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훈 서울대 교수 "이승만 묘를 파라니, 화적떼나 하는 소리"…한기총은 "도올 고발"
  • ▲ 강의하는 도올 김용옥 교수 ⓒ 뉴시스AP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강의하는 도올 김용옥 교수 ⓒ 뉴시스AP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승만 대통령은 미국의 괴뢰이며 국립묘지에서 파내야 한다”고 발언한 김용옥 한신대 석좌교수에 대한 비판여론이 이어졌다. 이영훈 서울대 명예교수는 유튜브 방송을 통해 김 교수를 강하게 비판했으며,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는 김 교수를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하겠다고 나섰다. 

    이 교수는 22일 본지와 통화에서 “김 교수의 발언은 대한민국 자유역사 자체를 훔치고 지우려고 하는 오만한 좌파 기획의 일환”이라며 “국가를 자유의 길로 인도한 이승만 전 대통령을 괴뢰로 칭하며 조롱한 것은 야만적인 행위”라고 비판했다. 

    앞서 김 교수는 지난 16일 방송된 KBS 1TV의 강연 프로그램 '도올아인 오방간다'에서 ‘해방과 신탁통치’를 주제로 강연했다. 이 강연에서 그는 김일성과 이승만에 대해 “소련과 미국이 한반도를 분할통치하기 위해 데려온 인물들”이라며 “일종의 퍼핏(puppet) 이며 괴뢰”라고 발언했다. 

    방송에서 한 방청객이 김 교수에게 “(이 전 대통령이) 국립묘지에 안장돼 있다는 사실을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그는 “당연히 파내야 한다. 우리는 이 대통령 밑에서 신음하며 자유당 시절을 겪었고, 4·19혁명으로 그를 내쫓았다. 그는 역사에서 이미 파내어진 인물”이라고 답했다.  

    "지식인이 할 수 없는 최악의 욕설"

    이영훈 교수는 지난 20일 유튜브 방송 ‘이승만TV’를 통해서도 김 교수의 발언을 비판했다. 이 교수는 “도저히 참을 수 없어 카메라 앞에 섰다. 김용옥 교수는 지식인이 할 수 없는 최악의 욕설을 했다”며 “이 전 대통령의 통치 12년이 진선진미했다고는 이야기하지 않겠다. 그런데 묘를 파라니, 이는 화적떼나 하는 소리”라고 말했다. 

    한기총은 김 교수를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전광훈 한기총 대표회장은 “김 교수를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겠다”며 “한기총의 이름으로 고발하기 위해 이 전 대통령의 양자인 이인수 박사의 허락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한민국을 부정하는 사람들을 퇴출할 수 있도록 국회에 ‘대한민국 정체성 법안 제정’을 청원하겠다”고도 했다. 

    "여과 없이 방송한 KBS 자질 의심"

    김 교수의 발언을 여과 없이 내보낸 KBS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 이영훈 교수는 KBS가 공영방송으로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KBS 내부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나왔다. 이 교수는 “김 교수 자신도 (발언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하지만, 이러한 발언을 그대로 내보낸 KBS도 공영방송의 자질이 의심스럽다”며 “강력하게 책임을 추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허성권 KBS노동조합 부위원장은 “방송에서 극단적인 정치색을 드러내면 어느 쪽에서라도 욕 먹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이를 예방하거나 중재하지 못한 KBS 사측의 무능으로 수신료 거부운동에 기름을 붓는 꼴이 되지나 않을지 심히 우려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