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박 단일화' 위해 배후에서 움직인 김무성 향해서도 직격탄 날려
  • ▲ 새누리당 유기준 의원(사진)이 정병국~주호영 의원 간의 비박 단일화 움직임을 강력히 비판하고 나섰다. 현 정부에서 해양수산부장관을 지낸 바 있는 유기준 의원은 4·13 총선 이후 극심한 계파 갈등을 참패의 원인이라고 지목하며 탈계파를 선언하고 계파 갈등 해소에 앞장서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누리당 유기준 의원(사진)이 정병국~주호영 의원 간의 비박 단일화 움직임을 강력히 비판하고 나섰다. 현 정부에서 해양수산부장관을 지낸 바 있는 유기준 의원은 4·13 총선 이후 극심한 계파 갈등을 참패의 원인이라고 지목하며 탈계파를 선언하고 계파 갈등 해소에 앞장서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막장 계파 갈등'에 따른 4·13 총선 참패 책임을 절감해 '탈계파'를 선언했던 1호 멤버 새누리당 유기준 의원(4선, 부산 서·동구)이 '계파 프레임'에 매몰된 '비박 단일화'를 강력히 성토하고 나섰다.

    새누리당 유기준 의원은 5일 페이스북을 통해 "뜬금없는 단일화 논란으로 불필요한 갈등과 의혹이 확산되고 있다"며 "당권 장악을 위한 무원칙한 단일화는 이뤄져서는 안 된다"고 정병국~주호영 의원 간의 '비박 단일화' 움직임을 비판했다.

    복수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당내 비박계로 분류되는 정병국 의원과 주호영 의원은 전날 지상파 3사의 TV 토론회 직후 단일화에 전격 합의했다. 지금 현재는 후보 단일화를 위한 여론조사가 진행되고 있으며, 이날 저녁 6시를 전후해 단일 후보를 발표할 예정이다.

    전격적인 '비박 단일화' 움직임의 배후에는 '비주류의 구심점'을 자처하는 김무성 전 대표최고위원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무성 대표 체제'에서 대표비서실장을 지냈던 김학용 의원은 수차례 주호영 의원과 통화하고 찾아가는 등 지속적인 설득과 압박을 병행해, 마침내 단일화 수락을 이끌어낸 것으로 전해졌다.

    비박계가 '2단계 단일화'라는 '판도라의 상자'를 열어젖힘에 따라, 새누리당 8·9 전당대회는 혁신 의제는 찾아볼 길 없이 전면적인 계파 대결의 방아쇠가 당겨졌다는 지적이다.

    지난 원내대표 경선 이후로 정국 현안과 거리를 두고 있던 '탈계파 원조' 유기준 의원이 오랜 침묵을 깨고 '비박 단일화'를 강력히 비판하고 나선 것은, 8·9 전당대회가 계파 전면전으로 치러져서는 4·13 총선의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당의 마지막 회생 가능성조차 사라진다는 충정(忠情)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이를 뒷받침하듯 유기준 의원은 "새누리당이 총선 참패의 늪에서 빠져나오려면 화합과 통합의 리더십이 필요하다"면서도 "새로운 지도부 선출을 앞둔 지금의 새누리당은 여전히 암흑의 터널 속에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일각에서 '비주류가 대표가 돼야 한다' '비박계 후보가 주말까지 단일화할 것'이라는 발언을 해 계파 갈등이 재연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자칭 '민생 경청 투어'를 하면서도 끊임없이 외곽에서 당권 경쟁에 간섭하고 있는 김무성 전 대표를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아울러 4·13 총선 직후, 선거 패배의 원인이었던 계파 갈등을 청산하고 해소하기 위해 박근혜정부에서 각료를 지냈던 자신부터 솔선수범해 '탈계파'를 했다는 점을 상기시키며, 후보자와 당원에게도 오로지 당의 화합만을 우선해달라고 호소했다.

    앞서 최경환 의원도 전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는 길에 취재진과 만나 '비박 단일화' 움직임을 준렬히 규탄한 바 있으나, '탈계파'를 선언해 당내 계파 싸움으로부터 자유로운 유기준 의원의 '비박 단일화' 비판 발언은 당원과 국민들에게 더욱 큰 공명(共鳴)을 불러일으킬 여지가 많다는 분석이다.

    유기준 의원은 "계파 갈등과 편가르기가 발붙일 곳이 없도록 오로지 당의 화합에만 힘을 쏟아야 하기에, 나 또한 탈계파를 선언하고 가시밭길 가기를 자처했다"며 "총선 참패의 원인이 된 계파 갈등이 다시금 싹을 틔워서는 안 된다"고 선거공학적 계파 단일화 움직임을 꾸짖었다.

    그러면서 "후보자들은 자신의 정치철학과 역량을 선보이는데 만전을 기할 수 있도록 끝까지 완주해달라"며 "당원 여러분들도 당이 화합하는 길에 함께 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