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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주 무죄 당연… 애초 재판 대상이 아니었다"

법조계 "사실 적시가 아닌 주관적 의견 표시" 무죄 예상… 시민들 "모처럼 굿뉴스" 희색

입력 2018-08-23 15:43 수정 2018-08-23 16:41

▲ 고영주 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뉴데일리DB

"문재인은 공산주의자" 발언으로 재판에 넘겨진 고영주(69) 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이 23일 법원으로부터 무죄 판결을 받은 것과 관련, 법조 관계자 및 시민단체들이 "당연한 결과"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1단독(부장판사 김경진)은 이날 '문재인 대통령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고영주 전 이사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지난달 검찰이 고 전 이사장에게 징역 1년 6개월 실형을 구형한 것에 대한 1심 판결이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자료나 진술 등을 미루어, 악의적으로 모함하거나 인격적인 모멸감을 주려는 의도는 보이지 않고 오히려 자유민주주의 체제 유지에 집착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명예훼손의 고의를 인정할 수 없다"고 선고 배경을 밝혔다.

법조계, 관련 사안 일관되게 '무죄' 선고

법원이 '문재인 공산주의자' 표현에 무죄를 선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최근 법원은 해당 표현에 일관되게 무죄 선고를 내리면서 고영주 전 이사장 공판에서도 비슷한 판결이 나올 것이라는 관측을 낳았다. "'사실의 적시'가 아닌 '주관적 의견의 표시'만으로는 명예훼손죄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게 그간 우리 법과 판례의 기본 태도였다"는 게 법조 관계자들의 지배적인 해석이었기 때문이다.

올해 초 문재인 대통령을 공산주의자라고 지칭한 신연희 전 강남구청장 역시 1심에서 해당 부분 무죄를 선고받았다. 당시 법원은 해당 표현은 허위사실 적시가 아니라 개인의 주관적 평가라고 판시했다. 4월 '문재인 공산주의자'라는 휴대폰 문자 메시지를 SNS 단체 대화방에 유포한 혐의로 기소됐던 60대 한 남성도 법원으로부터 무죄를, 앞서 2월 유사한 발언으로 재판에 넘겨졌던 서울희망포럼 임채홍 회장 역시도 해당 부분 무죄를 선고받았다.

고영주 전 이사장 역시 "원칙적으로는 기소가 될 수 없는 사건이다. 1982년 부산지검 공안부 검사로 있을 때 겪은 경험담을 토대로 이야기 했던 것이다. 나도 검사 출신인데 죄가 될 만한 소리를 했겠느냐"고 간접적으로 검찰 기소의 부당함을 지적해왔다.

고 전 이사장은 최근 <뉴데일리>와의 단독 인터뷰와 전화통화에서도 "법리가 살아있다면 무죄가 나올 것이라 본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 ⓒ사진=연합뉴스

법조 관계자들 "법리적으로 당연히 무죄"

'문재인 공산주의자' 선고 판례보다 더욱 눈길이 가는 것은 법조 관계자들의 반응이다. 23일 1심 판결과 관련해 이들은 하나같이 "당연한 결과"라는 반응을 내비쳤다.

김태훈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 모임 대표는 이날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오늘 사법부 판결은 법리적 판단에 충실한 그 자체가 아니었나 생각된다"고 견해를 밝혔다.

김태훈 대표 변호사는 "법관이 향후 정치적 여론몰이에 대한 두려움은 없었으리라 본다. 압박을 떨치고 사법부의 본령을 지키려고 노력한 결과"라고 판결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법리적 판단과 별개로 '국민 의식'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이들도 있었다. 

강용석 법무법인 넥스트로 대표 변호사는 "요즘 판사들 사이에서 '정권에서는 독립했는데 여론으로부터는 독립을 못했다'는 표현이 돌고 있다"며 "국제사회 분위기와 정반대로 향하는 국내 정치사회에 점점 더 확대되고 있는 여론의 반감을 외면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강 변호사는 "만약 오늘 판결이 '유죄'로 나왔다면 여론은 들끓었을 것"이라며 "특히 판관들은 명예와 승진을 소중히 여기기 때문에 이런 분위기도 참조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렇기에 국민들이 깨어있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소한의 자유를 확인받은 기분"

오후 3시 현재 포털사이트 네이버에는 '고영주 1심 무죄'가 실시간 검색어 3위에 올라있다. 누리꾼들은 해당 기사를 접한 후 여러 반응을 내비치고 있지만 "최소한의 자유를 확인받았다"는 환영의 댓글이 눈에 띄게 많았다.

"모처럼 들리는 굿뉴스다. 고영주 이사장 대단한 사람이다(아이디 hski****)"

"일각에서 고영주를 구속시킬려 했는데 정신 제대로 박힌 판사가 무죄를 선고하고 풀어줬네. 그렇다면 '문재인 공산주의자'란 발언은 공공연히 해도 된다는 걸 법이 인정해 준 셈인가(lbcc****)"

"고영주를 고소하면 해외 신문도 고소해야 하는거 아닌가. 몇달 전 미국 폭스뉴스는 '문재인은 공산주의자이고 그 주변에 있는 자들이 대한민국을 북괴에 바치고 싶어 한다고 말했고, 일본 신문은 'CIA 정보 북에 넘겨준 반역행위 했다'고 했는데(juli****)"

"어떻게든 고영주 털려고 했는데, 심지어 법인카드사용 내용조차 뭐 없고 논란이 됐던 구MBC사옥 역시 본래보다 비싸게 팔아주는 내용에...노조탄압 건으로 몰려고 했는데 털게 없었네(fang****)"

"광화문 광장에서 김일성 만세를 부를 수 있어야 민주주의라고 하지 않았나. 고영주 이사장이 '문재인 공산주의자'라 했다고 해서 재판을 받는 것 자체가 사실상 웃긴 일이었다(suin****)"

박주희 바른사회시민회의 실장 역시 이날 고영주 전 이사장 판결과 관련해 "대한민국 법치주의가 수시로 흔들리는 상황에서 오늘 사법부의 판단을 존중한다"는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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