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FA 보도… "탄광 가더라도 농촌보다 나을 것" 북한 부모들, 뇌물 써가면서 도시로 전학시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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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북한의 농촌 학생들이 뇌물을 써가며 도시로 전학하려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18일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자유아시아방송’은 “농민 자녀는 커서 농민이 돼야 하는 북한 신분제도를 벗어나기 위한 몸부림”이라는 소식통의 말도 전했다.
- ▲ 2017년 7월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성공 소식에 환호하는 평양의 학생들. 이들은 북한에서도 선택받은 자들이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평안남도 소식통은 “몇 년 전부터 농민들 가운데 협동농장을 이탈해 도시에 일용직 노동자로 가는 경우가 늘어나더니 최근에는 농촌 지역 학생들도 도시로 옮겨가고 있다”고 현지 상황을 설명했다. 도시에서 일용직 노동자를 하는 부모들이 자녀들을 농촌에 그대로 둬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을 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도시에 있는 지인의 집에 자녀들을 위장 전입시켜 도시 주민으로 신분 세탁을 해주고 있다고 한다.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일이 신분 세탁?
소식통에 따르면 농민들은 자녀들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일이 신분 세탁이라고 여기고 있다고 한다. 때문에 학교와 사법기관 간부들에게 뇌물까지 바쳐가며 자녀들을 도시 학교로 전학시키는 것이 북한의 현실이라고 한다. 그는 평안남도 제현리 협동농장에서 일하던 한 농민 부부의 사례도 소개했다. 이들 부부는 여름방학을 앞두고 중학생 딸을 온천 외화벌이 수산기지에 일용직으로 보냈다. 그러면서 수산기지 책임자에게 “딸의 일당은 안 받을 테니 근처 학교로 전학을 시켜서 졸업장을 받게 하고 도시 근로자로 등록시켜 달라”고 요청했다는 것이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다른 평안남도 소식통은 “북한에서는 노동당이 ‘농촌 진지를 대대로 지키라’는 지시를 앞세워 농민들이 도시로 가지 못하게 구조적으로 차단해 왔다”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도시에서 일용직 근로자나 공장 근로자로 일하는 농민들을 주기적으로 찾아내 농촌으로 돌려보내는 조직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고 한다.
"탄광에 갈지언정 농촌에서 고생하지 말라"
소식통은 “북한 당국의 이런 조치에 반발하는 농민들은 군대에 간 아들에게 ‘제대하면 차라리 탄광에 갈지언정 농촌에 돌아와 고생하지 말라’고 권하고 있다”면서 “도시에서 살면 장마당 장사를 해서라도 먹고 살고 돈도 모을 수 있지만 농민들은 장사도 못하고 죽도록 농사를 지어도 식량만 겨우 나오니 이런 말을 할 수밖에 없지 않느냐”고 하소연했다.그는 “부모가 노동당 간부면 아들도 간부를 하고, 부모가 농민이면 아들도 평생 농민으로 살다가 죽어야 하는 봉건시대적 신분제는 아마 북한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북한 주민들은 북한 사회에서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문제로 출신 성분으로 사람을 평가하고 미래를 결정하는 제도를 폐지하는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