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민주당에 미룬 것, 캐스팅 보트 아냐"… 국민의당, 유일호 체제 인정하기로
  • ▲ 국민의당 박주선 국회 부의장.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국민의당 박주선 국회 부의장.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국민의당 안첧수 전 대표가 박근혜 대통령 탄핵 정국 이후 이렇다 할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국정 수습의 중요한 분수령인 경제컨트롤 타워 선정에 있어서 국민의당이 스스로 그 권리를 포기한 모양새를 보이면서다.

    국민의당 박주선 국회 부의장은 14일 안철수 전 대표가 경제부총리 인선 문제를 민주당에 일임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 "사실이라면 대단히 잘못이다"고 비판했다. 

    박주선 부의장은 이날 비대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지금 경제부총리와 관련해서 우리 당 입장이 뭔지 모르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주선 부의장은 "만일 경제부총리 경질 필요성을 인식한다면 앞장서서 경질을 주장해야 하고 여러가지를 고려했을 때 경제부총리 경질이 부적절하다면 엉거주춤하지 말고 확실히 현 체제를 유지하자고 정리해야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 당이 입장이 곤란해 민주당에 미뤘는지 모르지만 그것은 캐스팅 보트가 아니다"라며 "선도적 정당을 표방하면서 이런 역할을 하는 것은 대단히 맞지 않다"고 거듭 안철수 전 대표를 비판했다.

    지난 11일 안철수 전 대표는 기자간담회를 통해 "민주당에서 적합한 경제부총리를 추천하고 정말로 다른 문제가 없다면 국민의당은 존중하고 이에 따르겠다"며 공을 민주당에 넘긴 바 있다. 

    이같은 모습이 당초 '리딩 파티(선도정당)'로서 국정을 이끌어가겠다던 초심과도 어긋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국민의당은 지난 6월 20대 국회 원(院) 구성과 국회의장 선정 문제에서 새누리당과 민주당의 합의에 따르겠다고 한 바 있다. 당시 국민의당은 국회의장을 일찌감치 포기하는 대신 상임위원장 2개를 가져가면서 명분과 실리를 동시에 챙겼다는 평가를 받았다.

    다만 이번 경제부총리 문제에서는 민주당도 별다른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국민의당이 앞장서 정국을 주도할 수 있었는데 그 기회를 놓쳤다는 지적이다. 안철수 전 대표가 탄핵 정국에서는 국민의당이 주도했다고 강조하던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한편 국민의당은 현행 유일호 체제에 대해 인정하는 분위기다. 

    김동철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유일호 부총리도 적임자라고 보지 않지만 경제 문제도 너무나도 심각하기 때문에 일단 인정하겠다"고 밝혔다. 

    전날에는 박지원 원내대표도 "새삼스레 얘기할 필요 없이 유일호 체제로 넘어가는 것은 인정할 수밖에 없다"는 등 유일호 체제에 힘을 실어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