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입당설에도 일단 선 그어… "탈당하면 당분간 무소속"
  • ▲ 자유한국당 강길부 의원이 3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홍준표 대표의 최근 언행을 문제삼으며 당대표에서 사퇴하지 않을 경우 본인이 탈당을 포함한 중대결단을 할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자유한국당 강길부 의원이 3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홍준표 대표의 최근 언행을 문제삼으며 당대표에서 사퇴하지 않을 경우 본인이 탈당을 포함한 중대결단을 할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자유한국당 4선 중진인 강길부 의원이 홍준표 대표의 언행을 문제삼으며 탈당을 예고했다.

    강길부 의원은 3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당대표의 품격없는 말에 공당이 널뛰듯 요동치는 괴벨스 정당으로 전락하고 있다"며 "홍준표 대표는 즉각 사퇴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번 주까지 사퇴를 안하면, 내가 중대결심을 하겠다"고 밝힌 강길부 의원은 기자회견 직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중대결심'의 뜻에 관해 "탈당을 포함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하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해, 내주 중 탈당이 유력하게 점쳐지는 상황이다.

    앞서 강길부 의원은 최근 자신의 지역구인 울산 울주군수 공천을 둘러싸고 울산 지역의 다른 정치인들과 갈등을 겪었다.

    한국당 울산시당 공천관리위원회에서 경선을 결정하려 하자, 강길부 의원은 당협위원장으로서 전략공천을 주장하며 중앙당의 결단을 촉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날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도 강길부 의원은 "홍준표 대표와 여러 번 울주와 관련해서 이야기를 했다"고, 이 점을 시인했다.

    결국 이날 강길부 의원이 탈당을 경고하면서 '홍준표 대표의 언행'을 명분으로 삼은 것은 자신이 '패거리정치'라 지칭해온 울산 지역 다른 정치인들이 지역구 내의 다른 인사를 물밑지원하고 있는 상황에서, 홍준표 대표의 결단을 요청했으나 홍 대표가 응하지 않은 것도 배경 중의 하나로 분석된다.

    다만 전적으로 울주군수 공천을 둘러싼 갈등을 탈당 예고의 배경으로 보는 시각에 대해, 강길부 의원은 "영향은 있겠지만 오늘은 그런 것과는 직접적으로는 관련이 없다"며 "(울주군수 경선과는) 별개"라고 일단 선을 그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강길부 의원은 "특히 최근 남북정상회담 과정에서 당대표가 보여준 언행은 실망을 넘어 국민적 분노를 사고 있다"며 "전쟁과 핵무기의 위협에서 한반도의 운명을 바꿔놓을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 및 미북정상회담에 대한 국민적 기대와 열망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라고 주장했다.

    이처럼 문재인 대통령의 남북정상회담 성과에 대한 높은 평가는 최근 지역 정가에서 회자된 강길부 의원의 더불어민주당 입당설과 맞물려 묘한 관측을 낳고 있다. 강길부 의원은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정국에서 치러진 2004년 17대 총선에서 열우당으로 초선 의원에 당선되기도 했었다.

    하지만 강길부 의원은 이날 취재진의 관련 질문에 "민주당과 접촉한 적이 없다"며 "탈당하게 되면 당분간 무소속으로 있겠다"고 입당설을 부인했다.

    강길부 의원이 실제로 탈당을 결행하게 된다면 최근 2년여 동안 네 번째 탈당을 하는 셈이 된다.

    지난 2016년 4·13 총선을 앞두고 친박 이한구 공천관리위원회에 의해 낙천되자, 탈당하고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강길부 의원은 이 선거에서 새누리당에서 공천한 김두겸 전 당협위원장을 꺾고 당선됐다.

    그해 7월 유승민 대표 등과 함께 새누리당에 복당했으나,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바른정당 창당에 함께 하며 다시 탈당했다.

    이후 지난해 11월 김무성 전 대표최고위원 등과 함께 바른정당을 탈당하고 한국당으로 복당해서 울산 울주군 당협위원장을 되찾았으나, 당에서 총선과 대선을 치른 김두겸 전 위원장 및 이를 물밑지원하는 울산 지역 다른 정치인들과의 갈등은 계속돼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시의원·군의원 공천 뿐만 아니라 군수 공천에 있어서까지 당협위원장으로서 의사가 관철되지 않자, 결국 다시금 탈당을 고려하기에 이르렀다. 탈당이 실제로 이뤄진다면 최근 2년여간 네 번째의 탈당이 된다.

    이와 관련해 강길부 의원은 "친이와 친박에서 두 번이나 공천을 받지 못해서 무소속으로 당선됐다. 국민들이 살려준 것"이라며 "지금도 나는 오로지 국민만 보고 간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