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상황, 국민 마음 하나로 모으는 역할을" 삐딱한 박원순 등에 신신 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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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박근혜 대통령이 19일 오후 청와대 충무실에서 열린 전국 시·도지사와의 만남에서 누리과정 예산 편성을 반대한 박원순 서울시장과 대화하고 있다. ⓒ뉴시스
    ▲ 박근혜 대통령이 19일 오후 청와대 충무실에서 열린 전국 시·도지사와의 만남에서 누리과정 예산 편성을 반대한 박원순 서울시장과 대화하고 있다. ⓒ뉴시스

     

    누리과정 예산 편성을 반대하며 수차례에 걸쳐 청와대를 공격한 박원순 서울시장이 19일 박근혜 대통령과 만났다.

    이날 오후 청와대서 열린 전국 시·도지사 간담회에서다.

    앞서 박원순 시장은 지난 2일 국무회의에 참석, 학교시설 개선을 위한 경비 등의 명목으로 각 교육청에 목적 예비비 3,000억원을 지급하는 특별안건이 상정되자 강하게 반발했었다.

    박원순 시장은 당시 국무회의에서 "누리 예산 부족 사태는 모든 교육청이 똑같이 겪고 있는데 누군 주고 누군 안 주고 할 수 있느냐"고 강변했다.

    박원순 시장은 평소 "박 대통령이 무상보육 공약을 했으니 중앙 정부가 예산을 부담해야 한다"는 식의 주장을 폈었다.  

    이에 박근혜 대통령은 "박원순 시장께선 지난해 시도지사-교육감 협의회에서 지방교육재정교부금에 누리 예산을 포함시키는 방안에 찬성하지 않았느냐, (교육감들이) 받을 돈은 다 받아가 놓고 이제 와서 다 썼다고 또 달라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꼬집었다.

    박원순 시장의 '말 바꾸기'를 지적한 것이다.

    박 대통령은 또 "일선 어린이집 선생님들과 엄마들은 무슨 죄냐"고 박원순 시장을 강하게 질타했다. 그러면서 "계속 그러면 앞으로 법을 바꿔서라도 (교부금 용도를 특정해) 누리 예산을 지급하도록 하겠다"고 경고했다.

    관련 보도가 나간 뒤 박원순 시장은 "국무회의 후 현기환 정무수석이 나에게 소리를 높였다"며 공개 사과를 요구했다.

    박원순 시장은 "(제가) 1,000만 서울 시민의 대표로 (국무회의에) 참석한 것인데 그것은 대통령을 부끄럽게 하는 행동이고. 또 우리 서울시민들에게 사과해야 되는 그런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당시 회의에 참석했던 국무위원들은 "현기환 수석이 고성을 질렀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며, 당시 현 수석은 적절한 톤으로 문제제기를 했을 뿐이었다"라고 설명했다.

    박원순 시장 특유의 '언론플레이'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17일 만에 청와대를 찾은 박원순 시장은 박근혜 대통령의 모두발언이 끝날 때까지 내부 관계자들과 이렇다 할 마찰을 빚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근혜 대통령은 간담회에서 "북한의 도발이 갈수록 노골화되고 있는 만큼 정부와 지자체가 유기적인 방어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참석자들에게 당부했다.

    이른바 진보라 불리는 세력이 부추기는 정쟁(政爭)보다, 국민의 안전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얘기다.

    "오늘 오랜만에 함께하는 자리를 마련하게 됐는데, 나라 안팎으로 어려운 가운데 만나게 돼서 뜻 깊게 생각합니다. 연초부터 북한이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감행하면서 우리 안보가 비상상황을 맞고 있습니다. 또 글로벌 경제 침체가 지속되면서 그동안 회복세를 보이던 우리 경제가 다시 어려운 국면으로 들어가지 않을까 하는 염려도 큽니다. 국회 연설에서도 말씀드린 바와 같이 이럴 때일수록 국민들의 단합이 중요하므로 시·도지사님들께서 국민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데 큰 역할을 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 ▲ 박근혜 대통령이 19일 오후 청와대 충무실에서 열린 전국 시·도지사와의 만남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데일리
    ▲ 박근혜 대통령이 19일 오후 청와대 충무실에서 열린 전국 시·도지사와의 만남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데일리

     

    박 대통령은 "북한 테러, 사이버공격, 생물 무기 같은 새로운 위협들은 전후방을 가리지 않고 어디서나 발생할 수가 있고 한번 발생하면 국가적 재난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시·도지사들에게 "자치단체장들께서 지역통합방위협의회 의장을 맡고 계신 만큼 각 지역단위의 안보태세와 안전대비에 빈틈이 없도록 각별히 관심을 기울여주시고 주민들의 안보의식, 안전의식 향상에도 노력해 주시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금 우리에게 밀려드는 안보와 경제의 이중위기라는 거센 풍랑에도 정부와 지자체가 서로 이해하고 힘을 합쳐서 각자의 역할을 잘해낸다면 반드시 이겨낼 수 있다고 믿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부와 지자체가 기능과 역할은 조금씩 다르다고 해도 국민의 행복을 위해 존재하는 공복이라는 점에서 결국 하나일 수 밖에 없는 운명공동체라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투자활성화와 고용창출의 노력도 당부했다.

    박 대통령은 "창조경제혁신센터나 규제 프리존 같은 정책들은 시·도지사님을 비롯한 지방 일선의 공무원들이 얼마나 책임감을 갖고 적극적으로 해주느냐에 따라서 성과가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생애주기별 맞춤형 복지, 교육개혁, 문화융성 등의 정책도 주민생활과 직접 맞닿아 있는 지자체들이 주민입장에서 적극적인 행정을 펼쳐나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저는 우리가 지금의 위기를 이겨내고 새로운 도약을 이뤄내려면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진정한 동반자의 자세를 갖고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시·도지사들에게 거듭 협력을 당부했다.

    회의 시작에 앞서 박 대통령은 간담회에 입장하는 시·도지사들을 맞으며 환담을 나눴다. 해당 지역의 이슈에 대해서도 의견을 주고받았다.

    특히 박 대통령은 안희정 충남도지사에게 "정부 3.0, 충남에서 제일 모범적으로 하셨다"며 인사를 건넸다.

    이에 안희정 지사는 "기억에 주셔서 감사하다. 더 열심히 잘 챙기도록 하겠다"고 화답했다. 박 대통령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중앙에서 따라 배워야 할 것 같다"며 안희정 지사를 치켜세웠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를 향해서는 제주도의 탄소제로섬 프로젝트에 대해 언급한 뒤 "좋은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았으니 성공시키기를 바란다"고 덕담을 건넸다.

    문제의 박원순 시장과 인사를 나눌 때는 "요즘도 인사발령 하실 때 운동화를 나눠주시나요? 열심히 하시라고... 시민한테 체감이 되는 시책이 최고인데, 열심히 해도 잘 와닿지 않으면 맥이 빠지니 서울 시민들을 잘 챙겨주시길 바란다"고 신신 당부했다.

    박원순 시장은 짤막하게 "예, 열심히 하겠다"라고만 답했다.