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서 李 맞이한 뒤 의총서 "흔들리면서 가는 게 인생"
  • ▲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8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 참석해 의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종현 기자
    ▲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8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 참석해 의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종현 기자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유럽 순방을 마치고 돌아온 이재명 대통령을 영접한 뒤 "흔들리지 않는 인생이 어디 있겠느냐"고 언급했다. 6·3 지방선거 책임론과 사퇴 압박이 거세지는 가운데 자신을 향한 비판 여론을 진화하려는 메시지로 풀이된다.

    정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 본회의 전 열린 의원총회에서 의원들과 인사를 나누며 "흔들리면서 젖으면서 가는 게 인생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이는 친문(친문재인)계 인사인 도종환 전 의원의 시 '흔들리며 피는 꽃'을 인용한 것으로 보인다.

    정 대표의 발언은 당에서 자신을 향한 거취 압박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다.

    정 대표는 의원총회 모두발언에서 "이 대통령의 성공적인 유럽 순방을 마치고 방금 귀국했다"며 "의총에 들어오기 전에 공항에 나가 이 대통령을 맞이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반도 평화 정착과 안정을 위한 공동 노력의 필요성을 설파하는 한편 수출로 먹고사는 국가로서 자유무역에 따른 상호 이익을 적극 설득하는 일거양득의 성과를 거두었다"며 이 대통령을 치켜세웠다. 이어 "세계적인 정치 지도자로서 풍모를 십분 발휘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정 대표는 청와대의 요청으로 지난 9일 이 대통령의 출국 행사에 참석하지 못했다. 반면 당권 경쟁자로 거론되는 김민석 국무총리는 참석하면서 이 대통령이 사실상 정 대표에 대한 '비토' 신호를 보낸 것이라는 해석까지 나왔다.

    이에 따라 당 안팎에서는 친명·친청 계파 간 갈등설이 커졌지만 정 대표가 이날 귀국 행사에 참석하면서 논란은 일단 진정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보였다.

    다만 이날 이 대통령의 귀국길에서 정 대표와 이 대통령이 마주한 것은 2초 남짓해 갈등의 불씨가 완전히 꺼졌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 대표는 이날 이 대통령에게 허리를 90도 숙여 인사했고 이 대통령도 정 대표와 악수하면서 "수고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날 공항에서 나란히 이 대통령을 맞이한 김 총리에게는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한편 당내에서는 정 대표를 향한 사퇴 압박이 공개적으로 분출하고 있다. 5선인 박지원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 '전격시사'에서 연임 도전이 유력한 정 대표를 두고 "저는 '나 같으면 연임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그래야 정 대표의 미래가 있다'고 생각했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지금 상황에서 정 대표는 죽어도 나갈 것 같다"며 "(명·청 갈등은) 줄어들지는 않을 것 같다. 전당대회가 계속되기 때문에 더 강해지면 강해졌지 줄어들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김영진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당이 더 혼란한 상황으로 가서 국민과 당원에게 우려를 끼치면 안 된다는 게 다수 국회의원과 당원의 생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