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中 제품 1600억 달러 관세유예… 지식재산권·기술이전 강요금지·환율 원칙적 합의
  • ▲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류허 중국 중앙정치국 위원 겸 부총리가 15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미중 1단계 무역 합의안에 서명 후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류허 중국 중앙정치국 위원 겸 부총리가 15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미중 1단계 무역 합의안에 서명 후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미국과 중국이 15일(현지시간) 1단계 무역합의안에 최종 서명했다. 양국이  확전을 막아 세계경제에 드리웠던 불투명성이 일부 해소될 전망이다.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중국 측 고위급 무역협상 대표인 류허 중앙정치국 위원 겸 부총리와 1단계 무역합의안에 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류 부총리는 ‘미·중 경제 및 무역합의 1단계’라는 제목의 86쪽짜리 합의안도 공개했다.
     
    합의문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 1월1일부터 2년간 2000억 달러(약 231조7000억원) 규모의 미국산 제품을 구매하기로 했다. 세부적으로는 서비스 379억 달러, 공산품 777억 달러, 농산물 320억 달러, 에너지 524억 달러 등이다. 양국은 모조상품 판매 근절을 위해서도 노력하기로 했다.
     
    갈등 일단 봉합… '2단계 합의' 남은 과제

    이번 합의는 2018년 7월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대한 첫 관세폭탄으로 무역전쟁의 포문을 연 지 약 18개월 만에 이뤄졌다. 사실상 전면적인 무역전쟁을 벌이던 미·중의 첫 합의여서 갈등을 일단 봉합했다는 의미가 있다.

    이번 합의에 따라 미국은 지난해 12월15일부터 부과할 예정이었던 중국산 제품 1600억 달러어치에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했다. 또 1200억 달러 규모의 다른 중국제품에 부과해온 15%의 관세를 7.5%로 줄이기로 했다. 다만 25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제품에 부과하던 25%의 관세는 그대로 유지한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14일 중국을 환율조작국에서 제외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이번 합의에서 중국은 미국기업들에 대한 기술이전 강요 금지와 미국의 지식재산권 보호 강화 등을 약속했다. 미국기업들에 대한 금융시장 개방 확대와 인위적인 위안화 평가절하 중단 등도 약속했다. 하지만 또 다른 핵심쟁점 중 하나였던 중국 당국의 국영기업 등에 대한 보조금 지급 문제는 이번 합의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공정·상호 호혜적 무역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합의를 획기적이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인사를 전하면서 “우리는 오늘 공정하고 상호 호혜적인 무역의 미래를 위해 이전에 중국과 해본 적 없는 중대한 발걸음을 뗐다”며 "머지않은 미래에 중국을 방문할 것이다. 나의 매우 좋은 친구인 시 주석에게 감사하고 싶다"고 말했다.

    미·중은 1단계 합의 이행 상황을 지켜본 뒤, 2단계 협상에 돌입할 것으로 관측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남은 대중 관세를 향후 2단계 협상에서 활용할 계획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2단계 협상을 바로 시작하더라도 합의는 올 11월 미 대선 이후까지 미뤄질 수도 있다고 밝혔다. 
      
    류 부총리는 시 주석의 친서를 전했다. 서한에서 시 주석은 “이번 협상은 양국이 어떻게 이견을 해소하고 대화를 바탕으로 해결책을 찾을 수 있는지 보여준다”며 “양측이 평등함과 상호 존중하며 관련 문제들을 함께 다뤄나가자”고 전했다. 시 주석은 이어 "무역협정을 반드시 이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