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성과급·현대차 로봇 도입·HMM 이전까지 곳곳서 잡음정부·여당도 "파업 막아야" … 긴급조정권까지 꺼내들어흔들리는 '경영 판단 경계' … 산업현장, 노란봉투 시험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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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 노조의 총파업 예고가 단순한 임금 갈등을 넘어 산업계 전반의 경영권 논란으로 번지고 있다. 성과급 체계는 물론 해외 공장 로봇 투입, 본사 이전 같은 기업의 핵심 경영 판단까지 노조 개입 영역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올해 시행된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의 후폭풍이 현실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정부와 여당까지 삼성전자 파업 저지에 나서면서, 산업 현장에서는 "결국 노란봉투법이 경영 판단 영역과 노동쟁의의 경계선을 흔들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분위기다.

    삼성전자 노조가 문제 삼고 있는 핵심은 초과이익성과급(OPI) 제도다. 노조 측은 연봉의 최대 50%에 달하는 OPI가 사실상 고정적 보상 체계로 자리잡은 만큼, 산정 기준 역시 근로조건에 해당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노조는 영업이익의 15%를 고정적으로 성과급 재원으로 지급하고, 상한 역시 폐지하는 방향의 제도화를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경쟁사인 SK하이닉스가 지난해 노사 잠정합의를 통해 향후 10년간 영업이익의 10%를 초과이익분배금(PS) 재원으로 활용하고 기본급 1000% 상한을 폐지하기로 합의한 점도 삼성 노조 논리의 근거로 거론된다.

    반면 삼성전자 사측과 재계는 OPI가 임금이 아닌 경영 성과 배분이라는 입장이다. 실제 대법원도 올해 1월 삼성전자 퇴직자들이 제기한 소송에서 OPI를 평균임금에 포함할 수 없다고 판단한 바 있다.

    ◆ "경영 판단도 쟁의 대상?" … 산업현장 번진 노란봉투 논란

    법조계와 산업계에서는 삼성 조노의 성과급 갈등 자체는 노란봉투법 이전부터 존재했던 사안으로 보더라도, 올해 시행된 노란봉투법이 노조 측의 협상력과 행동 수위를 끌어올리는 배경이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개정 노조법은 노동쟁의 범위에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사업 경영상의 결정'을 포함했다. 이에 따라 과거 기업들이 '경영 판단 영역'이라며 쟁의 대상에서 제외해왔던 성과급·인센티브 체계는 물론 해외 투자와 생산 재배치, 사업장 이전 문제까지 노조가 교섭이나 쟁의 대상으로 삼을 여지가 커졌다는 것이다.

    실제 산업 현장에서는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경영 판단과 노사 교섭의 경계선을 둘러싼 논란이 잇따르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경우 미국 공장에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투입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데, 노조가 국내 생산 물량 감소와 고용 영향 가능성을 이유로 교섭 및 쟁의 이슈로 끌고 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해외 설비 투자와 생산 재배치 역시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경영상 결정으로 해석될 경우 노조가 개입할 여지가 커진 셈이다.

    HMM의 본사 부산 이전 추진 역시 대표 사례로 꼽힌다. HMM 노조는 본사 이전이 근로조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안이라며 노란봉투법 적용 가능성을 제기했고,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과 부당노동행위 문제 제기 등 법적 대응까지 검토한 바 있다. 이후 노사가 극적으로 합의하면서 갈등은 일단 봉합 수순에 들어갔지만, 경영상 결정과 노사 교섭 범위를 둘러싼 논란은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재계에서는 이 같은 흐름이 향후 구조조정과 해외 투자, 공장 이전, 생산라인 재배치 등 기업의 핵심 경영 판단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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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與 "노란봉투법 후폭풍" vs 野 "허위 주장"

    정치권에서도 이번 삼성전자 파업 사태를 둘러싼 공방이 거세지고 있다.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박충권 공보단장은 17일 논평에서 "삼성전자 노조는 국민 경제와 민생을 위해 즉각 이성을 되찾아 내일 재개되는 협상 테이블에 진정성 있게 임해야 한다"며 "파국을 부르는 무모한 파업 도박을 당장 철회하라"고 밝혔다.

    이어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여 시행된 노란봉투법으로 인해 기업이 쟁의 행위에 대한 손해배상조차 청구하기 힘든 족쇄를 채워놓으니, 이제는 국가적 골든타임마저 노조의 전리품 챙기기에 빼앗길 위기에 처했다"고 주장했다.

    중앙선대위 조용술 대변인도 "과거 노사 문제는 임금과 근로 시간 등 근로조건이 주된 쟁의 대상이었는데, 이제는 성과급과 경영 판단까지 파업의 대상이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민주당은 삼성전자 노사의 성과급 갈등은 노란봉투법 이전부터 이어져 온 사안이라고 반박했다.

    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박해철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삼성 노사 간 갈등까지 '노란봉투법' 탓이라는 국민의힘의 무지와 날조를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어 "'과거에는 임금·근로 시간이 쟁의 대상이었으나 노란봉투법 이후 성과급과 경영 판단까지 파업 대상이 됐다'는 국민의힘의 발언은 노동법의 기초조차 모르는 주장"이라며 "기본적 사실관계부터 완전히 틀린 허위 주장이고, 산업현장의 갈등 해소에도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무책임한 정치공세"라고 비판했다.

    ◆ 밀어붙인 노란봉투법 … 경제 충격 닥치자 파업 차단 총력

    정부는 삼성전자 파업이 국가경제에 미칠 충격이 워낙 큰 만큼, 일단 파업만은 막아야 한다는 기류가 강해지는 분위기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17일 대국민담화에서 "삼성전자 파업으로 국민 경제에 막대한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정부는 국민 경제 보호를 위해 긴급조정을 포함한 가능한 모든 대응 수단을 강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18일 교섭은 파업을 막을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기회"라며 노사 양측에 대화를 통한 타결을 촉구했다.

    긴급조정권은 발동 시 30일간 파업이 금지되는 사실상 정부의 '최후 카드'로 꼽힌다.

    청와대도 공개적으로 삼성전자 노사에 대화를 통한 해결을 촉구했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우리 경제에서 삼성전자가 가지는 중요성이 매우 크다"며 "삼성전자 노사가 파업이 불러올 중대한 파급 효과를 생각해 대화를 통해 해결책을 찾기 바란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경영 판단 영역까지 노사 충돌 범위가 확대되면서, 정부와 여당조차 국가경제 충격을 우려해 삼성전자 파업 차단에 나서는 역설적인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정부와 여당은 이번 사태가 노란봉투법과 무관하다는 입장이지만, 산업 현장에서는 성과급 체계와 해외 투자, 공장 이전 등 과거 경영권 영역으로 여겨졌던 사안까지 노사 갈등 이슈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결국 이번 삼성전자 파업 논란은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기업의 경영 판단 영역의 어디까지가 노동쟁의 대상이 될 수 있는지를 가를 대형 시험대가 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