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산암모늄 폭발 원인 아직 못 찾아…폭발 배후 지목된 헤즈볼라·시리아 “우린 절대 아냐”
  • ▲ 베이루트 대폭발 폭심지 주변을 드론으로 찍은 사진. ⓒ뉴시스 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베이루트 대폭발 폭심지 주변을 드론으로 찍은 사진. ⓒ뉴시스 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서 지난 4일(이하 현지시간) 발생한 대폭발의 충격이 주변국까지 번지고 있다. 베이루트의 피해는 언론이 예상한 것보다 훨씬 큰 것으로 전해졌다. 폭발의 배후가 아니냐는 의심을 받는 이스라엘과 헤즈볼라는 모두 "우리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4일 대폭발로 베이루트 시민 6명 중 1명 집 잃어

    베이루트 대폭발로 130명 이상이 숨지고 4000명 이상의 부상자가 발생했다는 소식은 이미 전해졌다. 레바논 당국이 현장을 어느 정도 수습한 뒤 상황을 파악하자 예상보다 심각한 피해 상황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대폭발로 베이루트 시내 전체에 깨진 유리조각과 건물 파편이 흩어져 있다”고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이 6일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폭발 진원지 주변에서는 아직도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폭발이 일어난 곳에는 직경 200미터의 분화구가 생겼다고 한다. 폭발 사고가 일어난 곳을 시작으로 베이루트 도심은 부서진 차량과 건물 잔해로 가득 차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마완 아부드 베이루트 주지사에 따르면, 이번 대폭발로 베이루트 시내 건물의 절반이 피해를 입었고, 30만명은 집을 잃었다”고 신문은 전했다. 베이루트 인구는 180만명이다. 시민 6명 중 1명이 집을 잃었다는 말이다. 아부드 주지사는 “대폭발로 인한 이재민이 25만~30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며 관련 재산 피해 또한 30억 달러(한화 3조5500억원)를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실종자도 당초 알려진 수십 명을 훨씬 넘을 수도 있어 보인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신문은 “대폭발 당시 실종된 가족을 찾는 베이루트 시민들이 현재 인스타그램 등 SNS에 가족을 찾는다는 글을 올리고 있다”며 그 수가 점점 더 늘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베이루트 대폭발이 항만 창고에 지난 수 년 동안 보관 중이던 다량의 질산암모늄이 폭발한 것은 맞는 것 같지만 문제는 그 폭발 원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 ▲ 대폭발로 산산이 부서진 건물. ⓒ뉴시스 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대폭발로 산산이 부서진 건물. ⓒ뉴시스 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질산암모늄 폭발 맞는 것 같은데…폭발 원인 두고 이스라엘·헤즈볼라 눈치 싸움

    이 문제는 일부 전문가들의 분석과 맞물려 레바논과 주변국 간의 긴장을 조성하고 있다. 과거 레바논에서 활동했다는 로버트 베어 전 미국 중앙정보국(CIA) 요원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폭발 당시의 영상을 보면, 대폭발이 일어나기 직전 창고에서 오렌지식 화염이 올라오는 것이 보인다”며 “이는 군사용 폭발물을 사용한 것이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여기다 베이루트 항구에 헤즈볼라의 무기창고가 있다는 주장, 이스라엘이 헤즈볼라를 공격하려다 일어난 사고라는 주장이 더해져 레바논과 헤즈볼라, 이스라엘은 긴장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레바논에 인도적 지원을 해주겠다고 제안하는 동시에 “우리는 이번 폭발과 무관하다”고 대응했다. 리우벤 리블린 이스라엘 대통령은 “우리는 레바논 국민과 고통을 함께 할 것”이라며 “어려운 시기에 진정으로 도우려는 것”이라며 인도적 지원을 제안했다. 또한 익명을 요구한 이스라엘 정부 관계자는 “우리는 이번 폭발과 무관하다”고 주장했다고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이 전했다.

    헤즈볼라도 레바논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와 베이루트 폭발은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헤즈볼라 관계자는 OTV와의 인터뷰에서 “베이루트 항만에 헤즈볼라가 무기를 보관하고 있고, 이스라엘이 이것을 공격해서 폭발이 일어났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레바논에 본거지를 둔 헤즈볼라는 이란의 지원을 받아 시리아와 예멘 내전에 개입했다. 또한 북한과 이란의 지원을 받아 이스라엘을 공격해 논란을 일으켰다. 이에 이스라엘은 그동안 헤즈볼라의 위협을 선제적으로 제압한다며 레바논 내 헤즈볼라 관련 시설들을 계속 공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