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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경의선과 동해선뿐 아니라 화살머리고지 인근 비무장지대(DMZ) 내 전술도로에도 지뢰를 매설하는 등 남북을 잇는 '모든 도로'를 막아버린 것으로 파악됐다.
이성준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29일 국방부 정례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북한은 지난해 말 사실상 9.19 군사합의를 전면 파기 선언했고 군사적 복원 조치를 했다"며 "이에 우리 군은 필요한 조치를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공보실장은 '우리도 지뢰를 매설하는 등 비례적으로 대응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그러한 비례적 대응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이어 북한이 9.19 남북군사합의에 따라 철거했던 감시초소(GP)를 복원한 데 대한 우리의 대응 조치에 대한 물음에 "우리 측 GP 정상화와 관련해 유엔사와 긴밀히 협조해 조치 중"이라며 "세부 내용은 장병 안전과 관련돼 공개할 수 없음을 양해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군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해 말 강원도 철원군 화살머리고지 인근 DMZ 내 전술도로에 지뢰를 매설했다. 이 도로는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18년 9.19 남북군사합의에 따라 한국전쟁 격전지였던 화살머리고지의 전사자 유해를 공동 발굴할 목적으로 조성됐다.
앞서 북한은 개성공단 입주기업 관계자들이 오가던 경의선 도로, 금강산 관광과 이산가족 상봉에 사용되던 동해선 도로에 지난 1월 지뢰를 매설했고, 이달에는 가로등 수십 개를 철거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이보다 앞선 지난해 말 화살머리고지 인근 DMZ 내 전술도로에도 지뢰를 매설한 것으로 파악된 것이다.
북한은 김정은이 지난 1월 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남북 관계를 "두 교전국 관계" "적대적 두 국가 관계"라고 선언한 후 남북을 연결하는 모든 도로를 사실상 끊어버렸다.
당시 김정은은 "북남(남북) 교류협력의 상징으로 존재하던 경의선의 우리 측 구간을 회복 불가한 수준으로 물리적으로 완전히 끊어 놓는 것을 비롯해 접경지역의 모든 북남 연계 조건들을 철저히 분리시키기 위한 단계별 조치들을 엄격히 실시해야 한다"고 지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