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부터 친박도 비박도 없다"더니… 끝나자마자 친박 의원·대의원들 있던 곳으로
  • ▲ 9일 열린 전당대회에서 최다 득표를 얻은 조원진 최고위원이 이날 저녁 서울 대치동 갈비집에서 친박계 의원들과의 만찬 회동에 함께 한 뒤 이우현 의원과 함께 식당을 나서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9일 열린 전당대회에서 최다 득표를 얻은 조원진 최고위원이 이날 저녁 서울 대치동 갈비집에서 친박계 의원들과의 만찬 회동에 함께 한 뒤 이우현 의원과 함께 식당을 나서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새누리당 이정현 신임 대표의 당내 계파 청산 의지는 실천에 옮겨질 수 있을 것인가.

    이정현 대표가 "지금 이 순간부터 친박~비박 계파는 존재할 수 없다"고 선언한지 불과 수 시간 뒤에, 8·9 전당대회에서 최다 득표를 거둔 조원진 수석최고위원이 지척에서 친박계 의원들과의 만찬 회동을 함께 한 것으로 드러났다.

    조원진 최고위원은 9일 저녁 서울 대치동의 한 유명 갈비집에서 이우현·박대출·박덕흠 의원 등이 참석한 만찬 회동에 함께 자리했다. 이 갈비집은 이날 전당대회가 치러진 잠실실내체육관에서 불과 10분 거리에 위치한 곳이다.

    당대표가 방금 전 수락 연설에서 계파 청산을 엄숙히 선언했는데, 최고위원이 하나같이 친박계로 분류되는 의원들과의 만찬 회동에 참석한 것이다. 전당대회가 끝나자마자 당일로 계파 해소 선언을 무색케 하는 '계파 모임'을 함께 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될 수 있는 대목이다.

  • ▲ 새누리당 박대출 의원 등 친박계 의원들이 9일 전당대회가 열린 서울 잠실실내체육관 인근의 한 갈비집에서 조원진 최고위원이 자리한 만찬 회동이 끝난 뒤 식당을 나서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누리당 박대출 의원 등 친박계 의원들이 9일 전당대회가 열린 서울 잠실실내체육관 인근의 한 갈비집에서 조원진 최고위원이 자리한 만찬 회동이 끝난 뒤 식당을 나서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게다가 조원진 최고위원은 이정현 대표의 수락 연설 직후 마이크를 넘겨받아 "대표가 말한대로 지금부터 친박도 비박도 없다"며 "오직 국민만 있다"고 강조했기 때문에, 언동이 불일치하는 것이 아닌지 고개가 갸웃거려진다는 지적이다.

    이날 이 갈비집에는 친박계 의원들만 있었던 것이 아니라, 충북의 박덕흠 의원 지역구에서 올라온 지역 대의원들 상당수도 갈비탕으로 식사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8·9 전당대회는 친박계의 대승으로 끝났다. 당 지도부를 친박계가 완전히 장악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대구·경북(TK) 지역에서 비박계 강석호 최고위원과 경합했던 조원진 최고위원은 압승을 거뒀다. 친박계 의원들이 지역 대의원들을 '줄 세우는' 등 지원을 해준 것에 대해 감사하는 보은의 의미로 만찬 회동에 함께 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대해 박덕흠 의원은 이날 본지와 통화에서 "지역 대의원들이 (갈비집에서) 식사를 했을 뿐"이라며 "조원진 최고위원은 보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 ▲ 새누리당 박덕흠 의원이 9일 전당대회가 열린 서울 잠실실내체육관 인근의 한 갈비집에서 친박계 의원들과 만찬 회동을 가진 뒤 식당을 나서고 있다. 박덕흠 의원은 이 자리에서 조원진 최고위원을 보지 못했다고 주장했으나, 조원진 최고위원은 불과 수 초 전에 같은 식당 문으로 의원들과 함께 몰려나왔기 때문에 의문을 낳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누리당 박덕흠 의원이 9일 전당대회가 열린 서울 잠실실내체육관 인근의 한 갈비집에서 친박계 의원들과 만찬 회동을 가진 뒤 식당을 나서고 있다. 박덕흠 의원은 이 자리에서 조원진 최고위원을 보지 못했다고 주장했으나, 조원진 최고위원은 불과 수 초 전에 같은 식당 문으로 의원들과 함께 몰려나왔기 때문에 의문을 낳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하지만 본지가 현장에서 촬영한 바에 따르면 갈비집 폐점 시간인 저녁 10시에 즈음해 조원진 최고위원과 이우현·박대출·박덕흠 의원 등이 함께 식당을 나섰다. "조원진 최고위원은 보지 못했다"는 대목이 좀처럼 설득력을 얻기 어려운 이유다. 이날 바로 전당대회에서 선출된 최고위원 당선자를 일부러 없었다고 한 것은 아닌지 의문스러운 대목이다.

    본지의 취재가 계속되자 조원진 최고위원은 문자 메시지를 통해 "(만찬 회동에는) 의미가 없다"며 "초청받아서 나중에 갔을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와 관련, 이우현 의원은 본지와 통화에서 "경기도당 수석부위원장으로서 전당대회 내내 고생을 한 도당 직원들을 격려한 자리"라며 "(경기도당 소속이 아닌) 박덕흠·박대출 의원은 매일 같이 어울리는 친한 사이이기 때문에 저녁이나 먹으러 오라고 했을 뿐 아무런 의미는 없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조원진 최고위원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와 '여기 (갈비집)에 있다'고 했더니, 경기도 국회의원들에게 너무 고맙다며 인사하겠다고 잠깐 들른 것으로 (조원진 최고위원이) 오는 것 자체가 전혀 계획에 없었던 일"이라며 "(만찬 회동 자체가) 이길지 질지도 모르는 오후 2시에 결정됐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