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무성 미국담당국장 명의 담화…"미·북, 두 당사자의 문제, 文정부 나서지 말라"
  • ▲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뉴시스.
    ▲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뉴시스.
    북한이 미국과 대화를 남한을 통해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미북간 비핵화 협상의 중재자이자 촉진자를 자처하던 우리 정부의 역할을 전적으로 부인한 것이다.

    권정근 북한 외무성 미국 담당 국장은 27일 담화를 발표했다. 그는 "조·미(미·북)관계를 '중재'하는듯이 여론화하면서 몸값을 올려보려 하는 남조선 당국자들에게 한마디 하고 싶다"면서 "조·미 대화의 당사자는 말그대로 우리와 미국이며 조·미 적대 관계의 발생 근원으로 보아도 남조선 당국이 참견할 문제가 전혀 아니다"고 했다.

    그는 또한, "조·미관계는 우리 국무위원회 위원장 동지와 미국 대통령 사이의 친분관계에 기초하여 나가고 있다"며 "협상을 해도 조·미가 직접 마주앉아 하게 되는 것 만큼 남조선 당국을 통하는 일은 절대로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현재 남북한 사이에 어떠한 대화도 진행되고 있지 않다"고 강조하고 남한 당국은 자신들의 일이나 신경 쓸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권정근은 미국에 대해서도 요구 사항을 밝혔다. 

    그는 미국이 말로만 대화 재개를 이야기하지 말고 김정은이 시정연설에서 밝혔던 것과 같이 새로운 조건을 올 연말까지는 제시해 줄 것을 촉구했다.

    그는 또한 "협상도 말이 통하는 사람과 해야 한다" 그동안 북한이 수차례 비난했던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아닌 다른 인물로 협상 대상자를 교체해 줄 것도 요구했다.

    권은 "미국이 지금처럼 팔짱을 끼고 앉아있을 작정이라면 시간이 충분할지는 몰라도 결과물을 내기 위해 움직이자면 시간적 여유가 그리 많지는 못할 것"이라며 북한이 설정한 시한이 올 연말까지란 것을 재차 강조했다. 그러면서 자신들의 경고를 무시하지 말 것도 분명히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