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정치인과 손 안잡을 것" 주류와 각세운 이재명, '셀프 전대 투표' 가능성
  • ▲ 이재명 성남시장.ⓒ뉴데일리DB
    ▲ 이재명 성남시장.ⓒ뉴데일리DB


    더불어민주당 '8.27 전당대회'의 배가 갈수록 산으로 갈 조짐이다. 유력 당권주자들이 잇달아 불출마 선언하자 이번엔 예상치 못한 원외 인사들이 출마를 저울질하면서, 의외의 경선 구도가 형성될 가능성이 엿보인다.

    전대 출마에 가장 적극적인 인사는 더민주 소속 이재명 성남시장이다. 이 시장은 SNS 등을 통해 이른바 '셀프 추대론'에 불을 지피는 모습이다.

    그는 최근 자신의 트위터에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에 출마여부 고민중...출마할까요 말까요'라며 전례없는 '셀프 전대 찬반투표'를 진행했다. 이 시장은 이후 "7,252분이 투표참여 74% 찬성했다"며 "성남시민 국민 당원 의견을 충분히 경청하고 개인손익보다 대의와 책임을 중심에 두고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이재명 시장은 또 12일 SBS 라디오 '한수진의 전망대'에 출연해 전대 출마와 관련, "민주당 지지층 중 대망이라고 할까, 기대가 있긴 한 것 같다"며 "(저에게 출마를) 권유하는 측에서는 저 같은 사람이 약자의 장점이 있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이 시장이 전대 출마를 공식적으로 선언할 경우 시정에 전념해야 할 시장이 전대에 출마하는 게 과연 적절하냐의 논란이 일 수 있다. 일단 더민주의 당헌·당규에는 당 대표에 대한 겸직 규정이 없는 상태다. 이 시장이 당 대표에 선출되더라도 지자체장 직을 유지할 수 있는 셈이다.

    이재명 시장은 "새로운 지도력에 대한 갈망들이 있으니, 아무래도 여의도에 오래 계셨던 분들보다는 제가 그 중의 일부는 충족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출마한다면 특정 정치인과 손을 잡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일찌감치 당권 도전을 공식화한 뒤 당내 최대세력인 친문(親·친문재인)계에 구애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추미애·송영길 의원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포괄적으로는 주류 세력인 친노(親盧) 진영을 에둘러 비판한 것으로 해석된다.

    더민주 김광진 전 의원도 최근 '주변의 권유'를 이유로 출마 여부를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만간 '30대 기수론'을 앞세우며 출마 선언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다. 

    이 시장과 김 전 의원이 나설 경우 다른 상대 후보들로부터 거센 공세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시장은 그동안 선심성 정책을 대거 쏟아내 여권으로부터 '포퓰리즘 대가'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김광진 전 의원도 19대 국회에서 크고 작은 막말 논란을 야기하며 구설수에 오른 바 있다.  

    당 내부에서는 "차라리 정청래 의원을 내세워야 한다"는 '정청래 대안론'마저 나온다. 강한 야당이 그 어느때보다 필요한 시점인 만큼 거침없는 정 전 의원이 당권을 잡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정청래 전 의원은 지난 19대 국회에서 각종 논란을 야기하며 '막말 대포'라는 별명을 얻은 바 있다.

    이 시장에 정청래-김광진 전 의원이 전대에 출마해 거친 입담을 뽐낼 경우 야당 전대가 봉숭아학당으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제기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