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문재인 반대한다고 개헌 못해서야"… 김동철도 개헌논의 착수 요구
  • ▲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와 국민의당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 ⓒ뉴시스 사진DB
    ▲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와 국민의당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 ⓒ뉴시스 사진DB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이후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던 개헌론이 재부상하고 있다.

    개헌론에 반대하는 세력과 옹호하는 세력의 구도가 명확해지면서 대선을 앞두고 정계개편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의 정계복귀 이전부터 거론되던 국민의당과의 연대 가능성도 다시 점쳐지고 있다. 손 전 지사 스스로가 이를 인정하면서다. 

    손학규 전 지사는 12일 "안철수 의원은 충분히 좋은 세력이다"며 "같이 커다랗게 연합하고, 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손학규 전 지사는 이날 YTN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독일식 이원집정부제에서 안철수 총리-손학규 대통령이 가능하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그러면서 "7공화국이 우리의 과제"라며 "7공화국을 만들기 위해서는 개혁 세력이 새롭게 재편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개헌을 고리로 빅텐트를 구성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손학규 전 지사는 "절대 권력을 행사하는 대통령제가 이제는 안 된다는 것이 국민의 여론"이라며 개헌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대표적 개헌론자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손학규 전 지사는 "나라를 바꾸자는 것은 체제를 바꾸자는 것이고, 그 체제를 바꾸는데 헌법을 바꾸자고 하는 것은 기본적인 필요조건"이라고 말했다. 

    손학규 전 지사는 "개헌 논의 자체가 상당히 봉쇄되어 있는 형편"이라며 "우리가 길거리 민심이 대통령 내려오라고 해서 조기대선으로 가고 있으면서, 개헌은 조기대선을 막는 길이라고 해서 막고 있다"고 개헌에 반대하는 세력을 비판했다. 

    이어 "지금 6공화국, 87년 체제를 그대로 지켜서 6공화국 대통령을 다시 뽑자는 것, 이것이 지금 조기대선론자들의 주장"이라며 "호헌은 이 체제를 그대로 가져가자고 하는 기득권 수호 세력이다"고 꼬집었다.

    손학규 전 지사의 발언은 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재인 전 대표는 이번 탄핵정국에서 "탄핵안이 의결되면 대통령은 즉각 사임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조기 대선을 강하게 요구한 것으로 해석되는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아울러 "지금 개헌하자, 제3지대 하자는 분들이야말로 권력욕(이 있는 게) 아니냐"는 등 개헌에 대해서도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국민의당에서도 개헌논의를 추진할 것을 요구하면서 손학규 전 지사와의 연대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는 평가다.

    국민의당 김동철 비상대책위원장은 "하루속히 개헌특위를 설치, 국회에서 정식으로 개헌논의에 착수하자"며 개헌론의 불씨를 당겼다. 

    김동철 위원장은 이날 비대위회의에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는 제왕적 대통령제의 부산물"이라면서 "개헌논의 자체를 봉쇄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또한 "거대양당의 적대적 공존은 국민의 다양한 목소리를 반영하는데 한계가 있다"며 "개헌은 선거구제 개편과 함께 진행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김동철 위원장의 발언은 개헌논의가 필요하면서도 동시에 '대선 전 개헌'에는 반대한다는 자당의 유력 대권주자인 안철수 전 대표를 고려한 것으로 해석된다. 

    안철수 전 대표는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개헌) 논의들이 대선공약으로 나오고 그 과정에서 토론이 일어나면서 어느 정도의 결론을 갖고 다음 대통령이 임기 초기에 개헌 논의에 나서는 게 현실적인 방안"이라며 선(先) 선거제도 개편을 주장한 바 있다. 

    민주당 김종인 전 대표도 반(反) 개헌론자인 문재인 전 대표를 비판하며 정치권을 향해 조속히 개헌논의에 착수해줄 것을 요구했다. 

    김종인 전 대표는 이날 KBS라디오 '안녕하십니까 윤준호입니다'에 출연해 "여론조사 1위를 달리는 대통령 후보가 개헌에 대해서 찬성을 안 하니까 개헌을 못한다, 이런 식으로 개헌을 다뤄서는 안 된다"고 일침을 가했다. 

    김종인 전 대표는 "공약을 해서 내가 대통령이 되면 개헌을 하겠다는 얘기는 전부 다 부정직한 사람들의 얘기"라며 "우리가 과거 대통령들한테도 그런 얘기들을 많이 듣지 않았나"라고 반문했다. 개헌을 먼저 공식화하고 그것을 대선 이전에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보인 문재인 전 대표에 대해서도 "일관성이 없다"며 혹평했다.

    그는 "(문재인 전 대표가) 처음 거국내각도 거론했다가 중립내각도 거론했다가 명예퇴진도 거론했다가 나중에 촛불 시위가 격렬해지니까 결국 탄핵이라는 쪽으로 강도를 높여서 굉장히 극단적인 소리도 많이 했다"며 "그러한 것이 과연 일반 국민에게 좋게 비춰졌을까 하는 생각이다"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