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가 졌다고 샌더슨 탓을 했나"…'교만·어폐' 등 참았던 울분 쏟아내
  • ▲ 국민의당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가 31일 서울 용산구 나진전자상가의 무한창의협력공간을 방문해 업체와 청년창업가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 국민의당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가 31일 서울 용산구 나진전자상가의 무한창의협력공간을 방문해 업체와 청년창업가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국민의당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가 지난 18대 대선 당시 자신의 미국행을 놓고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새삼스럽게 섭섭함을 나타낸 것에 대해 "어처구니가 없다"고 비판했다.

    안철수 전 대표는 31일 서울 용산 나진전자상가의 무한창의협력공간을 방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 "얼마 전에 (문재인 전 대표가) 책을 냈는데, 지난 대선 때 제가 미국으로 간 것에 대해 짧게 쓴 것을 봤다"며 "힐러리가 선거에서 졌다고 샌더슨 탓을 했는가"라고 지적했다. 

    안철수 전 대표는 "사실 지난 대선 이후 계속적으로 그쪽(문재인 쪽)에서 비판하는 것 중 하나가 흔쾌히 안 도와줘서 졌다는 표현"이라며 "인류 역사상 누가 안 도와줘서 선거에서 졌다는 말이 나온 건 처음 듣는다. 선거는 본인 실력으로 당선되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흔쾌히 안 도와줬단 말은 40여 회 이상의 전국유세, 3회의 공동유세가 흔쾌하지 않다는 말이니 100번 이상 해야 흔쾌하단 말인지 모르겠다"면서 "(문 전 대표가 2013년과 달리) 완전히 말이 바뀌었다. 이런 내용에 대해 본인 생각을 직접 밝히길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최근 문재인 전 대표는 출간한 자신의 대담집 '대한민국이 묻는다. 완전히 새로운 나라, 문재인이 답하다'에서 '지난 대선 만약 안철수 의원이 미국으로 가지 않고 함께 선거운동을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을 표현하는 사람들이 많았다'는 질문에 "그런 식의 아쉬움들, 이랬더라면 저랬더라면 하는 많은 아쉬움들이 있지만 알 수는 없죠"라고 답했다.

    또한 '왜 붙잡지 못했나. 함께하자고 그렇게 단일화를 해놓고 미국으로 가버리는 사람이 어디 있느냐'란 거듭된 질문엔 "제가 안철수 의원이 아니니까 그 이유는 알 수 없죠. 그건 그분의 몫 아니겠나"라고 했다.

    마치 지난 대선 당시 안철수 의원이 후보 단일화 이후 선거운동을 돕지 않았고, 이 때문에 문재인 후보가 패배했다는 식으로 해석되는 부분이다. 

    게다가 문재인 전 대표가 이에 대해 '아쉽다'는 등 해명하지 않으면서 안철수 전 대표가 문재인 전 대표를 돕지 않은 것을 기정사실로 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특히 문재인 전 대표가 지난 2013년 발간했던 '1219 끝이 시작이다'에서는 안철수 전 대표를 옹호했었는데 최근에는 논란을 부추기고는 뒤로 한발 빠지는 모양새를 보이면서 파장을 빚고 있다. 


  • ▲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당시 문재인 후보는 단일화 이후 선거지원과 관련 안철수 후보의 행보를 놓고 제기되는 당내 비판에 대해 "안철수 후보의 공로를 폄훼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반박했다. 

    안철수 후보의 미국 출국에 대해서도 "제가 승리할 경우 공동정부나 연정 구성 같은, 예상되는 민감한 논란의 중심에 그가 직접 서게 되는 것을 피하기 위한 것으로 이해했다"고 말했다.

    또한 "단일화 약속을 지켰을 뿐 아니라 단일화 이후에도 저와 함께해 준 안철수 후보의 공로는 정당하게 평가돼야 한다"며 "단일화 이후의 선거 결과는 온전히 단일 후보가 된 저의 책임이다. 패배했다고 책임이 안철수 후보에게 나뉘거나 공로를 폄훼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안철수 전 대표는 지난 29일 페이스북에서 진행한 '안철수 부부의 설날민심 따라잡기 올댓글 퍼포먼스'에서도 당시 미국행이 선거가 끝난 후에 이뤄졌으며, 출국하는 것에 대해 문재인 전 대표 측과도 상의가 된 것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안철수 전 대표는 "당시 저는 아무런 조건을 붙이지 않고 (문 후보를) 도왔다. 백의종군하겠다고 국민께 말씀드렸다"라며 "이긴다고 다들 생각했던 상황에서 오히려 제가 계속 있었으면 일등공신이 됐지만, 무대 뒤로 빠지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이어 "선거일 며칠 전, 선거가 끝나면 저는 외국으로 떠나겠다고 했고 당시 문재인 캠프에서 굉장히 좋아했다"면서 "투표일 아침 일찍 투표하고 문재인 후보에게 전화해 '당선되실 거다. 저는 오늘 투표가 끝나면 외국으로 떠나겠다'고 이야기했고 '잘 다녀오라'고 덕담도 서로 주고받았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결국 (문재인 후보가) 졌다고, 제가 도와주지 않고 마지막에 투표 종료 전에 미국으로 떠나서 소금을 뿌렸다는 식(의 공세)은 정말로 흑색선전"이라고 거듭 비판했다. 


  • ▲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가 31일 서울 용산구 나진전자상가 무한창의협력공간을 방문해 청년 창업가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데일리 김민우 기자
    ▲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가 31일 서울 용산구 나진전자상가 무한창의협력공간을 방문해 청년 창업가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데일리 김민우 기자

    이날 안철수 전 대표는 문재인 전 대표의 공공부문 중심 일자리 증대 공약에 대해서도 "어폐가 있다"고 꼬집었다. 

    안철수 전 대표는 "일자리를 만드는 주체는 민간이고 기업"이라면서 "공공부문 일자리는 그런 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기반을 만드는 것이다. 그걸로(공공부문) 새 일자리를 만든다는 것은 어폐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장기적인 일자리 대책으로 "양질의 일자리가 많이 생기는 것은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대기업으로 발전할 때"라며 "모든 일자리 정책은 여기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문재인 전 대표가 '반문(反문재인) 연대'는 정권교체 반대 연대라고 폄하한 것에 대해 "제가 집권하면 정권교체인가 아닌가"라며 "오히려 본인만 정권교체라고 생각하는 교만함이 묻어나온 표현 아닌가 싶다"고 비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