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對 문재인' 구도 규정, 사실상 親文 패권세력에 선전포고
  • ▲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당 당사에서 열린 국민의당 창당 1주년 기념식에서 안철수 전 대표가 '집권' 글귀가 적힌 족자를 뽑아들고 있다. ⓒ뉴시스
    ▲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당 당사에서 열린 국민의당 창당 1주년 기념식에서 안철수 전 대표가 '집권' 글귀가 적힌 족자를 뽑아들고 있다. ⓒ뉴시스

     

    창당 1주년을 맞은 국민의당이 대선 승리, 집권(集權) 플랜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지난 20대 총선에서 녹색 바람을 일으켰던 국민의당이 대선(大選)이라는 시험대에 다시 한번 오르게 되는 셈이다.

    국민의당은 다가오는 대선에서 자당 중심의 정권교체를 다짐하고 있다.

    특히 안철수 전 대표는 "이번 대선은 저와 문재인의 대결이 될 것이며 이 싸움에서 이길 자신이 있다"며 기세를 높이고 있다.

    과연 국민의당이 녹색 바람을 넘어 태풍을 일으킬 수 있을지에 이목이 쏠리는 상황이다.

    국민의당은 2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창당 1주년 기념식을 열었다. 행사에는 박지원 대표와 주승용 원내대표, 안철수·천정배 전 공동대표 등 관계자 250여명이 참석했다.

    박지원 대표는 이 자리에서 "창당 1주년을 맞아 올해를 정권교체의 원년으로 만들자"고 역설했다.

    "다당제 큰 정치판에서 큰 정치력을 발휘해 흔들리지 않은 채 우리 모두 미래 자신감과 국민에 대한 의무를 갖고 자강하고 연대해서 반드시 정권교체를 이룩하자"고도 했다.

    박지원 대표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대선 불출마로 자당의 대권주자인 안철수 전 대표가 상당한 반사 이익을 누릴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면서 "어제 반기문 전 총장이 사퇴하자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의 지지율은 약 7%나 하락했지만, 우리 당 안철수 전 상임 공동대표의 지지도는 약 9% 상승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모든 것을 바쳐 당을 키우고 우리 후보를 대통령으로 만들겠다"고 했다. "우리 모두 미래에 대한 자신감과 국민에 대한 의무감을 가지고 자강하고 연대해 반드시 정권교체를 이룩하자"고 했다.

    천정배 전 대표도 "이제 우리는 승자 독식의 한국 정치의 구조를 바꾸는 데 앞장서야 한다는 새로운 도전에 직면했는데, 이번 대선도 단순한 정권교체가 아니라 나라의 근본적인 개혁을 이뤄낼지에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안철수 전 대표의 표정은 사뭇 비장했다.

    그는 이번 대선을 '안철수 對 문재인의 맞대결'이라고 규정하며, 공개적으로 친문(親文) 패권세력에 선전포고를 날렸다.

    안철수 전 대표는 "누가 더 대한민국을 개혁할 적임자인지, 누가 더 대한민국의 미래를 준비할 적임자인지를 묻게 되는 순간 문재인의 시간은 안철수의 시간으로 급격하게 이동할 것"이라며 대선 승리를 자신했다.

    또한 "국민께서도 누가 더 좋은 정권교체인지, 누가 더 나라를 살릴 수 있는 정권교체인지 판단해 줄 것"이라며 문재인 전 대표를 재차 겨냥했다.

    안철수 전 대표는 "저는 국민의당과 함께 이번 대선에서 반드시 승리해 정권교체와 부패 기득권 체제 청산이라는 역사적 과제를 완성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철수 전 대표의 발언 한마디 한마디는 사실상 출정식(出征式)을 연상케 했다.

    정기남 홍보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당 캐릭터인 '미노'를 공식 발표했다. 정기남 홍보위원장은 "작지만 용맹한 호랑이는 의석 수는 비록 작지만 강한 정당, 당당한 정당, 유능한 정당인 우리 당의 이미지와 맞아떨어진다"고 설명했다. 국민의당은 '미노'의 카카오톡 이모티콘도 개발해 SNS 홍보 등에 적극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기념식 끝에 진행된 대선 돌잡이 행사에서 안철수 전 대표는 '국민의당 집권' 글귀가 담긴 족자를 뽑았다.

    박지원 대표는 '민생경제 회복', 천정배 전 대표는 '강력한 개혁정부'를 뽑아들었다.

    한편, 안철수 전 대표는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가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야권통합을 제안한 데 대해 "항상 선거 직전에만 통합 이야기를 꺼내는 것에 국민은 식상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안철수 전 대표는 "제가 작년 총선 때 국민의당 의석 예상 수를 말씀드렸고 이번에 반기문 전 총장께서 설이 지나 사퇴할 가능성이 높다고도 했는데, 마찬가지 맥락으로 이번 대선은 저와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의 대결이 될 거라고 예전부터 말했다"고 거듭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