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28배, 70㎢ 부지… 원형극장, 아이스링크, 부두, 헬기장 있는 1조5000억원 "세계 최대의 뇌물"
  • 귀국 직후 체포된 러시아의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뇌물궁전’ 내부를 폭로했다. 나발니는 이 궁전이 푸틴 대통령 지지자들이 상납한 뇌물로 지어졌다고 주장했다.

    나발니 측은 지난 19일(현지시간) 유튜브에 ‘푸틴의 뇌물궁전’ 내부를 폭로하는 1시간52분짜리 영상을 공개했다. 

    흑해 연안에 있다는 푸틴의 궁전은 건물 면적만 1만7691㎡(약 5350평), 부지 면적은 27평방마일(약 70㎢, 여의도 면적의 28배)에 이르며, 그 가치는 13억7000만 달러(약 1조5000억원)에 이른다고 나발니 측은 주장했다.

    ‘뇌물궁전’은 흑해 연안의 한 절벽 위에 세워졌다. 자체적인 부두도 보였다. 내부에는 대형 수영장과 헬기장·극장·아이스링크 등이 갖췄다. 

    나발니 측은 “궁전 주변은 높은 장벽으로 둘러치고, 그 일대는 비행금지구역으로 설정됐다”면서 “연방보안국(FSB) 소유인 이곳은 러시아 속의 독립적 왕국으로 차르 한 명이 다스린다”고 주장했다. 차르는 푸틴 대통령을 의미했다.

    부지 확보와 궁전 건설에 든 비용은 푸틴의 측근들이 상납한 돈으로 충당했다고 나발니 측은 주장했다. “이들이 상납한 돈은 모두 러시아 국민의 세금을 착복한 것”이라며 “저 궁전은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뇌물”이라고 나발니 측은 강조했다.

    해당 영상은 21일 현재 조회수 3677만 회를 넘겼다. 252만 명이 ‘좋아요’를 눌렀다. 도이체벨레(DW)와 BBC, CNN, 로이터 등도 관련 내용을 전했다. 

    파장이 커지자 러시아 대통령궁이 나섰다. 드리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영상 속 저택은 푸틴 대통령 소유가 아니다. 예전에도 같은 해명을 했다”고 반박했다. 도이체벨레 등 일부 언론도 “해당 저택은 등기상 러시아 사업가 소유로 돼 있다”고 전했다.

    나발니는 지난 17일(현지시간) 러시아로 귀국하자마자 당국에 체포됐다. 그는 지난해 8월 독일로 가던 중 독극물 테러로 중태에 빠졌다. 

    당시 러시아 정부는 그의 신병을 요구했으나 독일은 치료를 이유로 돌려보내지 않았다. 독일 병원은 나발니가 ‘노비촉’이라는 신경독에 중독된 사실을 밝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