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 공정성 확보 못 해… 완전히 거듭나야""국조, 진실 규명보다 여야 입장 반영에 그칠 것""사전투표는 조직투표로 변질 … 폐지해야"
  • ▲ 이동복 자유대한원로회의 상임대표가 15일 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기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서성진 기자
    ▲ 이동복 자유대한원로회의 상임대표가 15일 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기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서성진 기자
    지난 6월 3일 실시된 지방선거에서 전대미문의 '투표지 부족' 사태가 발생했다. 일부 투표소에서는 마감 시간인 오후 6시까지 투표지 공급이 제대로 되지 않아 최대 밤 10시까지 투표가 이어지는 곳도 있었다. 자유민주주의 국가가 헌법으로 보장한 '참정권'이 무참히 짓밟힌 순간이다. 선거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소홀함이 없어야 할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번에도 부실 기관임을 여실히 드러냈다. 이에 청년층을 비롯해 당연한 권리인 참정권을 지키겠다는 국민이 자발적으로 서울 올림픽공원에 모여 수일째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이러한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한 '자유대한원로회의'는 지난 10일 성명을 통해 "헌법상 참정권을 유린한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즉각 해체하라"며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참담하게 무너졌다. 선거 관리의 책임을 진 선관위가 사상 초유의 투표지 부족 사태를 야기하며 주권자인 국민의 참정권을 박탈했다"고 지탄했다.

    이와 관련해 이동복(89) 자유대한원로회의 상임대표는 15일 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투표지 부족 사태는 국민의 신성한 기본권이 부정당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 회원들이 모여서 얘기한 끝에 원론적인 차원에서 이 사태에 대한 문제 제기를 해야겠다는 생각에 성명서를 냈다"며 "이번 사태와 관련해 선관위 조직에 대한 수사 차원의 내사가 필요하다고 본다. 수사가 6개월에서 1년 정도 걸린다고 보고 인원을 확보해 새로운 선관위로 거듭나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 상임대표는 또 "2중, 3중 감시 조직을 만들어야 한다"며 "결국 선관위의 공정성, 중립성, 비정치성을 우선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자유대한원로회의는 성명에서 선관위가 참정권을 원천적으로 봉쇄했으며 기획된 참사, 직무유기, 수수방관 등 세 가지 '국민 배신 행위'를 저질렀다고 밝혔다. 또한 투표지가 부족해 국민이 투표하지 못한 채 발길을 돌리는 사태가 벌어졌으며 전체 유권자 수의 50%에 불과한 투표지만 준비한 점도 지적했다. 선거 당일 오후 현장 보고가 이어졌음에도 2시간 동안 별다른 대책을 세우지 않은 점도 문제 삼았다.

    자유대한원로회의는 선거 관리 과정의 문제도 제기했다. 선관위가 방송사의 출구조사 발표를 막지 않았고 일부 유권자가 투표하지 못한 채 대기하는 상황에서 개표가 시작됐다는 것이다. 사태 초기 문제 투표소가 16개로 알려졌다가 50개, 91개로 늘어난 점을 두고도 진상 축소와 은폐 의혹을 제기했다.

    아울러 사전투표 제도에 대해서도 문제가 있다고 했다. 자유대한원로회의는 "사전투표는 사전투표자와 본투표자 사이 5일간의 시차를 발생시킴으로써 동일한 조건에서 투표해야 하는 헌법의 평등 원칙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자유대한원로회의는 더불어민주당의 의회 독재를 막고 시민사회가 정치권을 잘 판단하도록 방향 제시를 목표로 하는 단체다. 제15대 국회의원을 지낸 이동복 상임대표를 비롯해 이재춘 전 러시아 대사, 이석복 예비역 육군 소장, 염돈재 전 국정원 차장, 김석우 전 통일원 차관 등이 함께한다. 이 상임대표는 일종의 '동지적 모임'이라고 설명했다.

    이 상임대표는 정치권에서 추진하는 선관위 국정조사에 대해 일부 회의적인 견해도 드러냈다. 그는 "민주당은 구성 비율이나 위원장 등을 민주당에서 가져가길 원할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사건의 진실성을 파악하기보다는 여야의 입장 차만 드러내는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동복 자유대한원로회의 상임대표는

    -1937년 강원 원주 출신으로서울대 정치학과 3년 재학 중 한국일보에 입사해 기자로 활동했다. 이후 남북적십자회담 사무국 회담운영부장, 남북조절위원회 대변인을 맡았으며 중앙정보부장 특보, 삼성정밀공업 대표이사 부사장, 남북고위급회담 대표, 제15대 국회의원, 명지대 객원교수를 거쳐 북한민주화포럼 대표를 맡고 있다.

  • ▲ 이동복 자유대한원로회의 상임대표가 15일 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기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서성진 기자
    ▲ 이동복 자유대한원로회의 상임대표가 15일 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기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서성진 기자
    다음은 일문일답이다.

    -지난 10일 성명을 발표했다. 어떤 계기로 발표하게 됐나.
    "'6·3 지방선거를 보면서 우리가 선거를 앞두고 걱정했던 것이 이런 것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서울 시내 14곳에서 투표지가 모자라 투표권이 박탈당하는 유권자가 발생한 것이 시작이었다. 투표는 국민의 신성한 기본권이다. 기본권이 부정당한 그 자체가 문제인 것이다. 우리 회원들이 모여서 얘기한 끝에 원론적인 차원에서 이 사태에 대한 문제 제기를 해야겠다는 차원에서 성명서를 냈다."

    -성명서의 취지는 무엇인가.
    "이번 사태의 핵심은 투표지가 부족했다는 점이다. 투표지 부족 문제 자체도 중요하지만 그 연장선에서 과거 역사 속에 있었던 사례를 참고로 부실 선거, 부정 선거의 영역을 살펴보자는 차원에서 성명서를 썼다."

    -성명에서처럼 지금도 선관위에 대한 견해는 같은지 궁금하다.
    "선관위는 주인이 없는 곳이라고 할 수 있다. 대법관인 선관위원장은 선거 소송이 제기될 경우 재판을 담당하는 위치에 있게 된다. 그래서 선관위는 공정성을 원칙적으로 확보하지 못한다고 본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선관위 조직에 대한 수사 차원의 내사가 필요하다고 본다. 수사가 6개월에서 1년 정도 걸린다고 보고 인원을 확보해 새로운 선관위로 거듭나야 한다. 2중, 3중 감시 조직을 만들어야 한다. 결국 선관위의 공정성, 중립성, 비정치성을 우선 확보해야 선관위 개혁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정치권에서 선관위의 '투표지 부족 사태'와 관련해 국정조사를 추진 중인데 어떻게 보나.
    "타결이 어려울 것으로 본다. 민주당이 다수당인 만큼 구성 비율이나 위원장을 가져가려고 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면 어떠한 사건의 진실성을 파악하기보다 여야의 입장을 반영하는 수준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한다."

    -여전히 사전투표 제도를 폐지해야 한다고 보나.
    "사전투표는 절대로 폐지해야 한다. 선거의 4대 원칙 중 제일 중요한 것이 '평등'과 '비밀'이다. 평등의 원칙은 동시성을 요구하는데 본투표까지 간격을 두지 않나. 사전투표는 다분히 지역투표가 되고 이념성에 입각한 투표가 돼 완전히 공정성을 파괴하는, 일종의 조직투표가 된다고 보기 때문에 폐지해야 한다고 본다."

    -유권자의 50%에 해당하는 투표지만 준비한 것은 계획된 참사라고 표현했다. 단순 행정 실수가 아니라 의도적이라고 보는 건가.
    "우리는 여러 해 동안 선관위의 정치적 중립성을 의심해 왔다. 이번에도 그러한 흔적이 많이 나타났다고 본다. 지역에 따라 100% 이상의 득표율이 나오거나 지역에 따라 투표지를 50%, 45% 인쇄한 것은 보정 수치를 계산해서 준비한 것이 아닌가 라는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이걸 주장하기에는 증명이 뒤따라야 하기에 앞세워 주장할 수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