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명보-빈과일보, 중국 차이신 등 복수 매체…“실제 사망자 훨씬 많을 것”보도
  • ▲ 화장터로 실어나를 시신을 쳐다보는 우한시 장례업체 직원들. ⓒ뉴시스 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화장터로 실어나를 시신을 쳐다보는 우한시 장례업체 직원들. ⓒ뉴시스 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우한폐렴 사망자는 중국 정부의 발표보다 훨씬 많으며, 지금 외부로 알려지는 통계는 조작됐다는 주장이 홍콩 언론을 중심으로 나왔다. 유튜브와 SNS를 통해 나오는 중국 본토인들의 주장도 함께 주목받는다.

    홍콩·중국 언론 “사망자, 당국 발표보다 훨씬 많다”

    홍콩의 명보와 빈과일보, 중국의 차이신 등 복수의 매체는 3일 “오늘까지 사망자가 361명이라는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이하 위건위)의 발표보다 실제 사망자가 훨씬 많을 것”이라며 중국 본토 주민들의 주장을 전했다.

    우한시에 거주하는 유튜버 ‘팡빈’이 우한 제5병원 입구에서 촬영한 영상도 그 중 하나다. 영상을 보면 5분 만에 시신 8구가 플라스틱 백에 담겨 병원 밖으로 실려 나간다. 병원에 들어서자 이미 죽은 사람과 환자가 뒤섞여 있다.

    한 병상에는 이미 숨진 환자가 있고, 머리맡에서는 아들이 호흡곤란 증상을 보인다. ‘팡빈’이 병원 직원에게 “병원에 시신이 많으냐”고 묻자 직원은 “아직 많다”고 답했다. 이 영상은 지난 1일 트위터에 올라왔다. 중국 공안은 당일 ‘팡빈’을 추적해 체포했다 2일 풀어줬다.

    중국 현지 매체인 차이신은 “우한과 인근 도시 황강에서는 의료시설과 물자가 절대적으로 부족해 우한폐렴에 감염되고도 치료받지 못하고 사망하는 사람이 부지기수”라며 “약 600명의 중증 폐렴 환자가 있었지만 검사 키트가 부족해 단 한 명도 확진 판정을 못 내렸다”는 한 병원 의사의 말을 전했다.

    “이런 폐렴 환자는 죽어도 ‘보통 폐렴 사망자’ 또는 ‘미확진 사망자’로 처리돼 우한폐렴 사망자에는 포함되지 않는다”며 “우리 병원에서만 이미 5명의 ‘미확진 사망자’가 생겼다”고 그는 설명했다. 실제로 치료시설이 부족해 집에서 기다리다 숨진 사람을 중국 위건위가 ‘일반 폐렴’으로 처리했다는 주장도 전했다.

    “하루 200구 처리 능력 우한시 화장장, 며칠 째 풀가동”
  • ▲ 길을 가다 쓰러져 숨진 노인 시신을 방역 관계자들이 수습하는 모습. 이 노인이 우한폐렴 확진을 못 받았을 경우에는 '일반 폐렴 사망'으로 분류된다. ⓒ연합 AF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길을 가다 쓰러져 숨진 노인 시신을 방역 관계자들이 수습하는 모습. 이 노인이 우한폐렴 확진을 못 받았을 경우에는 '일반 폐렴 사망'으로 분류된다. ⓒ연합 AF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홍콩 언론은 “중국 당국이 통계에 잡히지 않은 사망자 시신을 즉시 화장해버리기 때문에 나중에 사인을 밝힐 기회가 사라진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중화권 반공신문 ‘에포크타임스’는 지난 1월30일 우한시 한커우화장터 이야기를 전했다.

    “우한시에는 한커우 외에도 3곳의 화장터가 있지만 당국은 우한폐렴으로 사망한 시신을 여기서만 처리하라고 지시했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신문은 이어 “한커우화장터는 하루 최대 200구의 시신을 화장할 수 있다”면서 이곳이 지난 26일 이후 연일 완전가동 중이라고 전했다.

    신문은 “중국 당국은 또한 지난 26일부터 한커우화장터에서의 화장비용을 전액 부담하기로 했다”면서 이는 화장 수요가 대폭 늘어난 뒤 업자들이 고액의 웃돈을 요구하자 정부가 나선 것이라고 풀이했다.

    중국·홍콩 의학연구팀 “감염자·치사율, 당국 발표와 다를 것”

    에포크타임스 외에 홍콩 신문들도 “며칠 전 우한의 한 장례업체가 ‘시신 담을 자루가 부족하다’며 기증해달라고 호소하는 글이 올라왔다 사라진 일이 있었다”면서 중국 당국이 발표하는 사망자 수에 의혹을 제기했다. 지금까지 361명이 숨졌다면 장례업체의 시신 담는 자루가 부족할 일이 없을 것이라고 신문들은 지적했다.

    중국과 홍콩 의학연구팀의 연구 결과 또한 중국 당국의 발표에 의문을 제기한다. 최근 우한의 진인탄병원·상하이교통대·루이진병원이 공동연구해 랜싯(The Lancet, 의학전문지)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1월1일부터 20일 사이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 99명 가운데 11명이 사망했다. 즉, 치사율이 11%에 달한다.

    홍콩대 의학원 가브리엘 렁 원장이 이끄는 연구팀은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한 결과 우한폐렴 감염자가 지난 1월25일까지만 7만5815명 이상일 것으로 추산했다. 렁 원장은 “대대적인 방역조치가 없으면 글로벌 대유행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중국과 교류가 많은 다른 나라 도시들도 사람들의 이동 통제, 공공집회 취소, 휴교, 재택근무, 의료물자 비축 등에 나서야 한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