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 "文의 리더십, 좋은 결과 보여주지 못해"… 작년 탈당사태 우회적 비판
  • ▲ 안희정 충남도지사. ⓒ정상윤 기자
    ▲ 안희정 충남도지사. ⓒ정상윤 기자

     

    민주당의 안희정 후보가 비문재인계를 향한 구애로 경선의 반전을 꾀하는 모양새다. 지난달 안 후보는 중도-보수층 공략으로 '매직넘버(지지율 20%)'를 달성했으나, '선한 의지' 발언 논란으로 지지율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비문계 구애는 지지율 하락세를 타개할 전략 행보로 보인다.

    안희정 후보는 2일 오전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초청 토론회에서 경선 경쟁자 문재인 후보를 향해 "문재인 후보는 새로운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했다"며 "국가를 어떻게 이끌 것이냐에 대해 저와 방법이 달라보인다"고 밝혔다.

    안 후보는 "다양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의 생각을 묶어서 당 외연을 확대시키고, 당 동질감을 높이는 것은 (지도자의) 리더십 문제"라면서 "(그런 점에서) 문 후보는 좋은 결과를 보여주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안 후보가 이같이 밝힌 데는 김기홍 세계일보 논설위원의 '문 후보보단 내가 이 부분은 낫다'라는 질문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야권 안팎에선 안 후보가 문 후보의 '리더십' 문제를 거론한 데는 비문을 향한 구애로 전망했다. 이는 문 후보의 과거 이력을 통해 유추할 수 있다. 당내 이른바 '친문(親文)'이라는 주류세력의 좌장 격인 문 후보는 지난 2015년 2월 당대표에 선출됐으나, 비문세력을 포옹하지 못했다.

    그 결과, 안철수 의원을 필두로 탈당사태가 발생했고 지금의 국민의당이 만들어졌다. 한차례 후폭풍이 지나갔음에도 불구하고 문 후보를 중심으로 '친문패권'이란 수식어는 사라지지 않은 실정이다. 이를 안 후보가 지적한 셈이다.

    비문을 향한 안 후보의 구애는 앞서도 존재했다. 지난달 28일 그는 "대통령이 되면 임기를 3년으로 단축하는 개헌안을 국회에서 합의할 경우 따르겠다"고 밝혔다. 당시 그는 한 온라인 팟캐스트에 출연해 "대통령이 되면 국회 개헌특위 논의를 촉진시킬 것이고, 그 결과가 임기 단축을 포함한다면 따를 계획"이라고 이같이 밝혔다.

    현재 '개헌론자' 김종인 전 대표와 비문계가 '개헌'을 촉구하는 상황을 감안할 때, 안 후보의 이같은 구애는 민주당 경선에서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목소리가 존재한다.

    더욱이 안 후보는 개헌을 앞세워 문 후보를 압박하는 모습도 선보였다. 그는 초청 토론회 당시 "아마 문 후보도 탄핵 인용 후에는 이 논의를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내실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개헌의 필요성을 느끼는 많은 의원이 있는 이상, 그것이 '탄핵을 앞두고 웬 개헌이냐'는 국민적 문제제기가 있는 것이지 지금 현재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 중앙집권의 폐해를 극복하기 위한 효율적 시스템을 만들자는 논의는 거부할 수 없다는 측면에서 문 전 대표도 수용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한편 문 후보는 개헌에 대해 거리감을 두는 모습이다. 그는 지난달 24일 서울 여의도 CGV에서 영화 '재심'을 관람한 후 "정치인들끼리 모여 개헌 방향을 정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그것은 오만한 태도"라고 밝힌 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