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영사관에 의심스런 소포 배달 사건 발생...국정원 대응 매뉴얼 마련
  • ▲ 인천공항 국제우편물류센터에서 지난해 5월 실시됐던 우편물 생화학 테러 대응 훈련ⓒ뉴시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인천공항 국제우편물류센터에서 지난해 5월 실시됐던 우편물 생화학 테러 대응 훈련ⓒ뉴시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가정보원이 모든 재외공관에 ‘우편물테러 대응 매뉴얼’을 긴급 배포했다.  

    국가정보원은 지난 9일 호주 멜버른의 우리 영사관에 석면가루 등이 포함돼 테러로 의심되는 소포가 배달된 사건이 발생했다며, 이에 따라 “대응체계를 강화하는 차원에서 매뉴얼을 마련, 외교부를 통해 배포했다”고 22일 밝혔다. 

    외교부에 따르면, 지난 9일 오후 12시께 호주주재 대사관 멜버른분관에 유해물질로 의심되는 소포가 배달됐다. 소포 접수 즉시 대사관 측은 민원실을 봉쇄하고 현지 경찰에 신고해 물품을 수거해가도록 조치해 공관원 등의 안전에는 이상이 없었다. 

    배포된 매뉴얼에는 테러 의심 우편물 식별 요령, 의심되는 우편물 발견시 대응 요령, 우편물 반입시 유의사항 등이 포함됐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발신자의 주소가 불확실하거나 ‘본인개봉요망’ 같은 특정 문구가 표시된 경우, 수신자의 이름 없이 단순히 직함만 표기했거나 직함을 잘못 적은 경우 의심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우편물 겉면이 변색됐거나 기름과 같은 얼룩, 또는 결정체 형태의 물질이 묻어 있다면 화생방 물질이 들어 있을 가능성을 고려하라고 권고했다. 

    또한 우표가 과도하다 싶을 정도로 많이 붙어 있거나 테이프나 끈 등을 이용해 과도하게 포장한 경우, 표면이 평평하지 않고 울퉁불퉁한 경우에도 주의를 당부했다. 

    우편물의 크기에 비해 지나치게 무겁거나 화학성분 냄새가 난다면 안에 폭발물이 숨겨져 있을 가능성을 의심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국정원은 또 우편물을 이용한 테러는 재외공관 등 공공기관뿐 아니라 민간기업이나 단체 및 일반인을 대상으로 할 수 있다고 강조하고 각별한 주의를 촉구했다.

    매뉴얼은 의심 우편물이 발견된 경우 절대 만지지 말고 격리보관후 경찰 등 관계기관에 신고할 것도 당부했다.

    지난해 미국에서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10월 말 민주당 성향 인사들을 상대로 우편물 폭탄테러 시도가 있었다. 이보다 앞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앞으로 발송된, 독극물이 포함된 것으로 의심되는 우편물이 수거되기도 했다.

    국내에서는 지난 2017년 6월13일, 연세대 공학관 건물에서 택배물처럼 전달된 상자 안에서 텀블러로 만든 사제 폭발물이 터져 교수가 부상을 입는 사건이 발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