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외무성 "더 원숙한 인물 대화상대로 나오길"… 美국무부 "건설적 협상 준비" 대답만
  • ▲ 지난해 평양을 찾아 김정은과 만난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지난해 평양을 찾아 김정은과 만난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북한이 지난 18일 선전매체를 통해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을 교체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미 국무부는 “북한과 건설적 협상을 준비 중”이라고만 답하며 북한의 도발을 무시했다.

    북한은 지난 18일 권정근 외무성 미국국장을 앞세워 '조선중앙통신'에 “공화국에 대한 갖은 망발과 궤변을 연일 늘어놓고 있는 폼페이오를 규탄한다”는 글을 실었다.

    북한 외무성은 권 국장의 입을 빌려, 김정은이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1차 회의에서 미북관계와 핵문제 해결에 대한 원칙적 입장을 밝히고 올 연말까지 미국의 용단을 기다려 보겠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정은의 말은 미국이 연말 이전에 계산법(비핵화 해결방법)을 바꿔 화답하는 조치를 취해야 하는 것으로 모두 이해하고 있음에도 폼페이오 국무장관만 ‘미북 실무협상을 연말까지 끝내는 것을 의미한다’는 잠꼬대 같은 소리를 했다”고 비난했다.

    지난해 폼페이오 장관이 방북해 회담을 가진 것을 두고서도 “평양에 여러 차례 왔을 때는 비핵화를 애걸하더니, 지난주에는 국회 청문회에서 우리 최고존엄을 모독하는 망발을 줴침으로서 자신의 저질적인 인간됨을 스스로 드러냈다”고 비난했다.

    이어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도 폼페이오가 끼어들면서 일이 꼬이고 결과물이 나오지 않았다고 전제하고  “폼페이오가 (미북 간) 회담에 관여하면 또 판이 지저분해지고 일이 꼬일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앞으로 미국과의 대화가 재개되는 경우에 폼페이오가 아닌, 보다 원만하고 원숙한 인물이 대화상대로 나서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북한은 그러면서 “미국이 우리를 핵보유국으로 떠민 근원, 비핵화를 가로막는 장애물을 제 손으로 올해 말까지 치워야 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한반도 정세가 어떻게 될지는 그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는 협박을 곁들였다.

    북한의 이 같은 협박에 미국의 반응은 ‘무시’였다. '미국의 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국무부는 “우리도 북한의 요구는 봤다”면서 “미국은 여전히 북한과 건설적인 협상을 할 준비가 돼 있다”는 답변만 내놓았다. 북한이 뭐라 하든 문제가 없다는 반응이었다.

    이에 당사자인 폼페이오 장관보다 전직 국무부 고위층 인사가 더 반발했다. '미국의 소리' 방송에 따르면, 조지프 디트라니 전 6자회담 미국차석대표는 “미국 대통령과 처음으로 대화를 나누게 된 북한이 미국 국무장관에 대해 이런 식으로 발언한 것은 상당한 외교적 결례로, 용납할 수 없는 행동”이라며 북한을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