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지지율 답보 부담 "국민은 안희정이 '文 산성' 넘는 이변 바란다"
  • ▲ 국민의당 지도부가 4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린 '국민의당 국가대개혁위원회' 출정식에 참석했다. 왼쪽에서부터 정동영 국가대개혁위원회 상임위원장,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 박지원 대표, 주승용 원내대표, 문병호 국가대개혁위원회 공동위원장. ⓒ뉴데일리 김민우 기자
    ▲ 국민의당 지도부가 4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린 '국민의당 국가대개혁위원회' 출정식에 참석했다. 왼쪽에서부터 정동영 국가대개혁위원회 상임위원장,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 박지원 대표, 주승용 원내대표, 문병호 국가대개혁위원회 공동위원장. ⓒ뉴데일리 김민우 기자

    '문재인 대항마'로 새로이 떠오르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안희정 충남지사를 바라보는 국민의당의 심경이 다소 복잡해 보인다.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는 4일 안희정 지사의 민주당 대선 경선 승리 가능성을 낮게 전망하면서도 "국민은 이러한 이변을 바라고 있다"고 지원사격에 나섰다. 

    박지원 대표는 이날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린 국민의당 국가대개혁위원회 출정식에 참석한 이후 기자들과 만나 "안희정 지사가 '문재인 산성'을 넘는다면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사퇴만큼 큰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지원 대표는 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최근 본인의 대세론을 인정하며 이를 강조한 것에 대해서는 "지금 지지도로 본다면, 미국 대선에서도 힐러리 클린턴이 당선돼야 했다. 왜 반기문 전 총장이 불출마 선언했겠나"라며 "하루아침에 간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31일 문재인 전 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저 문재인이 대세다 이런 말을 많이 하는데 실제로 확인해보니 제가 대세가 맞더라"며 자화자찬한 바 있다.

    여권 유력주자로 거론되던 반기문 전 총장의 대선 불출마 선언은 대권 판도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전날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이 발표한 대선 후보 지지도 조사에 따르면 문재인 전 대표는 종합 32%로 선두를 달렸다. 이어 안희정 지사가 10%로 2위,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은 9%,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반기문 전 총장이 8%, 안철수 전 대표와 이재명 성남시장이 7% 지지를 받으며 뒤를 이었다.

    이런 가운데 안희정 지사와 황교안 대행이 지난달보다 지지도가 각각 7%p, 6%p 상승하면서 본격적으로 문재인 전 대표 추격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특히 안희정 지사는 지역기반인 대전·세종·충청에서 21%의 지지율을 얻으며 문재인 전 대표(25%)를 바짝 쫓았다. 반기문 전 총장이 일으켰던 충청대망론을 흡수하면서 조만간 충청 권역에서 문재인 전 대표를 넘어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3일 한국갤럽 발표, 기타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심위 참조)

    안희정 지사는 현재 중도와 보수, 충청권 등 상대적으로 민주당이 취약한 지역에 지지기반을 갖고 있다. 거기에 친노(親노무현) 핵심인사인 점 등을 고려하면 전통적 지지층과 확장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안희정 지사가 민주당 대선주자가 되면 문재인 전 대표보다 더 강한 경쟁력을 가질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 ▲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이 3일 발표한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 ⓒ한국갤럽
    ▲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이 3일 발표한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 ⓒ한국갤럽

    다만 국민의당으로선 이같은 '안희정 바람'이 마냥 반갑지만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우선 박지원 대표의 말대로 안희정 지사가 '문재인 산성'을 넘을 경우 전면적인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진다.

    국민의당은 그동안 대선 본선에서는 당내 대선주자와 문재인 전 대표의 양자대결이 될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유력 대선주자인 안철수 전 대표 역시 이같은 구도를 상정했다.

    여기에 반기문 전 총장의 대선 레이스 중도이탈에도 불구하고 안철수 전 대표의 상승세가 눈에 띄지 않다는 점도 한 요인으로 해석된다.

    그래서인지 박지원 대표는 "가장 큰 이변은 안희정 지사가 과연 '문재인 산성'을 넘느냐인데, 제 경험에 의하면 이는 굉장히 불가능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날 조찬회동을 했던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과도 의견이 일치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안철수 대 문재인' 대결이 될 것이고 중도합리적인 안철수 전 대표가 승리할 것"이라며 양자구도에 힘을 실었다.

    또한 "우리는 우리의 길을 가고, 제4차 산업혁명 등으로 차별화해서 미래의 먹거리 일자리 창출을 제대로 제시한다면 차별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안철수 전 대표는 이날 출정식에서 "수출·내수·일자리·인구·외교 5대 절벽 낭떠러지 앞에 대한민국이 서 있다"라며 국가대개혁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아울러 영화 '인터스텔라'의 한 장면을 인용해 "우리 미래에 4차 산업혁명이라는 또 하나의 커다란 파도가 다가오고 있다"면서 "다가오는 4차 산업혁명 앞에 국민의당이 그래서 필요하다"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