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격장 화약 냄새보다 치킨의 고소함에 더 끌리고...“반격 연습 안 한다!”...‘얻어맞는’ 훈련만?
  • 李 竹 / 時事論評家

      권투선수는 링에 올라가 상대와 ‘치고받으며’ 경기하기 마련이다. 그런데 팔을 뒤로 돌려 두 주먹을 끈으로 묶은 상태에서 상대방 펀치를 피하기만 한다거나, 상대방 펀치가 날아오면 덜 아픈 데를 갖다 대기만 한다고 가정해보자. 승부는 어찌 되겠는가?
      펀치를 날리는 상대방이 제풀에 지쳐 쓰러지면 다행히 승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잘 해야 무승부(無勝負)?

      이 나라 ‘국민의 군대’가 양키군대와 연례적으로 해왔던 ‘연합훈련’이 대부분 폐지·축소될 것이라는 소식이 들린다.
      특히, ‘키리졸브연습’을 축소한 ‘19-1동맹연습’도, 이 나라 정부의 총체적인 전쟁연습을 겸한 ‘을지프리덤가디언(UFG)연습’ 등에서도 이른바 ‘반격작전’(反擊作戰) 연습은 아예 없애기로 했단다.

      이에 대해, 많은 군사·안보 전문가들께서는 조목조목 우려에 찬 목소리를 내고 계신다. 요약하자면...
      ‘연합훈련’이 없다면 ‘연합사령부’가 필요 없고, 양키나라와의 ‘언제 적’ 동맹은 아예 돌이킬 수 없게 된다고 큰 걱정들을 한다.
      북녘 ‘백도혈통’(百盜血統)이 오매불망해 오던 ‘두발 쭉 뻗고 편하게 잠자리에 들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줄 뿐이라고 한탄을 덧붙이기도 한다.
      또한 삼대(三代)를 이어 주창해온 ‘무력(武力)에 의한 민족[조국]해방’의 넓은 길도 열릴 수 있다며, 잔뜩 경계심을 나타낸다.

      분명 사리에 밝고, 실제적으로도 틀림이 없는 ‘탁견’(卓見)이다. 깊이 성찰(省察)을 해야 할 대목이다. 그런데...

      ‘먹고 사는’ 문제이기 때문에 그저 보통을 약간 넘긴 정도의 관심을 가진, 지식이 짧은 평범한 ‘국민’의 입장에서는 엉뚱한 상상도 해보게 된다. 전문가 분들의 ‘탁견’(卓見)에 귀 기울이면서...

      드디어 이 나라 ‘국방부’가 제대로 이름값을 하려나 보다. ‘국방부’(國防部)는 말뜻 그대로 ‘나라[國]를 지키면[防]’ 된다. 싸움판에서 적(敵)을 공격하지 않아도 크게 문제 삼지 말아야 할 이유다.
      더군다나 이미 이 나라 ‘국민의 군대’는 지난해 9월 19일 이후에 ‘주적’(主敵)이란 게 사라지지 않았는가 말이다.
      사정이 이러하니, 요리조리 피하거나 실컷 얻어맞되 덜 아픈 데만 갖다 대는 연습만 하면 된다. ‘반격’(反擊)... 씰데 없는 소리다. 필요치 않고 해서도 안 된다. 혹시 한다고 해도 잘 될까?

      이 나라 ‘국민의 군대’는 병사들이 영내(營內)에서 개인 휴대전화를 사용한단다. 평일에도 정해진 시간 내에서 외출할 수 있단다. 그 무슨 ‘위수지역’(衛戍地域)이란 것도 폐지된단다.

      아주 높으신 분의 배려와 은덕에 손발 맞추어 ‘국방(國防)부서의 수장(首長)’께서도 엄청나게 관심을 갖고 노력중이시라고.
      “평일 일과 후 외출과 외박지역 제한 폐지는 장병들의 복무 여건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조치... 장병들의 여가 활동과 자기개발 여건을 보장해 전역 후 복학이나 취업 준비에도 도움이 될 것... 평일 일과 후 외출은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될 것...”
     
      그렇다! 오래 전부터 ‘강(强)한 군대’에서는 결코 ‘표’[票, 때로는 ‘지지율’이라고도 한다]가 나오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고 있었다. 일과 시간 이후에 병사들이 생맥주와 치킨과 피자를 부대 밖에서 즐길 수 있어야 ‘표’(票)가 된다.
      ‘편(便)한 군대’, 또는 ‘변(便)한 군대’만이 ‘표’(票)를 보장한다. 병사들의 부모(父母)와 형제(兄弟)와 애인(愛人)까지 합쳐봐라, 그 떼거리가 얼마나 큰데...

      이에 더하여...

      “민간단체인 ‘군인권센터’가 군사 보안 시설인 군부대를 드나들며 장병들을 면담하고, 각종 조사를 해온 것으로 14일 알려졌다... ‘군인권센터’는 [병사] 면담 이후 ‘언어폭력 등이 확인됐으니 관련자를 보직해임하고 조치 결과를 회신하라’고 사단장에게 요청했다...”
      ‘항문의 자유’를 추구·실천한다는 ‘인권지킴이’들이 항시적으로 이 나라 ‘국민의 군대’의 인권을 체크해준다. 저들이 누구 편인지 잘 파악하고 있는 ‘눈치 빠른’(?) 지휘관들은 저들을 상전(上典) 취급한단다.

      이렇듯 이 나라 ‘국민의 군대’에서는 인권이 바로서고, 복지(福祉)가 젖과 꿀처럼 흐르고 있단다. 이런 마음과 몸이 넉넉·푸근한 군대가 어찌 ‘야만(野蠻)스럽게’ 인간을 향해 총을 겨누고 쏠 것이며, 설령 싸운다 해도 상대방을 쫓아가서 ‘무참하게’ 거꾸러뜨릴 수 있겠는가. 반면에...

      아직은 이 나라에 주둔해 있는 양키군대 사령관의 말씀이란다.

      “비무장지대(DMZ)에서 긴장은 완화됐지만, 북한은 핵무기를 고도화하고 있고, 동계훈련을 전면적(full spectrum)으로 실시했다...”

      아무개 일간신문 보도에 따르면, 북녘 ‘인민의 군대’는 지난겨울 1백만명 이상의 병력을 동원한 대규모 군사훈련까지 했으며, 과거 5년에 비해 차이가 없다고 그 사령관께서 밝혔단다.
      북녘 ‘인민의 군대’가 굶주림에 지친 병사들의 체력 보강·증강만을 위해서 그 추운 겨울에 훈련을 했을까? 혹시, ‘자위대’(自衛隊)’라는 왜국(倭國) 군대의 침략에 대비해서?
      모르긴 몰라도 대부분이 남녘을 침공(侵攻)하기 위한 준비가 아니던가.

      ‘얻어맞는’ 훈련만 하는 권투선수는 결코 이길 수가 없다. 이 나라 ‘국민의 군대’가 ‘반격’(反擊) 훈련을 하지 않는다는 건, ‘승리’를 포기했다는 다른 표현이다.
      그리고 특히, ‘북진(北進)통일’과 ‘자유통일’을 영원히 접겠다는 의미 아닌가. 무엇 때문에? 오로지 ‘신(新)한반도체제’를 위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미국과의 협상 중단을 고려중이며, 핵·미사일 모라토리엄[실험·발사 유예] 철회 여부 등 향후 행동 계획을 곧 발표할 것이라고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15일 밝혔다...”

      “2차 미-북 정상회담 결렬 후 대북 제재를 강조해 온 미국이 14일[현지 시각] ‘전쟁에서 단호하게 승리할 것’이라며 군사압박 가능성까지 내비쳤다...”

      하·지·만...

      이 나라 ‘국민의 군대’는 이미 사격장의 화약 냄새보다, 치킨과 피자의 고소한 내음을 좋아해왔다. 사격장의 총소리보다, PC방의 게임 소음에 훨씬 익숙해져있다. 그리고...

      “거꾸로 매달아도 국방부 시계는 돌아간다!”
    <이 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