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당대회 초입서 민주당, 명청갈등 소용돌이본격 레이스 시작 전부터 양측 갈등 고조민주, 지지율 데드크로스 … 야당에 뒤져李 지지율도 4주 연속 하락, 커지는 우려
  • ▲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4월 7일 청와대에서 열린 여야정 민생경제협의체 회담 및 오찬에서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악수하는 모습. ⓒ뉴시스
    ▲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4월 7일 청와대에서 열린 여야정 민생경제협의체 회담 및 오찬에서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악수하는 모습. ⓒ뉴시스
    6·3 지방선거 결과를 두고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 지도부 사이의 시각차가 커지는 가운데 여야의 지지율 순위가 뒤바뀐 여론조사까지 발표돼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당·청 간 설왕설래가 이어지자 민주당 내부에서는 '정청래 책임론'에 맞서 '내각 책임론'까지 불거지며 노선 갈등이 극으로 치닫는 모습이다. 이에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 경쟁이 노선 갈등으로 더 치열해질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친명(친이재명)계로 분류되는 강득구 민주당 최고위원은 1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13일 이재명 대통령이 뜻깊은 메시지를 전했다"며 "여당은 대통령과 함께 하는 운명공동체다. 진영 이익보다 국민 전체 위한 무한 책임으로 평가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13일 자신의 '엑스' 계정을 통해 "집권여당은 신념을 버리지는 않되 신념의 언어보다는 책임의 언어에 더 집중해야 한다"며 "대결과 배제보다 끊임없는 대화, 소통을 통해 갈등을 조정하고 반발을 최소화하는 큰 그릇 역할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 대표가 지난 10일 최고위원회의 공개 발언을 통해 "국민을 이기는 정권은 없다. 국민은 영원하고 정권은 짧다"고 한 후 이 대통령에게서 나온 반응이다. 지방선거 종료 직후부터 친명계와 친청(친정청래)계의 불협화음이 노출되는 상황에서 이 대통령이 정 대표를 겨냥했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이 대통령의 발언 이후에도 정 대표와 뜻을 같이하는 인사들은 반박을 멈추지 않고 있다. 조승래 민주당 사무총장은 전날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선거 주체들에 대한 평가뿐 아니라 선거 과정 속에 있었던 정부 인사들의 메시지, 행보가 여론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까지 포함해 지방선거를 평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지방선거 책임론에 '정부'가 자유롭지 않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정 대표가 지명한 박규환 민주당 최고위원도 같은 날 지방선거 책임론 제기를 두고 "정부와 여당은 한 몸일진대 이재명 정부 1년에 국민이 레드카드를 꺼냈다는 말이냐"면서 "그게 사실이라면 당대표 사퇴만이 아니라 내각 총사퇴까지 해야 할 일"이라고 지적했다. 

    친명계에서는 정 대표의 "정권은 짧다"라는 메시지와 함께 '내각 총사퇴'까지 거론되자 불쾌함을 감추지 않고 있다. 오는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정 대표 측이 사실상 선전포고를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친명계로 불리는 민주당의 한 초선 의원은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여당 대표가 당 회의에서 '정권은 짧다'고 한 것을 잘해보자는 취지로 받아들이는 사람이 있겠느냐"면서 "이런 상황에서 내각 총사퇴까지 아무렇지도 않게 말하는 것은 전당대회를 앞둔 정 대표 측의 지지층 결집 의도"라고 진단했다. 
  • ▲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해 8월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다가 삭제한 사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준비 상황 점검 중 찍힌 사진을 두고 여권 지지층 사이에서 논란이 됐다. ⓒSNS 캡처
    ▲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해 8월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다가 삭제한 사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준비 상황 점검 중 찍힌 사진을 두고 여권 지지층 사이에서 논란이 됐다. ⓒSNS 캡처
    실제 민주당 전당대회는 이재명 정부와 차기 대권 구도에 매우 중요한 이벤트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선출된 당대표 임기 내에 총선이 치러지면서 공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2028년 총선이 끝나면 곧바로 2030년 대선을 향한 경쟁이 본격화한다. 이 과정에서 국회를 자신의 사람으로 채운 '여당 대표 프리미엄'은 클 것으로 전망된다. 

    중요성을 잘 아는 정 대표는 자신의 지지층을 모으기 위한 행동 개시를 수차례 보였다. 자신이 주장해 온 '당원 1인 1표제'를 거론하며 이에 반대 의사를 밝힌 민주당 소속 의원들의 이름이 담긴 기사를 SNS에 공유하기도 했다. 

    정 대표는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라는 짤막한 글도 올렸다. 민주당 강성 지지층의 대표적 요구 사항인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를 거론하며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냈다. 민주당 원내대표 측에서는 보완수사권 논의가 현재 진행되고 있지 않다는 점을 밝히며 정 대표의 '독자적 행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 대통령은 이미 보완수사권 폐지 문제를 국회로 넘긴 상태다. 보완수사권 유지가 필요하다고 보는 정부 입장과 정 대표의 입장이 사실상 갈려 있는 상태에서 논의의 장을 옮겨 정부가 소모전을 하지 않도록 했다는 평가다.

    이에 대해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지난 12일 정 대표의 보완수사권 폐지 주장에 대해 "1차 수사기관 결과에 검찰이 아무 손도 대지 못한다면 어떻게 피해자를 보호할지 대안과 고민이 있는지 묻고 싶다"고 지적했다. 

    지방선거를 기점으로 여권 내부의 권력 다툼이 지속되면서 당 지지율은 곤두박질치는 모습이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의 의뢰로 11~12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2명을 대상으로 정당 지지도를 물은 결과(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민주당 지지율은 38.0%를 기록했다. 3주 연속 하락한 수치다. 민주당 지지율이 30%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해 8월 2주차 조사(39.9%) 이후 10개월 만이다.

    국민의힘 지지율은 44.3%를 기록했다. 6.3%포인트 차, 오차 범위 밖에서 민주당이 밀렸다. 이 대통령의 지지율도 4주 연속 하락세다.

    '리얼미터'가 8~12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2515명을 대상으로 이 대통령의 국정 수행 평가(95% 신뢰수준에 ±2.0%포인트)를 조사했는데 긍정 평가한 응답자의 비율은 51.3%였다. 직전 조사 대비 3.17%포인트 하락했다. 

    민주당에서는 전당대회에 가까워질수록 갈등이 더 깊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친명계 대표 당권 주자로 나설 것으로 유력한 김민석 국무총리가 당으로 복귀하면 상호 견제가 더 심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친명 주자'인 송영길 민주당 의원은 이미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정 대표가 당대표로 있던 1년의 기간을 강하게 비판하며 전당대회에서 문제점을 조목조목 짚을 기세다. 송 의원은 오는 18일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을 찾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지금 갈등이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는 점을 당 소속 인사들이 더 고민해봐야 한다"면서 "전당대회가 동지애를 잃어버리고 서로에게 상처를 주는 방식으로 진행되면 국민의힘 좋은 일만 시키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이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는 무선(100%)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됐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