 냈다가 지금은 삭제했다"며 "확인해 보니 1~4월 간 강남구 집합건물 중국인 매수는 5명 불과 등 명백한 허위 기사다. 명색이 언론, 그것도 경제 언론인데 혐중을 부추겨 나라와 국민에 무슨 도움이 되겠나.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겠지요?"라고 썼다.

    이 대통령의 발언이 오해의 소지를 부른 사례도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월 X에 설탕세 관련 기사를 공유하며 "여러분 의견은 어떠신가요"라고 물었다. 이에 언론이 정부가 설탕세 도입을 검토한다는 내용으로 보도하자 이 대통령은 "일부 보도가 불필요한 오해와 왜곡을 조장한다"는 글을 다시 올렸다. 설탕세가 아닌 설탕부담금이라는 취지였지만 애초 이 대통령의 메시지가 명확하지 않았다는 평도 있었다.
  • ▲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월 28일 X에 올린 글. ⓒ이재명 대통령 X 캡처
    ▲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월 28일 X에 올린 글. ⓒ이재명 대통령 X 캡처
    이 대통령은 지난 2월 설 연휴 기간 X를 통해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부동산 정책을 두고 시작된 공방이었지만 서로가 소유한 아파트와 주택에 대한 문제 제기로 이어졌다. 당시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이 X에 연이어 올린 부동산 관련 글에 대해 "다주택자를 사회악으로 규정하고 국민을 갈라치기 한다"고 비판했다.  

    최근에는 이 대통령이 X에 올린 글이 외교 분쟁으로까지 번졌다. 이 대통령이 이스라엘 병사가 팔레스타인 어린이를 고문하고 옥상에서 떨어뜨렸다고 주장하는 글과 영상을 공유하며 "유대인 학살이나 전시 살해는 다를 바가 없다"고 밝힌 것이 화근이 됐다. 해당 영상은 2년 전에 촬영된 것으로 드러났으며 이스라엘 외무부는 "유대인 학살 사건을 경시하는 듯한 발언은 용납할 수 없다"고 항의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X에 캄보디아에서 활동하는 범죄 조직을 겨냥해 "한국인을 건들면 패가망신, 빈말 같습니까"라는 글을 캄보디아어로 함께 올렸다가 캄보디아 정부가 이를 문제삼자 글을 삭제했다.

    정치권에서는 이 대통령의 발언이 가진 무게와 파급력을 고려할 때 SNS 활용에 신중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특히 감정적이고 공격적인 메시지가 반복되면 불필요한 갈등만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한 정치권 인사는 "지금 이 대통령이 X를 통해 여기저기 다 저격하고 총질하면서 갈라치는 모습이 연출되고 있다"며 "통합과 실용을 국정 기조로 내세웠음에도 갈등과 분열만 부추기는 꼴"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이 SNS를 통해 공론의 장을 만드는 역할을 넘어 '실질적인 문제 해결'에 기여하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는 평가도 있다. 최근 삼성전자 노조가 총파업을 예고하며 사측과 대립했을 때 이 대통령이 X에 "노동권만큼 기업 경영권도 존중돼야 한다"고 밝힌 것은 '실용적 개입'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이와 관련해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우리 사회에 여러 문제가 있지만 해결할 수 있는 역량은 부족하다. 그런데 대통령에게는 문제를 풀어나갈 강력한 힘이 있다"면서 "대통령이 SNS로 문제를 제기해 모두가 관심을 갖고 해결이 된다면 논란이 있더라도 큰 이익을 위해 감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21일 청와대에서 열린 '대통령 소속 자문회의·위원회 간담회'에서 "옛날에는 국정을 하는 사람이 시중에서 무슨 얘기들을 하고 있나,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나 알아보려고 일부러 동네를 돌아다녔다고 하지 않느냐"면서 "요즘은 그럴 필요가 없다. 각종 커뮤니티, SNS만 쭉 한 번 들어가도 어떻게 돌아가는구나 (알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