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권 경쟁 막판에 단일후보… 선명성 강조해 정병국·김용태 세력 흡수 노려
  • ▲ 새누리당 주호영 의원이 6일 새누리당 8·9 전당대회 후보자 수도권·강원권 합동연설회에서 총선 패배의 책임은 친박에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하는 내용의 연설을 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누리당 주호영 의원이 6일 새누리당 8·9 전당대회 후보자 수도권·강원권 합동연설회에서 총선 패배의 책임은 친박에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하는 내용의 연설을 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8·9 전당대회에서 비박계 단일 당대표 후보가 된 새누리당 주호영 의원이 친박계를 향한 강공을 펼쳤다.

    전날 정병국 의원과 단일화가 단행됨으로써 결과적으로 김용태 의원과도 함께 하는 셈이 된 주호영 의원이 비박계 단일후보로서의 의외성을 불식시키고 존재감을 드러내면서 '단일화'의 시너지 효과를 최대화하려는 전략을 꾀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6일 주호영 의원(4선·대구 수성을)은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수도권·강원권 합동연설회에서 "4·13 총선 참패, 누구에게 책임이 있는지 다 아시죠"라고 물으며 연설을 시작했다.

    그는 서두에서 예고한대로 친박계의 '총선 패배 책임론'을 꺼내 매섭게 몰아붙이며, '진박 감별 논란' 때문에 참패했다고 여기는 수도권 당원들의 표심을 뒤흔들었다.

    주호영 의원은 "나 자신도 지난 총선에서 낙천의 아픔 끝에 무소속으로 당선됐습니다만, 수도권에 계신 당원 동지들을 뵈면 내 이야기는 꺼내기 죄송할 정도"라면서 "어떤 후보는 우리 모두의 책임이라고 말하지만,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공천 파동과 오만한 행동, 막말, 진박 감별이 (총선 판을) 몽땅 망친 것 아니냐"며 "수없이 지역을 다니며 밤잠을 안 자고 다닌 여러분의 그 희생과 노고를 어디에서 보상받아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나아가 "왜 잘못 없는 사람이 같이 책임져야 하느냐. 이들은 반성도 없고 사과도 없다"며 "다들 울분에 차 계시다면, 8월 7일·9일 전당대회 투표장에서 그 울분을 마음껏 표로 나타내 주시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주호영 의원의 강경한 발언은 정병국, 김용태 의원과 단일화를 토대로 하는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주호영 의원은 전날 정병국 의원과의 단일화 여론조사에서 승리해 단일후보로 전격 추대됐다. 오는 7일에는 전국에서 33만여 책임당원 선거인단의 투표가 시작되기 때문에 단일후보로서 존재감을 빨리 드러내야 하는 숙제가 있다.

    특히 대구·경북지역(TK) 후보인 주호영 의원으로서는 수도권 주자인 정병국 의원의 세력들을 끌어안아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비박계 단일후보로서 강경한 목소리를 낼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정병국 의원과 단일화한 김용태 의원까지 아우르는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불가피한 선택이었으리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실제로 이날 친박계 핵심으로 분류되는 조원진 의원은 최고위원 후보자 정견발표를 하면서 "총선 패배는 모두의 책임"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같은 발언을 정면으로 비판하면서 비박계 단일후보로서 선명성을 강조한 셈이다.

    주호영 의원의 연설에 대해 한 여권 관계자는 "계파색이 옅다는 점을 내세웠던 주호영 후보였지만 비박계 단일후보가 된 이상 모든 비박 후보들을 아우르는 연설이 필요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