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계리 만탑산, 핵실험 시 방사능 누출 우려""추가 핵실험 따른 유발지진 규모 커질 수도""풍계리, 北 전체 지하수 부존량의 20% 차지""핵실험장 지하수, 장홍천→남대천→동해""백두산 화산폭발 100년 주기설…2025년 폭발""핵실험, 화산폭발 앞당겨 급변사태 초래 가능"
  • ▲ 북한 핵실험장에 의한 유발지진. ⓒ조창수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진연구센터장 제공
    ▲ 북한 핵실험장에 의한 유발지진. ⓒ조창수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진연구센터장 제공
    ◆"北 풍계리 만탑산 일대, 핵실험 시 방사능 누출 우려"

    "'북한의 6차례 핵실험으로 풍계리 만탑산 일대 암반이 취약해졌고 추가 7차 핵실험은 산 전체를 붕괴시킬 수 있고 유출된 방사능은 인근 지역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외국 전문가들의 우려에 공감한다."

    '산사태 전문가' 이수곤 전 서울시립대 교수가 22일 오후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NK포럼'(국가안보전략연구원 주최)에서 한 발언이다. 이 교수는 "만탑산에서 핵실험에 의해 방사능이 누출된다면 지표수뿐 아니라 지하수가 핵종을 함유해 광범위하게 유동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교수는 "남한지역 화강암 5개 지역에서 연구한 바와 같이 화강암이 모두 양호한 지반은 아니다. 부분적으로 단층과 열수변질 작용(열수광화 작용 포함)을 받아서 취약한 부분이 존재한다"며 "특히 만탑산은 산 정상 부근까지 대규모 단층이 발달했고 다른 암석과의 경계면으로서 취약대가 있을 수 있는 복잡한 지질을 가진다. 북한이 여기서 6차례 핵실험까지 수행해서 암반이 더욱 취약해졌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취약해진 암반의 균열 틈새를 시멘트 등으로 채울 수는 있다. 그러나 범위가 넓어 현실적으로 제대로 보강도 어렵고 기간도 오래 소요된다"며 "핵실험장 폐쇄는 불가피한 수순으로, 추가 7차 핵실험은 산 전체를 붕괴시킬 수 있다. 이로 인해 유출된 방사능은 북한 및 중국을 포함한 인근 지역으로 확산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 ▲ 풍계리 핵실험장 주변 수계. ⓒ전환기정의워킹그룹(TJWG) 제공
    ▲ 풍계리 핵실험장 주변 수계. ⓒ전환기정의워킹그룹(TJWG) 제공
    ◆"풍계리 일대, 北 전체 지하수 부존량의 20% … 핵종, 동해로 흘러가"

    이날 조창수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진연구센터장은 "지하 핵실험이 이뤄지는 바로 지표면에 큰 균열 등의 영향이 없을 수도 있다고 추정한다"면서 "추가적인 핵실험 발생 시 유발되는 지진의 규모도 커질 가능성이 높다. 6차 핵실험 직후 유발지진인 함몰지진 이외에 다수의 미소지진이 장기간 발생한 것으로 보아 주변 지역 단층 응력 상태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조 센터장은 "풍계리 일대는 지하수가 풍부한 지역으로 북한 전체 지하수 부존량의 20%를 차지한다. 핵실험장 주변 지역 주민은 지하수를 곧장 식수로 쓰는 가구 비율이 10.7%에 이르러 방사능 유출 물질에 영향을 받았을 수도 있다"며 "풍계리 핵실험장은 장홍천과 인접해 있으며, 이 물은 남대천으로 유입돼 동해로 흘러가게 된다"고 우려했다.
  • ▲ 2018년 5월 24일 북한 핵무기연구소 관계자들이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를 위한 폭파작업을 했다. 국제기자단과 북한 관계자들이 3번갱도로 이동하기위해 핵실험장을 흐르는 계곡에 설치된 다리를 건너고 있다. 북측 관계자들은 풍계리 핵실험장이 위치한 만탑산에 산천어와 송이가 특산물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이날 풍계리 핵실험장 3개 갱도와 지휘소 시설 등을 폭파했다. ⓒ뉴시스
    ▲ 2018년 5월 24일 북한 핵무기연구소 관계자들이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를 위한 폭파작업을 했다. 국제기자단과 북한 관계자들이 3번갱도로 이동하기위해 핵실험장을 흐르는 계곡에 설치된 다리를 건너고 있다. 북측 관계자들은 풍계리 핵실험장이 위치한 만탑산에 산천어와 송이가 특산물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이날 풍계리 핵실험장 3개 갱도와 지휘소 시설 등을 폭파했다. ⓒ뉴시스
    ◆"100년 주기 백두산 화산 폭발, 7차 핵실험이 앞당겨 급변사태 유발"

    백두산 화산 폭발 '100년 주기설'을 주장하는 과학자들은 또다시 100년이 되는 2025년에 화산이 폭발할 수 있고, 북한의 7차 핵실험이 백두산 화산 폭발을 앞당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변상정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2002년 6월 중국 동북부 왕청현에서 규모 7.3의 지진이 일어난 뒤 백두산에서 지진이 10배 잦아졌고, 리히터 규모도 1 이하에서 3~4로 증가했다"며 "2015년에는 백두산 지표면의 팽창이 10㎝ 이상 감지됐고, 화산가스의 헬륨 농도가 대기의 7배에 이르러 북한의 핵실험이 백두산 용암층을 자극할 수 있다는 과학자들의 주장도 제기됐다"고 말했다.

    변 실장은 "2016년 4월 북한과 미국, 중국, 영국 과학자들로 구성된 국제 공동연구진이 백두산 천지 인근에 지진계를 설치해 지진파 자료를 분석한 결과, 백두산 지하에 부분적 용융 상태인 마그마가 존재한다고 발표했다"며 "러시아가 북한의 핵·미사일 군사 모험을 계속 눈감아 주고 향후 7차 핵실험을 묵인해 백두산 화산 폭발을 야기한다면 자국민의 생명과 재산 피해 뿐 아니라 지역 안보에 위기가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변 실장은 중국과 북한 당국의 상황 오인과 잘못된 대처로 인해 백두산 화산 폭발이 북한 급변사태로 진화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는 "대규모 북한 환경 난민들이 길림성 등 중국 동북 3성으로 탈출할 수 있다"며 "북한의 급변 사태가 초래할 수 있는 중국의 안보 위기와 남북한 통일 가능성 등 북한의 7차 핵실험과 백두산 화산 폭발의 파급효과가 동북아 정세 급변과 글로벌 안보 지형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北, 1회 동시다발적 핵실험 후 핵실험장 폐쇄" 전망

    이상규 한국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 연구위원은 북한의 7차 핵실험 유형으로 유형A(전술핵탄두 실험), 유형B(4번 갱도 복구 후 초대형 핵탄두 실험), 유형C(3·4번 갱도 복구 후 전술핵탄두 및 초대형 핵탄두의 동시다발적 연쇄 실험) 등 세 가지가 있다고 분석하며 그중에서 유형 C의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위원은 "풍계리 핵실험장의 지질이 매우 불안정하기에 북한으로서는 여러 차례 시기를 나눠서 하는 핵실험이 불가능할 수도 있다. 한 번의 핵실험을 동시다발적으로 하고 아예 핵실험장을 폐쇄하는 시나리오도 우리가 상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 ▲ 서울의 한 재래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중국산 능이버섯. ⓒ뉴시스
    ▲ 서울의 한 재래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중국산 능이버섯. ⓒ뉴시스
    ◆"방사능 오염 北 농산물, 중국산으로 둔갑돼 국내 유통"

    이영환 전환기정의워킹그룹(TJWG) 대표는 "버섯 등 지역 특산물 밀수·유통은 북한주민 뿐 아니라 인접한 중국, 한국, 일본의 주민들도 건강상의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문제"라며 "중국은 이어지는 지진과 방사성 물질 유출·확산 경계해왔지만 북한 농수산물 밀수·유통을 근절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2015년 중국산으로 둔갑돼 수입된 북한산 능이(버섯)에서 방사성 세슘 동위원소가 기준치의 9배 이상 검출됐다"며 "일본 정부는 조총련과 노동당 39호실 간 송이버섯 밀수 정황 문서 확보했으나 상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