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SNS '정청래 암살 모의' 의혹에 수사 의뢰"극우" 의구심에도 정작 민주 지지자들이 분열청래파 "뉴이재명 뭐 하냐"…친명 지지층 "조작"'한준호 계란 테러 예고' 딴지 게시판 재소환
  • ▲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종현 기자
    ▲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종현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이른바 '정청래 테러 모의' 정황에 대해 경찰 수사를 의뢰하면서 당 지지층 분열 양상이 심화하고 있다. 정청래 대표 지지층은 '암살 모의' 주체로 친명(친이재명) 강성 지지층 '뉴이재명'을 의심하고 있다. 이에 뉴이재명은 "조작 느낌"이라며 냉담한 반응이다. 이번 갈등이 지방선거를 약 보름 앞둔 시점에서 자칫 내부 분열을 노출하는 악재로 작용할 수 있어 당 안팎에서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18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 지도부는 전날 정 대표에 대한 테러 모의 정황에 대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고 '신변 보호'를 요청했다.

    강준현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공보단장(수석대변인)은 전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정청래를 죽이자' '정청래 암살단 모집' 등 실체를 알 수 없는 SNS 단체방에서 집단적인 테러 모의가 이뤄지고 있다는 제보가 잇따라 접수됐다"고 밝혔다.

    이어 "어제(16일) 당 차원에서 경찰에 신속한 수사 의뢰와 함께 철저한 신변 보호를 요청했다"며 "이러한 테러 모의로 인해 정 대표의 행보가 위축된다면 대한민국의 미래에 해를 가하는 정치적 폭력이자 협박에 다름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당에서 제보 자료가 공개되지 않았지만 이는 최근 유튜브 채널 '깨어있는대구시민들' 게시판에 정 대표 암살단 모집을 비판하는 글이 올라온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지난 16일 '깨어있는대구시민들' 계정의 게시판에는 "쩔래(정 대표 멸칭) 암살단 모집합니다"라는 내용의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 캡처본이 올라왔다. 캡처본에 따르면 해당 메시지에는 다섯 명이 '좋아요'를 눌렀다. 또 다른 이용자는 "쩔래 암살단 가입 신청한다"라며 거들었다.

    이에 대해 유튜브 계정 관리자는 "뉴이재명을 참칭하는 자들이 멸칭을 넘어 정 대표 암살단을 모집한다는 글까지 올렸다"며 "아무리 사람이 싫다고 해도 암살단이라는 생각을 하는 자체가 이상하지 않나"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생각은 혐오를 밥 먹듯이 하는 긁우(극우 멸칭)들이나 하는 것"이라며 "이재명 대통령을 지지하는 동지들이 과연 암살이라는 단어를 장난식으로 내뱉으며 저런 말들을 쉽게 던질까"라고 했다.

    정 대표 암살 모의 배후로 이른바 '극우' 세력을 의심하는 글이었지만 정작 이번 논란을 계기로 분열 양상을 드러낸 것은 민주당 지지층이었다.

    정 대표 지지층으로 일컬어지는 '청래파'가 주로 활동하는 김어준 씨의 딴지일보 게시판에는 "뉴이재명은 대체 뭐 하는 거냐" "(유세 지원 현장에) 정청래 얼굴을 못 비치게 하면서 당권을 약하게 만든다"는 등의 반응이 올라왔다.

    반면 뉴이재명이 주로 상주하는 온라인 커뮤니티 '이재명은 합니다' 갤러리에는 딴지일보 게시판 이용자들을 겨냥해 "할 줄 아는 것은 조작 아니면 음모론밖에 없다"는 반박이 이어졌다.

    특히 이들은 지난 3월 딴지일보 게시판에 올라온 '한준호 테러 예고 글'을 소환하며 "테러의 근본은 딴지"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지난 3월 7일 딴지일보 게시판에는 "내일 한준호가 양평에 온다"며 "계란을 던지러 가볼까"라는 글이 게재됐다.

    당시 검찰 개편 강경론을 주장한 추미애 현 경기도지사 후보와 온라인상 설전을 벌인 친명계 한 의원에 대해 '계란 테러'를 예고한 상황이었다. 실제 물리적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았지만 당 지지자들 간 감정의 골이 깊어진 것을 보여준 대표적 사례로 꼽혔다.

    정 대표는 전날 전북 익산 나바위성당에서 미사를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테러를 모의하고 암살단을 모집하고 가입하겠다고 신청하는 것 자체로도 중대한 범죄"라며 "나쁜 마음으로 중대한 범죄를 저지르려고 계획하거나 모의한 분이 있다면 수사 당국에 자수해 스스로 잘못을 반성하고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는 약속과 함께 선처를 호소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페이스북에도 "참담하다. 사람을 죽이는 정치가 아니라 사람을 살리는 정치를 했으면 좋겠다"며 "더 조심하며 더 낮게 더 열심히 뛰겠다"고 밝혔다.

    당 안팎에서는 정 대표에 대한 암살 모의 의혹이나 지지층의 분열이 단순 온라인상의 해프닝으로 보기 어렵다는 시각이 나온다. 지방선거 이후 차기 당권을 두고 당내 긴장감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지지자들 간 충돌이 당내 분열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특히 지방선거를 약 보름 앞둔 시점에서 당 지도부로서는 지지층 결집이 주요 과제로 꼽히는 만큼 이번 갈등이 선거에 악재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전북도지사와 광주·전남통합시장 경선 과정이 매끄럽지 못했던 탓에 우리 당의 기반인 호남에서부터 지도부를 향한 불만이 분출되고 있다"며 "당 대표 암살 모의 정황은 아직 실체가 명확히 확인되지 않았지만 증오 정치가 얼마나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는지 가늠할 수 있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 당을 지지하는 당원들이 서로를 의심하고 반목하면 '원팀' 정신이 뿌리째 흔들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경찰은 전날 정 대표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에 대한 전담 신변보호팀을 조기 가동한다고 밝혔다. 정 대표를 겨냥한 테러 모의 정황 등에 대해서도 수사에 착수했다.

    이와 관련해 장 대표는 페이스북에 "여당 대표 암살 모의는 결코 가볍게 넘길 문제가 아니다"라면서 "범인이 '친명'이라고 봐줘서도 안 된다. 이재명 대통령은 즉각 경찰에 신속하고 엄정한 수사를 지시하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