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께서 기대가 크십니다" 인사에 "지난번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미소
  • ▲ 이원종 대통령 비서실장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정세균 신임 국회의장을 예방, 박근혜 대통령의 축하난을 전달한 뒤 환담하고 있다.  ⓒ뉴시스
    ▲ 이원종 대통령 비서실장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정세균 신임 국회의장을 예방, 박근혜 대통령의 축하난을 전달한 뒤 환담하고 있다. ⓒ뉴시스

     

    청와대가 20대 국회 개원에 맞춰 본격적인 협치(協治)에 나섰다.

    이원종 대통령 비서실장과 김재원 정무수석은 10일 취임 이후 처음으로 국회를 찾았다. 신임 정세균 국회의장과 여야 지도부를 예방하기 위해서다.

    20대 국회가 개원한 뒤 청와대와 국회 간 공식적인 첫 접촉이다.

    이원종 실장은 먼저 박근혜 대통령의 축하 난(蘭)을 들고 국회의장 집무실을 두드렸다.

    정세균 의장이 밝은 표정으로 손님을 맞았다. 이들은 환하게 서로의 안부를 물으며 덕담을 주고받았다.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의외의 조합이었다. 정세균 의장은 범친노계 인사로 잘 알려져 있다.

    이원종 실장이 먼저 "대통령께서 축하하신다고 한다"면서 '대통령 박근혜'라고 적힌 난을 선물했다.

    정세균 의장은 "감사합니다"라며 미소를 지었다.

    "(취임 이후) 첫 외부 활동으로 의장님을 뵈러 왔다. 대통령께서도 기대가 크십니다."
    - 이원종 실장

    "저도 힘든 일을 맡았지만 실장님도 많은 일을 해 주셔야 합니다."
    - 정세균 의장

    이원종 실장은 이어 "의장님은 기업, 행정까지 두루 하셔서 각계에서 기대가 크다"고 치켜세웠다.

    이에 정세균 의장은 "아니다. 실장님이야 말로 그런 분이죠. 지난번에 저희들을 잘 도와주셔서 감사하다"고 칭찬을 돌렸다.

     

  • ▲ 정세균 신임 국회의장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집무실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축하난을 들고 온 이원종 대통령 비서실장의 예방을 받고 있다. ⓒ뉴시스
    ▲ 정세균 신임 국회의장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집무실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축하난을 들고 온 이원종 대통령 비서실장의 예방을 받고 있다. ⓒ뉴시스

     

    정세균 의장은 이원종 실장을 수행한 김재원 정무수석을 환대하기도 했다.

    "뜻하지 않게 (임명이) 됐는데, 아주 보기 좋다."
    - 정세균 의장

    "제가 17대 국회때 (정세균 의장을) 예결위원장으로 모셨는데 선배님이십니다."
    - 김재원 수석

    정세균 의장은 "(김재원 수석이) 당시 처음 국회에 들어와 열정도 있고 특위도 같이 하며 밝은 모습을 보였다. 실장님이 일하는 데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다시 한번 덕담을 쏟아냈다.

    김재원 수석은 "친정 아버지처럼 말씀하신다"며 웃음을 터뜨렸다.

    이원종 실장도 "사람의 인연이 참 오래가는 것 같다"고 웃음을 보탰다.

    이들은 해외순방 후 악화된 것으로 알려진 박근혜 대통령의 건강에 대해서도 대화를 주고 받았다.

    정세균 의장이 "대통령의 건강이 안좋다고 (언론에) 나오더라"라고 하자, 이원종 실장은 "너무 먼 거리를 다녀와서 피곤이 쌓인 것 같다. 회복이 많이 됐다. 일에 대한 열정이 깊다보니 피곤해 하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이후 10분간 비공개 면담을 가졌다.

    면담을 마치고 나온 이원종 비서실장은 "오늘은 그냥 서로 축하 말씀하시고, 저도 (청와대에) 간지 얼마 안됐으니까 덕담을 해주셨다"고 내용을 전했다.

    또한 "(협치를 위해 서로가) 노력해야 하지 않겠나, 다들 그것을 바란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원종 실장은 박근혜 대통령이 13일 국회 개원식에 참석해 정세균 의장과 따로 만날지 여부와 관련해선 말을 아꼈다. 박 대통령은 지난달 야당 원대지도부와의 회동에서 협치의 틀을 마련했지만 거부권 정국을 계기로 양측 사이에선 무거운 기류가 흐르고 있다. 오는 13일로 예상되는 박 대통령의 개원 연설은 협치 본격화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이원종 비서실장과 김재원 정무수석은 이날 오후 김희옥 새누리당 혁신비상대책위원장과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와도 차례로 만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