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서 30~31일 협상…홍콩 문제, 파룬궁, 위구르 인권탄압 등 과제 '산더미'
  •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 대표ⓒ뉴시스.
    ▲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 대표ⓒ뉴시스.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이 재개된다. 하지만, 양국 간 관계 개선에는 여러 가지 난관이 놓였다. 인권 문제와 정치적 문제들이 얽혀 양국 간 갈등이 쉽게 해소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백악관은 24일(현지시간) 홈페이지에서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 대표와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로 곧 중국 상하이로 향한다"며"이들의 방중 목적은 미·중 무역관계 개선을 위한 협상을 지속하는 데 있다"고 밝혔다.

    백악관에 따르면 미·중 무역협상은 7월30일 시작된다. 백악관은 "이들은 류허 부총리가 이끄는 중국 측 협상단과 함께 지적재산권, 기술이전 강요, 비관세 장벽, 농업과 서비스, 무역적자 및 해소 이행 등 다양한 이슈를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므누신 재무장관은 24일(현지시간) CNBC와 인터뷰에서 같은 내용을 밝혔다. 그는 "후속 협상은 워싱턴에서 열릴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5월10일 워싱턴 D.C.에서 열린 미·중 무역협상이 결렬된 뒤 양국은 서로 보복관세를 부과했다. 트럼프 정부가 먼저 2000억 달러 상당의 중국 제품 관세를 10%에서 25%로 올리자 중국은 600억 달러 규모의 미국 제품 관세를 10%에서 25%로 올렸다.

    미국은 여기에 대한 맞대응으로 다시 3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 제품에 최고 25%의 관세를 부과하려 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6월 오사카 G20 정상회의에서 회담을 갖고 일단 보복관세 전쟁을 중단하고 협상을 재개하기로 합의했다. 이 합의에 따른 미·중 협상이 다음주 열리는 것이다.

    그러나 미·중 무역분쟁은 어떻게 해결한다고 해도 양국 사이에 아직 남은 갈등 요소가 적지 않다.
  •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뉴시스.
    ▲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뉴시스.
    무역전쟁 외에도 여러 가지 주제로 대립 중

    미국은 지난 22일(현지시간) 중국 국영 에너지업체 주하이전룽을 이란산 원유 거래 금지를 위반했다며 제재 대상에 올렸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미국은 많은 돈이 이란으로 흘러 들어가, 결국 미군의 생명을 위험하게 만드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폼페이오 장관은 공식 석상에서 중국의 종교의 자유 탄압 실태를 강도 높게 비난했다. 그는 지난 18일(현지시각) 미국 국무부에서 열린 '종교의 자유 증진을 위한 장관급 회의' 기조연설을 통해 중국을 '우리 시대 최악의 인권탄압의 본거지'이자 '진정한 세기의 오점'이라고 강한 어조로 공격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중국 당국이 자행한 종교인 탄압 사례 몇 가지를 그 근거로 거론했다. 그 중에는 지난해 9월 파룬궁 수행자란 이유 만으로 3년6개월의 징역형을 선고받은 첸 휘샤, 신장자치구의 위구르족 탄압 문제도 있었다.  

    대만과 홍콩 문제도 미·중 관계를 대단히 껄끄럽게 할 수 있다. 미국은 지난 8일 대만에 M1A2 에이브럼스 탱크, 스팅어 대공미사일 등 총 22억 달러(약 2조6000억원) 상당의 무기를 판매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중국은 이를 두고 "미국이 중국의 주권을 훼손하고 내정에 난폭하게 간섭했다"면서 강하게 반발했다. 중국은 24일 미국을 향한 도전 메시지를 담은 국방백서를 발표했다. 이에 미국은 이지스 순양함이 대만 해협을 지나게 했다.

    홍콩의 범죄자인도법(도주범조례) 반대 시위도 중국을 자극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홍콩 시민들의 반중 시위가 거세지던 지난 7월2일 "저들이 바라는 것은 민주주의일 뿐"이라며 "안타깝다"는 말을 트위터에 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에 중국이 발끈한 것은 당연한 일.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2일 임란 칸 파키스탄 총리와 정상회담 직전에 "시진핑 주석을 이해한다"며 한 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이기는 했지만, 그가 언제 다시 홍콩 시위대 편을 들지 알 수 없다.

    한편 중국 당국이 시위가 더욱 확산하는 것을 막기 위해 군 병력 투입을 저울질한다는 홍콩 현지 언론 보도가 나왔다. 시 주석이 홍콩 시위를 무력진압한다면 중국의 인권탄압을 강력히 비판해온 미국으로서는 이를 새로운 빌미로 중국을 또 압박할 가능성이 있다. 

    중국은 미국과 새로운 갈등 가능성이 일어나는 가운데도 일단 무역협상에 적극적으로 임한다는 자세다. 이와 관련해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4일 보도에서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중국이 회담 장소로 예전처럼 베이징이 아닌 상하이를 선택했다는 것은 껄끄러운 정치적 문제들과 경제를 별개로 해서 협상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이라고 풀이했다.
  • ⓒ[사진=연합뉴스]
    ▲ ⓒ[사진=연합뉴스]
    미 관료들, "이번 협상 어려워…결국 장기전으로 갈 듯"

    미국에서는 중국의 의도와 관계없이 이번 협상에서 큰 진전은 기대하기 힘들다는 주장이 나왔다. 트럼프 정부는 그동안 중국의 불공정 무역관행, 지적재산권 침해 문제 등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누차 강조했다. 현재 트럼프 대통령에게 중요한 것은 재선 성공이다. 그런데 이런 문제들을 확실히 해결하지 못한 채 중국에 양보하거나 합의하면 재선가도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을 것임을 예상할 수 있다. 

    이를 반영하듯 므누신 재무장관은 CNBC 방송과 인터뷰에서 "중국 측과는 해결해야 할 문제가 아직 많다"고 강조했다. CNBC는 또한 이날 "백악관 관료들은 미국과 중국이 합의에 이르기까지 6개월 정도가 소요되는 장기간의 협상 과정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후 어렵게 무역협상이 타결된다고 해도 두 나라가 겪는 무역외적인 문제들을 감안할 때 양국 간 갈등은 계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