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남미에 한류 열기가 뜨거운 가운데, 국내 시청률 조사 시스템이 멕시코로 수출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시청률 조사기업 TNMS(티앤엠에스)는 지난 8일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멕시코 기업 'HR Ratings(에이치알 래이팅스)'와 시청률 조사 시스템 수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는 국내 TV와 모바일 제조 기술, 인터넷 환경이 뒷받침된 성과이다.

    한국 시청률 조사 기업의 해외 진출은 TNMS가 처음으로, 세계 유수 다국적 시청률 조사기업과 세계 시장에서 첫 경쟁이라는데 큰 의미가 있다. 1998년 설립된 TNMS는 미국의 다국적 기업인 닐슨코리아와 시청률 조사 국내시장을 양분하고 있으며, 케이블·스카이라이프·DMB 조사 등 국내 최초로 시청률 각 분야를 선도적으로 개척해왔다. 

    이날 TNMS 민경숙 대표는 "한국은 세계 속에서 위상이 높은 국가로 수출을 하지 않은 품목이 없다. 그 동안 국내 조사회사 중 해외에 진출한 적이 없었는데, 이번 수출은 국가적인 의미를 갖는다"며 "시청률조사는 창조경제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지식정보산업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멕시코는 중남미 최대 교역 파트너이자 중남미 시장 수출을 위한 전진 기지로 국토가 한반도의 9배, 인구는 1억2000만 명에 이른다. 이런 시점에서 지난 4일 박근혜 대통령과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의 정상회담이 열렸으며, 8년 만에 양국간 자유무역협정(FTA) 협의 개시와 함께 34건의 양해각서가 체결됐다.

    TNMS의 해외 수출은 무엇보다 박 대통령이 멕시코를 첫 방문하고 정상회담과 더불어 FTA 체결을 제안하는 등 국내 기업의 남미 진출을 위해 활발한 외교활동을 한 이후 나온 수출 성과라 남다른 의미가 있다. 첫 수출액은 10억원 정도로, 매년 로열티를 받게 된다.

    민 대표는 "이전에는 관세 문제로 수출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이번 FTA 체결로 큰 숙제가 해결됐다"면서 "멕시코를 교두보로 남미, 동남아 등 시청률 조사가 필요한 국가에 수출을 확대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멕시코의 HR Ratings는 2007년 설립된 신용평가회사로 지난해부터 사업영역을 미디어 평가인 시청률 조사로 확대했다. HR Ratings 시스템 담당이사 제라드 로페즈는 TNMS를 선택한 이유로 "멕시코의 현행 시스템은 전국 5천500가구를 조사하는 데 한계가 있다. TNMS는 모바일, IPTV 등 시청률 조사가 가능하고, 시스템이 경량화 됐다"며 "변화하는 새로운 시청형태를 가장 능동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진보적이고 앞선 기술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TNMS의 해외진출에는 이스라엘 협력사인 MRL(Mobile Research Labatory)과 해외 중소기업간 공조가 큰 힘이 되었다. MRL는 이스라엘 기술혁신 중소기업으로서 모바일 음성인식기술을 채널 인식에 사용할 수 있는 원천기술을 보유했다. TNMS는 이 기술을 모바일 시청조사에까지 적용 확장하면서 기존의 해외의존도가 높은 시청률 조사 시스템을 국산화시켰다. 

    민경숙 대표는 "현재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TV 수상기와 모바일을 모두 생산하고 수출하는 유일한 국가이며, 인터넷 발달로 시청자 동향 형태가 빠르게 변하고 있다. 이에 맞춰 대응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처음에는 외국 기술에 100% 의존했지만 지금은 우리 기술로 오히려 역수출하게 됐다"며 TNMS의 기술력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최근 코트라(KOTRA)와 한국문화산업교류재단이 함께 발간한 '2015년 한류의 경제적 효과에 관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한류의 문화콘텐츠 수출효과는 3조2000억원(28억2000만달러)으로 전년 대비 13.4% 증가했다. 

    K-Pop(케이팝), 드라마, 영화 등 한류의 인기가 아시아를 넘어 유럽까지 확대되고 있으며, 무엇보다 멕시코는 잠재력이 높은 신흥 한류시장으로 꼽힌다. 실제로 멕시코에 케이팝 팬이 14만명에 달하고, 태권도 도장이 무려 4000개, 수련하는 인구도 200만 명에 이를 정도로 하나의 국민 스포츠로 자리잡고 있다.

    이에 민 대표는 "지금 드라마 '태양의 후예' 인기가 국내외에서 핫한데, 멕시코에서도 한국에 대한 관심이 높다"면서 "TNMS 시청률 조사 시스템을 통해 멕시코인들이 얼마나 한류를 시청하는가를 알아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이라고 전했다.

    시청률 조사는 국민들의 시청정보를 바탕으로 뉴스 보도에 따른 반응과 사회 가치관 변화등을 알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정부의 언론정책 수립, 방송사 경쟁력 평가, 광고판매의 기초 자료로 활용되는 만큼 중요성이 크다. 이에 미국의 닐슨, 일본 비디오리서치, 영국 칸다르 미디어, 독일 GFK, 프랑스 메디아메트리 등 주요국가에서는 모두 자국기업 독점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이중 미국과 영국, 독일은 국내시장을 기반으로 해외진출에 성공한 다국적 기업이다.

    [사진=TNM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