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부터 전국 규모 '불시 훈련'... "미·남한 전쟁준비용 군사훈련에 대비"
  • ▲ 방공훈련을 하는 북한 노농적위대 고사포 부대.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방공훈련을 하는 북한 노농적위대 고사포 부대.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미북 정상회담이 결렬된 뒤 북한이 내부 다잡기에 이어 지난주부터는 주민을 대상으로 ‘전쟁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16일 소식통의 말을 인용 “북한이 지난 14일부터 전국적인 규모로 불시 방공훈련(민방위 훈련에 해당)을 실시 중”이라고 전했다. 북한당국은 방공훈련을 하면서 “미국과 남조선이 전쟁준비를 위한 합동군사훈련을 실시하니 철저히 대비하자”고 선전한다는 전언이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양강도의 소식통은 “16일 오전 9시 갑자기 방공훈련을 알리는 사이렌 소리가 도심을 진동시켰다”면서 “사이렌 소리가 10분이나 계속되자 주민들도 무슨 일인지 몰라 긴장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당국은 불시 방공훈련을 실시한 직후 지역조직을 통해 “미국과 남조선의 연합훈련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우리는 언제든지 만반의 준비가 돼 있다”며 주민들에게 전쟁 분위기를 고취했다.

    소식통은 “한동안은 방공훈련이나 군사훈련이 없었는데 갑자기 예고도 없이 훈련을 실시했다”며 “훈련이라고 하지만 일단 경보가 울리면 이동과 활동이 통제되기 때문에 주민들은 생계활동에 지장을 받고 있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이어 “주민들은 당국이 그렇게 성과가 크다고 주장했던 베트남 방문 이후 방공훈련을 실시하는 것을 보고 2차 미북 정상회담이 잘못됐다는 사실을 직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자유아시아방송'이 만난 함경남도 소식통은 “지난 14일부터 한미 연합훈련에 대비한 방공훈련이 시작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이번 방공훈련은 원산·청진에서도 진행됐다”며 북한당국이 전국규모로 훈련을 실시하는 것이라고 추측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방공훈련이 시작되면 지정된 대피소로 이동해야 한다. 훈련 해제를 알리는 사이렌이 울릴 때까지는 이동과 활동이 금지되는 데다 하루에 여러 차례 훈련을 실시해 이를 철저히 따를 경우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지경이라고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주민은 방공훈련 지침을 잘 따르지 않는다”고 그는 덧붙였다. 당국의 감시가 느슨해지면 주민들은 각자 생계활동을 이어간다는 설명이다.

    다만 방공훈련 사이렌이 연일 반복해 울려 사회 전반적으로 긴장감이 고조된 것은 사실이라고 이 소식통은 전했다. 그러면서 “일부 주민은 향후 북한군의 병력 이동 및 배치훈련까지 있을 것이라며 전쟁이 일어날까 불안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