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특검 권영빈 특검보, 과거 이화영 변호권영빈, '대북 송금' 수사 담당 … 이해충돌 논란野 "도둑이 포졸 잡는 격 … 사법 시스템 농락"특검팀, 논란되자 권영빈 수사팀서 제외
  • ▲ 이재명 대통령이 16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 이재명 대통령이 16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2차 종합특검팀(특별검사 권창영)의 권영빈 특검보가 과거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를 변호한 경력으로 이해충돌 논란에 휩싸이면서 임명권자인 이재명 대통령을 향한 책임론도 고개를 들고 있다. 앞서 이 대통령이 또 다른 이 전 부지사의 변호인 출신을 장관급인 국가권익위원회 위원장에 임명해 잡음을 일으켰던 데 이어 인사를 둘러싼 논란이 반복되고 있다.

    16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지난 2월 23일 권창영 특검이 요청한 특검보 후보자 중 권영빈·김정민·김지미·진을종 등 총 4명을 특검보로 임명했다. 권 특검보는 과거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상임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세월호 외력설'(선체 외부적 작용에 의한 침몰설)을 주장한 인물이다.

    최근 권 특검보는 이 전 부지사와 방용철 전 쌍방울 부회장을 변호한 이력 때문에 도마 위에 올랐다. 권 특검보는 쌍방울 대북 송금 사건 수사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실의 개입 의혹을 수사하는 팀을 지휘하고 있는데, 이 전 부지사와 방 전 부회장은 해당 사건의 주요 참고인이기 때문이다. 대북 송금 사건에 연루된 이 전 부지사와 방 전 부회장은 각각 징역 7년 8월,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확정 받았다.

    권 특검보는 2012년부터 2014년까지 이 전 부지사의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의 변호를 맡았다. 이후 이 전 부지사는 2022년 방 전 부회장으로부터 쌍방울 법인카드 등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압수수색을 받자 방 전 부회장에게 권 특검보를 소개해 줬다. 권 특검보가 방 전 부회장의 변호를 맡게 된 것이다.

    권 특검보는 자신의 사무실에서 방 전 부회장, 이 전 부지사 등과 함께 진술 방향 등을 모의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방 전 부회장은 수사 초기 법인카드를 이 전 부지사의 측근에게 줬다고 했으나 반대 증거 등이 나오자 재판 과정에서 "이 전 부지사에게 줬다"고 말을 바꿨다. 

    아울러 2023년 이 전 부지사와 방 전 부회장이 각각 뇌물수수 혐의, 뇌물공여 혐의로 나란히 재판받을 당시 권 특검보가 이 전 부지사로부터 받은 진술 회유 쪽지를 방 전 부회장에게 전달했다는 의혹도 있다. 쪽지 내용은 '법인카드는 A 씨가 받은 것으로 해 달라'는 취지의 내용이었다. 이때 권 특검보는 둘 사이에 앉아 있었다. 해당 의혹은 방 전 부회장이 법정에서 밝힌 내용이다.

    국민의힘은 권 특검보의 행적을 문제 삼으며 "도둑이 포졸을 잡겠다고 나서는 격"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권 특검보는 대북 송금 사건을 '초대형 국정 농단 의심 사건'으로 규정했다. 하지만 권 특검보가 변호했던 인물들이 해당 사건으로 중형을 선고받은 만큼 수사 공정성과 이해충돌 시비가 불가피하다. 나경원 의원은 "사법 시스템을 농락하는 참담한 블랙코미디"라고 꼬집었다.

    비판의 화살은 권 특검보를 임명한 이 대통령에게도 향한다. 2차 종합특검법에 따라 이 대통령은 특별검사가 추천한 후보자 6~10명 중 5명의 특검보를 임명해야 했다. 형식적인 절차더라도 선별을 통해 권 특검보를 임명한 셈이다.

    이에 대해 이헌 법무법인 홍익 변호사는 "특검은 중립성과 독립성이 중요한데 이해충돌 여지가 있는 인사가 특검보로 임명됐다"며 "잘못된 임명이기 때문에 이 대통령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 ▲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지난 14일 국회 윤석열정권정치검찰조작기소의혹사건진상규명국정조사특별위원회에서 열린 쌍방울 대북 송금 조작기소 의혹 사건 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는 모습. ⓒ이종현 기자
    ▲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지난 14일 국회 윤석열정권정치검찰조작기소의혹사건진상규명국정조사특별위원회에서 열린 쌍방울 대북 송금 조작기소 의혹 사건 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는 모습. ⓒ이종현 기자
    이 대통령이 대북 송금 사건으로 기소된 부분도 논란을 가중시킨다. 이 대통령은 해당 사건과 관련해 제3자 뇌물, 외국환거래법 위반, 남북교류협력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됐지만 당선 직후 재판이 중단됐다. 더불어민주당은 조작 기소라며 특검 수사로 진실을 규명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 사건을 공소 취소하려는 목적으로 보고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이 전 부지사의 변호인 출신인 정일연 변호사를 권익위원장으로 임명해 '보은 인사'라는 비판에 직면하기도 했다. 정 위원장은 이 전 부지사의 대북 송금 사건 변호인단으로 활동한 경력이 있기 때문이다. 해당 인사를 두고 국민의힘은 "상식의 선을 넘었다"고 비판했다.

    한편 종합특검은 논란이 되자 대북 송금 사건에 대한 수사 담당자를 권 특검보에서 김치헌 특검보로 교체했다.  

    특검팀은 이날 공지를 통해 "권 특검보가 과거 이화영, 방용철을 변호한 것은 이 사건과는 무관하다"면서도 "향후 수사 과정에서 제기될 수 있는 공정성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앞서 특검팀은 입장문을 통해 권 특검보가 이 전 부지사, 방 전 부회장과 진술을 모의한 의혹 등에 대해 "권 특검보가 상담이 끝난 뒤 자리를 비운 상태에서 방용철과 이화영이 진술을 의논한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쪽지를 통한 진술 회유 의혹도 사실이 아니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