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 "큰 어른으로서 정치세력과도 관계없이 국가위한 역할 기대"제3지대도 본격화될 전망… 反文 전선 구심점 되나
  • ▲ 국민의당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자료사진) ⓒ뉴데일리 DB
    ▲ 국민의당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자료사진) ⓒ뉴데일리 DB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대선 불출마 선언이 향후 국민의당 안철수 전 상임 공동대표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안철수 전 대표는 1일 반기문 전 총장의 대선 불출마 선언에 대해 "대한민국의 큰 어른으로서 어떤 정치세력과도 관계없이 국가를 위한 역할을 해주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안철수 전 대표는 이날 대구 달서구 서성공단을 방문한 뒤 취재진과 만나 "이제 어떤 정부가 들어서든 외교 현안이나 여러 어려움에 봉착할 것"이라며 "그때 10년의 유엔 사무총장 경력을 살려 특사로, 여러가지 외교 현안들을 푸는 역할을 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간 안철수 전 대표는 반기문 전 총장과의 연대는 물론 만남 자체에도 선을 그었다. 그는 이날 오전 대구 서문시장을 방문했을 때도 회동 여부에 대해 "제안받은 바도 없고 지금 만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나"라고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반기문 전 총장의 불출마 선언 소식을 접한 이후에도 "정치적인 이합집산 관련 제안에 대해선 구태여 만날 필요가 없다고 말씀드린 것"이라고 부연했다. 

    반면 향후 외교 분야와 관련해선 "(반 전 총장의) 역할을 기대한다"고 말해 만날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해석된다. 

    안철수 전 대표는 또한 '반기문 전 총장이 다른 정당으로 가면 국민의당으로서는 타격이 있을 수 있지 않은가'라는 질문에 "어느 한 정당에 속하시지는 않으리라고 기대한다"라며 "그래야 앞으로 국제무대에서 대한민국을 위해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반기문 전 총장의 불출마선언으로 향후 황교안 국무총리가 여권후보로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에 대해선 "지금은 대선구도에 대한 말씀은 적절치 않은 것 같다"고 말을 아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번 반기문 전 총장 불출마의 최대 수혜자는 안철수 전 대표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반기문 전 총장을 지지하던 중도층과 보수층의 선택 폭이 좁아진 가운데, 이들의 표심이 현재 거론되는 대선주자 중에서는 '중도보수'를 표방하는 안철수 전 대표에게 향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아울러 '반문(反문재인)세력'이 결집할 포석도 마련되면서, 안철수 전 대표가 주장했던 '안철수 대 문재인' 양자구도도 예상보다 빨리 눈앞에 다가왔다는 평가다. 

    다만 안철수 전 대표는 국민의당 지지율 하락의 근원으로도 지목되는 리베이트 파동이 무죄판결을 받고, 전당대회를 통해 '자강론'으로 당의 의견을 모았음에도 좀처럼 눈에 띄는 지지율 반등을 이루지 못했다. 

    이 때문에 이번에도 안철수 전 대표의 지지율이 회복하지 않으면 대선구도에서 끝내 하위권 주자로 주저앉을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 ▲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1일 국회 정론관에서 대선 불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1일 국회 정론관에서 대선 불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반기문 전 총장의 퇴장은 설 연휴 이후 재부상한 '제3지대'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제3지대의 주체로 불리는 국민의당과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 정운찬 동반성장연구소 이사장은 최근 연대·연합에 강한 공감대를 형성하며 반문(反文)전선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안철수 전 대표와 이들의 성향이 유사한만큼, 향후 대선 국면에서의 지지도 추이는 안철수 전 대표와 궤를 같이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한편, 손학규 의장은 "반기문 전 총장은 오랜 기간 뛰어난 외교관으로 나라에 헌신했고,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세계 평화와 국위 선양에 크게 이바지했다"라며 "소중한 국가적 자산이 정치판에 들어와 훼손되었다는 점을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어 "비록 정치라는 낯선 영역에서는 뜻을 펴지 못했지만 그가 평생토록 쌓아온 외교적 경륜이 대한민국을 위해 소중하게 쓰이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정운찬 이사장은 "유엔 사무총장을 10년 간 역임한 분으로서 이에 걸맞는 책임있는 자세라고 본다"고 평가했다. 

    또한 "지금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 정세는 일촉즉발의 상황"이라며 "오랜 외교관, 유엔 사무총장의 경륜을 살려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민간외교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시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